상응 Corresponding

이현진展 / LEEHYUNJEAN / 李玄珍 / video.installation   2008_0728 ▶ 2008_0813

이현진_Cross-Being Dancer_크로스빙 댄서_인터렉티브 비디오, 오디오 설치_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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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728_월요일_05:00pm

관람시간 / 09:00am~06:30pm

송은갤러리 SONGEUN GALLERY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7-7번지 삼탄빌딩 1층 Tel. +82.(0)2.527.6282 www.songeun.or.kr

이현진의 싱글채널 비디오 작업 「Corresponding」에서 한 여인이 자신의 머리를 좌우로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비디오가 진행되면서 여인의 동작은 점차 커져가며 비디오의 프레임이 화면을 "제어하게 되는" 순간이 시작된다. 이는 점차 강해져가며 여인의 머리는 비디오 프레임을 마치 옆바람에 갇혀진 돛단배처럼 앞뒤로 흔든다. 프레임이 진동하고 진동 축으로 부터 움직임에 따라 이는 어두운 화면의 뒤편을 드러낸다. 공기를 가르는 움직임의 소리가 혼동스럽게 느껴진다. 우리는 진동하는 프레임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휘날리는 머리카락의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인가? 프레임의 움직임도 똑같이 혼동스럽다: 비디오의 프레임은 또다른 어두운 비디오 프레임 안에서 보여지는 것인가? Buster Keaton의 (움직임을 연결해가기 위해 스크린을 가로질러 걸어가는) 익살스런 메타-필름을 상기시키는, 그러나 명상적이며 동시에 그 안에서의 재생되는 효과 속으로 최면에 빠져들게 되는, 비디오 작업 「Corresponding」은 재현의 공간 바로 그 자체를 되묻고 환기시키는 작업이다. 또한 동시에 이 작업은 대상와 문맥의 관계를 드러내는 시각적 은유를 제공하고 있다. ■ ROMY ACHITUV

이현진_A BeadBall Table_구슬테이블_인터렉티브 비디오, 오디오 설치_2003

천정에 매달린 수백 개의 리본 테잎이 바람에 따라 살랑인다.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버드나무 이미지가 리본 위에 투사되고, 시원한 여름의 매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관객들은 한가로이 그 버드나무 사이를 거닌다. 비디오 인스톨레이션 작업 「버드나무」에서 관객들은 가상의 나무 가지의 흔들림과 바람을 느끼며 작품 안에 또 다른 이미지로 흡수되어간다. 나에게 학교 언덕에 서 있던 한 여름의 버드나무는 지날 때마다 내 얼굴에 까칠하게 닿으며, 그 약간의 풀내음과 더불어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여 주던 대상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초저녁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그 언덕을 지나던 시간을 기억하게 하는 징검다리가 된다. 이 기억은 마르셀 프루스트가 마들렌느를 통해 유년 시절로 돌아가듯 involuntary memory(비자발적 기억)를 제공하고 있으며, 나는 이 작업을 통해 관객도 스스로 버드나무와 관련된 그러한 타임 터널을 지나는 경험 내지는 각자의 추억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보길 기대하였다.

이현진_Corresponding_상응(相應)_단채널 비디오, 음향_00:06:55_2003~5(재편집)

