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철수와 영희 The Text Book-Chulsoo & Younghee

오석근展 / OHSUKKUHN / 吳碩根 / photography   2008_0802 ▶ 2008_0823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19_디지털 프린트_27.9×35.5cm_2006

초대일시 / 2008_0802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아트스페이스 휴 ART SPACE HUE 서울 마포구 서교동 464-41번지 미진빌딩 1층 Tel. +82.(0)2.333.0955 www.artspacehue.com

교과서의 뒤 그리고 전이轉移된 사랑 ● 철수와 영희(영이)는 한 때 우리의 성장하는 의식(意識)의 무대를 활보하였다. 철수는 영희를, 영희는 철수를, 그리고 우리는 철수와 영희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제 오석근의 사진을 통해 우리만 그들을 바라본 것은 아니라는 이상한 각성을 하게 된다. 사실 철수와 영희 또한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 교과서 시리즈를 보면서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가로지르며 연결되는 특수한 한국의 현실과 이미지가 지닌 보편적인 심미적 효과가 잘 어울려 있음을 느끼게 된다. 철수와 영희는 융(Carl Gustav Jung)의 '페르소나persona(가면)'를 떠올리는데, 이는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하고 있는 원형적인 집합적 무의식의 이미지(象)로 볼 수 있다. 철수와 영희는 우리(나와 너 그리고 그 너머)의 실존적 상징이며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 원형상(archetypos)으로서 철수와 영희는 나를 대신하고 너를 대신하며, 나와 너의 거울상이 되어 나와 너를 주체(主體)로 만들었다고 보는 것이다. 철수와 영희의 역할 놀이를 통해 외상적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는 사실 특수한 개별자들의 병적 징후라기보다는 인간 일반이 공유할 수밖에 없는, 또 그것을 통해서 비로서 주체로 거듭나는 선험적 조건으로 새로운 위상을 갖게 된다. 철수와 영희는 해방이후 20세기 중후반을 살아온 평균적인 한국인의 집합적 트라우마이다. 그것은 또한 우리의 정상적(?) 의식 이면에 은폐된 어떤 '것(It)'을 드러내는 통로이다. 동시에 주체를 향한 어둠에 쌓인 좁은 통로는 오석근의 사진이 향하는 길이다. 이는 사진이미지의 존재론적 자리인 '있음의 결핍' 또는 죽음, 현재 여기 없음의 부재(不在)를 표현하는 길과 오버랩하면서 욕망(결핍)을 드러낸다. 주체가 부재하는 주체 이전의 시기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31_디지털 프린트_27.9×35.5cm_2006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49_디지털 프린트_27.9×35.5cm_2006

우리들의 의식은 원형적 유형과 이미지의 상호모방을 통해 무한히 복제되고 확대된다. 교과서 속의 철수와 영희는 현실세계의 수많은 철수들과 영희들을 호출한다. 의식의 여명기黎明期에 철수와 영희는 '철수와영희'라는 '원형적인 상처(傷處)'가 현상한 얼굴이자 나와 너라는 개별자를 구성하는 원리이다. 철수와 영희가 친절하게 인도하는 길은 새마을의 길이였고 수출금자탑에 빛나는 경제개발기의 우리의 초상이다. 철수와 영희는 갑돌이와 갑순이의 20세기 버전이지만 보다 윤리적이며 계몽된 모습으로 산업사회로 진입하는 한국 사회의 대중교육을 위한 또는 관리되는 사회를 위한 역할 모델이기도 하다. 그러나 철이와 영희가 계몽적 대중교육의 화신이자 전도자로 분주했던데 비해 지난날 갑돌이와 갑순이는 사랑의 상처를 껴안고 단순하지만은 않은 인생의 단맛 쓴맛을 맛보았다.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73_디지털 프린트_68.5×83.8cm_2006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127_디지털 프린트_68.5×83.8cm_2006

