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08_0806_수요일_06:00pm
후원 / 한국문화예술진흥위원회_경기문화재단
관람시간 / 매주 목~일요일만 오픈 예약_Tel. +82.(0)16.997.9933
그음공간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한서로375번길 52-65 (위곡리 90-2번지) www.facebook.com/meaningform
『옥수수밭 2008』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겨울부터 불교서인 중론(中論)을 세미나 형식으로 읽어 왔습니다. 더딘 진행으로 서문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 방대함과 깊이를 느끼기에는 충분하였다고 봅니다. 『옥수수밭 2008』에서는 화이트 큐브를 벗어난 새로운 전시장으로서의 옥수수밭을 실험하는 것에서 한걸음 나아가, 옥수수 발아와 성장의 과정을 도강경에 빗대어 살펴보려 합니다. 그리고 그 살핌의 결과물로서의 작업을 보이려 합니다. ● 씨앗에서 싹이 틀 때, / 不滅, 씨앗이 없어지지 않는다. / 不生, 싹이 새로 생기지 않는다. / 不斷, 씨앗과 싹이 단절되지 않는다. / 不常, 씨앗이 싹으로 그대로 이어지지 않는다. / 不一, 씨앗과 싹이 하나가 아니다. / 不異, 씨앗과 싹이 다르지 않다. / 不來, 싹이 다른 곳에서 오지 않고., / 不去, 씨앗이 싹으로 가지 않는다.
미적인 것의 추구로써 개인의 취미가 아니라 주체성의 근거에 대한 추구를 한다. 그래서 진행 중인 작업이 주관의 개입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로서 바라보고자 한다. 주관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객관적 실재 대상으로서 의지, 습관적 작용되어진 인식에 대한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해명하는 인과론이 아니라 모든 현상을 근본적인 것의 운동이라고 보는 주체적인 태도로서 바라보고자 한다. 이것을 주체성의 근거에 대한 추구로 바라보고 있다. ■ 김영래
日誌_?년 ?월 ?일 오전 11시 39분 날씨 맑음 ● 상황이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그들 내부에 심각한 변화가 생긴 것임에 틀림없다. 한동안 느슨하던 공격이 언제부턴가 너무나 격렬하다. 시간이 나면 잠깐이라도 참호를 보수해야 한다. 이대로 라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두려워진다. 비축해 두었던 장비와 식량도 거의 소모되었다. 며칠 이내로 다시 구해야 한다. (???의 글 「??? ??」 중에서) ● 근래의 개인적인, 사회적인 상황이 작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마치 전장의 최전선에 배치된 병사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전투와는 다르게 대상과 방법이 애매모호 하지만 느낌만은 전투의 급박함과 다르지 않다. 하나의 궁금증에서 시작해 보았다. 병사의 소총이 과연 작가에게는 무엇일까? ■ 박형철
시작_옥수수 밭에는 많은 아시바 관들이 있다. 곧게 가로누운 관 속으로 옥수수바람이 불어든다. 문득 관을 집어든 작가는 어디론가 그것을 끌고 가기로 했다. '여기'를 벗어난 또 다른 '여기'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 아시바 관_옥수수 밭을 떠나 온 아시바 관은 낯선 숲길에 있다. 막힌 듯 통한 공간이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관은 무심히 있지만 흔들린다. 알고 싶지만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 머리통 가득한 물음표들... 그것들이 내 몸을 일으킨다. 곧 사라질 듯 몸이 가볍다. ■ 이애자
젊음아 / 자본의 유통망에서 이탈하라 / 무한자유의 고통을 쾌락으로 섭취하며 아울러 공룡을 견제하라 / 온갖 부조리와 부패를 기반삼아 움직이는 지배권력(반생명)의 포획의 덧없음을 / 일순간에 깨치고 싹을 틔우라 / 심장을 태양에 연결하고 / 태양이 식기까지 앞으로 앞으로 / 봄에 내게 비밀을 알려준 새싹과 함께 / 새소리와 함께 ● 나는 환경위기를 위시한 문명전환의 시기에 '느림'과 '절제'의 삶과 생산을 통해 문화적 비젼의 단초를 제시하고 외부비용을 최소화하며 소통과 교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제3의 생산방법론을 전시라는 기회를 빌어 연구하고 있다. 나의 작업상의 주재료는 크게 두 종류인데 하나는 자연에서 습득한 사물이고 또 하나는 기계제를 거쳐 생산되었던 기성품(레디메이드)으로써 용도폐기되어 버려진 사물의 전체 혹은 부분이다. 이 둘은 다 자본제의 경계 혹은 외부에 있다. 세상으로부터 나에게 온 직접적으로 쓸모가 없는 이 사물들에 나의 손길을 가하여 생산된 미술(과정과 결과물)을 전시를 통하여 미학의 장의 한 복판으로 올려놓는 것이 나의 소기의 목적이다. ■ 이혁종
처음으로 경운기로 밭을 갈았다. 믿었던 기계는 밭 안에 숨겨진 돌들 때문에 편안하게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수많은 돌들을 캐냈다. 그 흔한 돌들은 더 이상 무관심하게 바라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어떻게 흙속에 돌이 숨겨져 있을까? 밭갈이에서 얻은 돌들은 어떻게 정당하게 대접해야 할까? 등등... 계속되는 질문들을 만들었다. 일단 힘들게 캔 돌들을 다시 땅에 돌려주기로 했다. ■ 김지섭
정연하게 밭갈이 된 옥수수밭을 지나 잡목과 수풀로 우거진 휴경지를 걸었다. 어두운 밤 희미하게 빛을 내는 표식으로서 헤카테(마법과 주술을 관장하는 여신)의 상징을 천천히 그리고 오랫동안 그어나갔다. 물리적으로 난 세 갈래 길이 아니다. ■ 한대희
Vol.20080807d | 옥수수밭 2008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