과거와 현재가 얽혀있는, 그리고 이 현재 순간과 기억의 경험이 혼재하여 있는 가운데, 「버드나무」와 「폭포」 시리즈의 비디오 인스톨레이션은 관객의 신체적 경험을 아우르는 삼차원의 스크린 공간을 재현하였다. 여기서 가상과 현실은 서로 한자리에 놓여지고, 스크린 자체는 좀 더 물질화되었다. 때로는 캔버스 위의 강한 붓자국 표현에 매료되고, 때로는 그 위에서 물감 덩어리를 이리저리 섞어대던 나에게 비디오나 뉴미디어를 통하여 접하게 된 스크린이란 존재는 결코 완전한 가상의 공간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 스크린은 물질이자 형(形, form)이며, 과정이고 경험이었다. 특히 본인에게 스크린은 가상과 실제의 경계 가운데 존재하는 boundary object이자 동시에, 언제나 보여주고, 보여지는 것, 그리고 그 사이를 매개하는 대상이었다. 스크린을 통해 펼쳐지는 가상의 이미지들은 관객에게 몰입의 느낌(a feeling of immersion)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스크린이 가지는 물질성은 그러한 몰입을 완전하게 하지 못하며 가상공간으로의 완벽한 진입을 가로 막는다. 그리하여 스크린의 경험은 그러한 가상과 실재 사이에서 진동하는 경험(oscillation)이 된다. 이러한 진동과 움직임, 부정성 (不定性)의 경험은 발터 벤야민이 제공한 아무리 가까워도 멀게 느껴지는 아우라의 경험(experience of aura as a unique manifestation of distance no matter how near)과 라깡이 그의 이미지-스크린 다이어그램을 통해 설명하고자 한 주체와 객체의 관계가 생성되는, 상호 교차하는 gaze 간의 이중 관계(double logic)안에서의 부정성, 이동성과도 연결되어 설명될 수 있다. 왜냐하면 스크린의 경험은 완전히 가상공간 속으로 몰입하고자 하는 경험, 그리고 완전한 gaze를 소유하고자 하는 경험과 그 차단으로부터 오는 현실감과 노스탤지어(nostalgia) 사이를 오가는 반복된 프로세스의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 나의 최근 작업은 이러한 개념의 연장선 상에서 인터렉티비티라는 실시간성(real time)으로의 현재성(perception of 'presentness')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경험을 발견하고자 한다. 기울어지는 스크린(tilting screens) 혹은 회전하는 스크린(spinning screens) 등으로 실험된 「움직이는 스크린 (movable screens)」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인터렉티비티와 물질성(the very tangibility)을 통해 연결해 보고 또한 흔들어 보고자 한 것이다. ● 사실 「움직이는 스크린」에 대한 아이디어는 비디오 「Corresponding」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이 작업에는 처음 정체 모를 소리에 대하여 좌우로 머리를 돌리며 반응하는 한 긴 머리의 여인의 머리가 등장한다. 서서히 여인의 머리는 점차 관성과 같은 반응으로 휘저어지며 그 이미지가 왜곡되어 가고, 왜곡된 이미지 너머로 점차 이 모든 것들이 스크린 안의 또다른 스크린에 의해 천천히, 그리고 점점 세차게 좌우로 회전되어진 결과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이 작업은 행동(action)과 반응(reaction), 움직임(motion)과 느낌(emotion), 표현(presentation, expression)과 재현(representation), 시간성(時間性)과 공간성(空間性) 등 서로 상응(相應)하는 관계들이 비디오가 전개되는 시간을 축으로 펼쳐지게 구성된 것이다. ● 비디오 「Corresponding」의 개념은 그 후 움직이는 스크린 이외에도 「Corresponding III」로 이어진 일련의 비디오 투사 작업들로 이어져 스크린에 투사된 영상이 만들어내는 이미지와 잔상이 스크린이라는 평면의 공간을 넘어 보다 다양한 공간으로 어떻게 확장 될 수 있는가 실험되었다. 이들에서 이미지 안의 대상은 마치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대화하듯 서로를 마주하게 된다. 마치 그 모습은 거울과 같은 반응처럼 보이나 거울 반응이 아닌, 자신의 앞과 뒤가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회전하게 되는, 결코 만나지 못하는 이미지의 반복된 프로세스이다. 이는 화해되지 못하는 자아에 대한 모습이기도 하였다.

이현진_CorrespondingⅢ_상응Ⅲ(相應Ⅲ)_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설치_2005
이현진_CorrespondingⅢ_상응Ⅲ(相應Ⅲ)_2채널 비디오 프로젝션 설치_2006

이렇듯 나의 작업에서 「Corresponding」은 시리즈로 이어진 non-interactive 비디오 작업들의 타이틀이자 주제였고, 움직이는 스크린에 대한 방법론이었으며 내 머리 속을 점령하는 생각들이었다. 그러나 이는 또한 결코 한 시기에 집중되었던 생각들이라고 덮기에는 지금 이 순간도 계속 머리 속을 맴돌고 있는, 현재 진행 중인 다른 모든 인터렉티브 작업에서도 적용되고 있는 광범위한 개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interactivity(상호작용성) 자체가 관객과 작업이 서로 반응하는 상응 관계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강가에서 돌을 던지면 그 돌은 바로 가라앉던가 아니면 몇 번에 걸쳐 수면 위에서 통통 튀게 된다. 던진 이가 어떻게 돌을 던졌는가와 수면 장력의 반응이 함께 작용하여 그러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인터렉티브 작업에서 흔히 경험되는 상호 작용의 현재적 경험이 예상 가능한 거울 반응과 같은 경험이 아니라, 어떻게 끊임없이 서로 새로울 수 있는 상응 (相應)_corresponding의 경험이 될 수 있는가는, 「WiiArts project」 등 현재 나의 모든 작업에 던져지는 공통된 화두이다. ■ 이현진

이현진_Ripplecast(Wii Art)_물결 던지기(위아트)_인터렉티브 비디오 설치_2008
이현진_Stills from Elapsed(flower I)_단채널 비디오_00:04:31_2007

In Corresponding, Lee Hyunjean's single-channel video piece, a woman is seen swinging her head from side to side. As the video progresses the woman's motions amplify and the momentum begins 'taking control' of the video frame. With growing intensity, the head swings rock the video frame to and fro like a sail of a ship caught in crosswinds. As the frame swings and shifts from its axis it exposes a black background. The sound of the motion cutting through the air is puzzling: Are we hearing the swinging frame or the flying hair? The motion of the frame is equally puzzling: Is the swinging video frame displayed within another black video frame? Reminiscent of Buster Keaton's meta-film antics (walking through the screen to join the action) yet meditative and trance like in its effect, Corresponding is an evocative piece which questions the very nature of the space of representation. At the same time, it offers a visual metaphor for the relationship between subject-matter and context. ■ ROMY ACHITUV

Vol.20080725c | 이현진展 / LEEHYUNJEAN / 李玄珍 / video.installation

Art Peace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