배제해온 것들이 꿈틀꿈틀 고개를 내미는 모습은 괴기스럽다. 그 거대한 존재성에 비해 한 없이 해괴하고 엉뚱한 모습은 희비극적이다. 이번 전시에서 철수와 영희가 벌이는 사이코드라마의 정서情緖는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숨기고 부끄러워한 시간들이 사실 철수와 영희가 벌이는 검은 유희는 '존재의 결핍'의 다른 얼굴이다.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151_디지털 프린트_68.5×83.8cm_2007
오석근_The Text Book (Chulsoo & Younghee) p163 (Intestine 창자)_디지털 프린트_101.6×127cm_2007

국정교과서 속의 철수와 영희와 나와 너가 그리고 우리가 벌인 계몽적 사랑은 사실은 일종의 전이轉移된 사랑이었고, 한국 사회가 열망하고 사랑하였던 대상이 사실은 무의식적으로는 다른 대상을 반영하는 것을 향하였다. 그것은 국정교과서에는 절대 등장하지 않는 어떤 결핍된 대상이었다. 그러니 오석근의 철수와 영희는 한국인의 정상적 의식형성기에 버린 것들을 추스르고 재현하려한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라캉(Jacques Lacan)의 이상한 말이 떠올랐다. "사랑, 그것은 자기가 갖고 있지 않은 것을 그것을 전혀 원치 않는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다." ■ 김노암

For The Text Book series Suk Kuhn Oh works in collaboration with others to stage for his camera moments from their childhood. He is most interested in bizarre personal memories that are visual and deeply emotional, the kinds of memories that recur in one's thoughts throughout life. In his staging, they employed the masks of Chul-soo and Young-hee, the central characters in Korean children's books that are similar to that of Jack and Jill. In the Children's books, the activities are seemingly normal-children at play with their parents and pets, or in school. But Suk Kuhn Oh writes of a parallel between the private moments of trauma that he portrays, such as a boy with knife or girl hidden in a cupboard, and national traumas Korea has experienced in the 20th century, beginnig with Japan's occupation of Korea, World War II and the Korean War, the division of Korea into north and south, and the military dictatorship that followed the Korean War. ● The Mask separate the bodies from individual features, but they are not without expression, Suk Kuhn Oh describes it as the same expression "as the moment of pain (death) or similar to the moment of orgasm" However, the same mask used in a different scenes can project different feeling. Elements such as the vibrant colors in each photograph y, the muscle tension in the figure, and body posture effect the viewer's reading of the scene and of the features in the mask. ● He describes that act of staging as confessional. He believes that "Art always have to concern us about ourselves" and states as his goal: "The face, identity and represen tation is my main topic. Through this, I want to find hidden meaning in our unconsciousness which makes people realize alternative view of the world" As viewers, we can perceive the figure's discom fort and distress. We may not exactly decipher their actions or feelings but we can remember parallel moments in our own lives of hurt, embarrassment, shame or other mortifications. These pictures are both mysterious and comforting, and powerfully memorable. ■ ANNE TUCKER

교과서-철수와 영희 ● 대한민국 교과서에는 아이들을 계몽하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 우리의 어린 시절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기묘하거나 충격적이고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고 그러한 이미지들은 어떠한 계기를 통해 일상생활 안에서 주기적으로 나타나 우리에게 평생 영향을 미친다. 사진작가인 나와 어린 시절의 기묘한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 교과서 주인공인 철수와 영희의 인형탈을 쓰고 그 감정적인 순간을 함께 재구성하였고 이렇게 만들어진 순간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초반까지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대한민국 젊은이의 기억이 담긴 교과서로 재구성되었다. ● There were some kinds of images which make children enlightened in the Korean text book. However, actually we are being affected by some bizarre memories of our childhood which are visual and instinctive. Whenever we face some mome nts in our daily life, the memory comes out and affects our mind regularly. The photographed who is the owner of the some bizarre memories and I have collaborated to stage similar emotional moment of childhood. They performed the scenes wearing the mask of Chul-soo and Young-hee who are the main and stereotypical characters of the Korean text book like Jack and Jill in the British text book. These images restructure the text book of young Koreans who had spent their primary school days between 1980s-early 90s. ■ 오석근

Vol.20080802e | 오석근展 / OHSUKKUHN / 吳碩根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