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재展 / JEONGGILJAE / 鄭吉在 / printing   2008_0806 ▶ 2008_0812

정길재_노란나무_목판화_210×300cm_1997

초대일시 / 2008_0806_수요일_05:00pm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2층 Tel. +82.(0)2.734.1333 www.ganaartspace.com

표현한다는 것에 있어 제일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예술적 표현에 대한 열망을 통해 우리는 현대미술에 와서 극대화가 되며 표현의 최대치를 위한 다양한 표현방식을 가능케 한다. 하지만 난... 아직도 현대문명의 세련됨을 멀리하고 고루한 작업을 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자연을 판화형식을 빌어 단순화하고 조형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으로 모든 것을 평면화하여 자연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한다. 한편으론 사물의 형태를 단순화 시키는 작업 속에서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사물 자체의 느낌이 보편적인 관념이나 정형화된 형태의 단순함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였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이시대의 모습보다는 우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전통적인 방식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나만의 표현을 하고 싶다. ■ 정길재

정길재_나무시리즈_목판화_200×70cm×3_1997
정길재_Flower_목판화_40×19cm_2008
정길재_흔들리는 나무_목판화_200×70cm_1997

자연의 소박한 성실함 드러내기 ● 정길재는 탈장르화, 혼성화되어가는 동시대 미술의 흐름 속에서도 묵묵히 목판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목판화는 사용한 도구의 물성과 작가의 손놀림을 다른 어떤 기법보다도 생생하게 전달한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이러한 목판화가 갖는 수공적이며 아날로그적 속성을 이용해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일상의 이미지들을 내밀하면서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장인적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판화의 특징을 이용, 일상의 자연이라는 어찌 보면 가벼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목판화의 특징을 이용해 선적인 요소들을 화면 가득 채우며 나무와 꽃 등 일상적인 자연의 기호를 단순화하여 소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다. ● 그녀의 작품에는 꽃, 나무, 열매, 길, 풍경 등과 같은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작품에서는 나무와 꽃을 단순한 형태로 전치시켜 소박한 일상의 풍경을 재현한다. 이 같은 일상 풍경의 소박함을 표현하는 장치로 작가는 패턴화, 평면화된 화면을 구성한다. 화면과 완전한 평면을 이루는 변형된 이미지들은 매우 소박한 느낌을 담고 있다. 소박하다함은 대상의 화려한 재현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주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미지들은 결국 원 대상을 떠나 작가의 내면을 반영하는 존재가 된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자연은 경외의 대상으로서의 숭고한 자연이 아니라 주목받지 못하는 일상적 대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자연을 조형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타자로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는 작가의 심상을 비추며 표현하는 매개물로서 애정 어린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즉, 작가의 섬세한 감성을 조형적 대상으로서의 자연에 투사하여 표현하는 것이다. 작가의 작업은 소소한 일상의 사물에 따뜻한 관심을 기울이며 공예적인 면모를 표출, 여성적인 서정성으로 자연에 대해 접근함으로 자연적 조형성을 도안과 같은 양식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패턴과 공간분할을 통해 나무의 표면이나, 배경 등을 분할하여 구획하고 있음으로 대상을 조형적 대상으로 삼았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또한 공간의 분할 뿐 아니라 분할된 면을 아라베스크 무늬와 같은 장식적 이미지들로 뒤덮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공간분할과 패턴들은 화면 전체에 동적인 리듬감과 음악적인 미감을 부여하여 서정성과 장식성을 강화한다. 야자수처럼 보이는 나무형태와 아라베스크 무늬는 작가의 이국적인 풍취에 대한 동경 또한 드러내고 있다. ● 한편, 그녀의 작업은 최근 좀 더 다양화되며 확장된 면모를 보여준다. 다양한 칼라감과 패턴, 곡선을 사용해 리듬감을 부여하며 조형성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단일 개체로서의 나무가 수직으로 곧게 뻗어있는 직립적인 모습을 표현했다면 최근에 들어 좀 더 동적인 형태를 통해 화면 전반에 리듬감 있는 활력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동적인 느낌과 리듬감은 남성적인 동력과는 달리 화면 전반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일상에 대한 활력과 희망적 시선을 엿보게 한다. 화면에 곧게 수직으로 서있던 나무는 곡선으로 휘어져 활력을 부여하며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구불거리는 곡면과 바람에 흔들리듯 한쪽 방향으로 구부러져 가는 선과 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것을 보는 망막과 심상은 일렁인다. 작가의 동적인 표현과 공간구성은 성실하고 차분한 그녀의 감수성과 성격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한그루의 나무를 표현할 때에 작가는 깊이나 원근감은 배제한 채 평면성을 더욱 도드라지게 구성해 패턴화되어 그 하나로써 자족되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노란나무」에서 볼 수 있듯, 생물적 형태와 화려한 색채로 표현되며 유기적인 생명감과 외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자족적인 존재로서 독자적 생명력을 드러내는 태도는 「노란나무」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후 배경과 함께 하나의 조합으로 구성된 작품에서는 길, 연못, 배경 등과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으로써 조화를 이룬다. 이전의 자족적 존재감에서 한층 성숙되어 다른 요소들과 전체를 아우르는 나무의 모습은 마치 모든 존재를 포용하는 자연의 표정을 은유한다.

정길재_강이 흐르는 풍경_목판화_100×70cm_2008
정길재_Flower_목판화_40×18cm_2008

목판화는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자연 풍경과 그것을 통해 문명을 반추하게 하고, 여전히 존재하지만 주변부를 맴돌며 잊혀져 가는 것들을 다루는데 어울리는 매체이다. 꽃과 나무, 구불구불한 길. 작가는 이같이 우리 일상에 늘 소박하게 존재하지만 주목하지 않는 것들을 어찌 보면 투박하기도 한 목판화로 재현한다. 고단한 제작방식, 화려한 표현의 제약, 세련되지 않은 투박함. 이 같은 특성을 가지는 목판화의 매체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보다 인간적이고 소박함을 머금은 목판화를 통해 요란하고 매끈한 이미지들이 범람하는 현대를 재조명하게 한다. 우리의 주변에서 변함없이 묵묵히 자기의 자리에 존재하는 꽃과 나무를 담은 풍경은 소박한 성실함을 머금고 우리의 삶에 활력을 준다. 작품의 대상이 되는 이러한 존재는 그 속의 생명체를 포용하는 자연의 모습을 상징하며 그것을 숭고의 대상이 아닌 작가의 자의식을 투영하는 창으로 기능한다. ● 투박하고 힘찬 목판화의 선적요소와 아기자기한 화면구성과 면 분할, 장식적이며 섬세한 여성적 감수성이 씨줄과 날줄처럼 직조된 정길재의 작업은 스펙터클하고 화려한 이미지의 홍수에 길들여진 우리의 시선에 쉼표를 찍으며, 한 템포 쉬어가기를 유도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수공적 가치와 소박한 미감을 드러내는 자연 풍경은 사소하고 지나치기 쉬운 대상의 재현을 통해 쉼 없이 질주해야하는 현실 속에서 배제되어야만 할 대상으로 치부되는 사소한 감정들을 돌아보기를 나지막이 속삭이고 있다. ■ 김우임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8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전시장 임대료(500만원 이내), 도록, 엽서 등 인쇄물 제작, 온-오프라인 광고를 통한 홍보, 전시 컨설팅 및 도록 서문, 워크숍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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