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남 K씨, 신이되다

김영균展 / KIMYOUNGKYUN / 金榮均 / photography   2008_0813 ▶ 2008_0826

김영균_Kentauros-Fade out_라이트젯 프린트_102×102cm_2008

초대일시 / 2008_0813_수요일_06:00pm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 프로그램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덕원갤러리 DU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Tel. +82.(0)2.723.7771~2 www.dukwongallery.co.kr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비롯해 세상의 신을 둘러싼 이야기, 전설과 같이 전해져오는 이야기 그리고 종교에 이르기까지 신화는 단순히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신화는 개인이 창작한 동화나 소설과도 다르며 '신화는 집단적 산물이다'라고 한 끌로드 레비 스트라우스의 말처럼 인류는 당시의 시대가 요구하고 또 요청되어진 그 지역의 원주민들만의 전통과 믿음을 바탕으로 형성되고 변화하여 왔다. 그러나 문명의 경이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심리적 갈등이나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고대에는 신화를 통해 인간의 의지를 제한했다면, 현대에는 초인을 통해 인간적 비애를 극복하려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 슈퍼맨이나 스파이더맨 등과 같은 포스트-휴먼과 비유할 수 있겠다. 특히 최근 젊은 작가들의 미술작품을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는데, 니체가 말하는 초인의 이미지, 바로 차라투스트라, 디오니소스(질 들뢰즈, 니체와 철학, p326~332 역) 민음사 / [차라투스트라] 세계를 새로 세우고자하는 의지와 힘을 가진 방랑 시인. / [디오니소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제우스와 세멜레의 아들로 자연의 생성력 및 포도, 포도주를 다스린다.)를 연상시키는 자유로운 예술가로써의 행보이며 혼성(hybrid)적 경향으로 인간적 신화되기의 한 예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나 우리는 이러한 예를 작가 김영균의 작품세계에서 발견할 수 있다.

김영균_Kentauros Archer_라이트젯 프린트_102×102cm_2008

신이 되다 ● 『평범남 K씨, 신이 되다』, 작가가 제시한 첫 개인展의 명제다. 평소 때와는 다른 사람이 된 사람, 작가 김영균이 만들어낸 작품 속 초인의 모습은 제법 진지하다. 평소 수줍게 느껴지는 작가의 모습은 사라지고 단단한 근육질과 운동감이 느껴지도록 남성미가 강조된 초인의 모습은 각각의 작품들 안에서 펼쳐진다. 작가는 본인 스스로 모델이 되기도 하고 주변인들을 촬영한 이미지를 조작해서 더욱 극적으로 작품 속 모델을 묘사한다. 특히 모델의 자세와 움직임은 여성스러운 손동작과 우아한 팔놀림으로 인도의 시바(힌두교의 세 주신(主神) 가운데 하나. 파괴와 생식의 신으로, 네 개의 팔, 네 개의 얼굴, 그리고 과거·현재·미래를 투시하는 세 개의 눈이 있으며, 이마에 반달을 붙이고 목에 뱀과 송장의 뼈를 감은 모습을 하고 있다.)나 부처를 연상케 하며, 종교적이면서 이국적인 모습으로 연출된다. 때론 그리스나 이집트신화에서 착안한 듯한 인간변형의 모습인 켄타우로스(반인반수), 아누비스로 표현되거나 동물적 감각과 인간의 모습이 합체된 초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어 남성의 성기는 사라지고 남성인지 여성인지 알 수 없는 '무정형의 성'은 경계가 모호해지는 듯한 초월적 인간을 지향하는 듯 보이며, 작가는 남성을 모델로 하지만 융의 아니마([심리]남성이 지니는 무의식적인 여성적 요소. 융(Jung, C.G.)의 용어이다)로 설명되어질 수 있는 인간의 양성적인 면을 느끼게도 한다. 물론 개인에게 내재된 다중인격의 한 예라고 작가는 이야기하지만 왠지 남성의 미를 우위 시키는 나르시스적인 감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작가는 본인의 나체나 혹은 건장한 남자의 육체를 빌려 원초적인 인간의 몸을 이용해 사내다움을 과시한다. 또한 로마 제군과도 같은 의상을 입고 방독면을 쓴 모델은 생과 사의 경계에서 '저승으로 죽은 자를 안내한다.'는 이집트의 신: 아누비스(Anubis)(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사자(死者)의 신.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데, 그 심장을 저울로 달아 살아 있을 때의 진실의 정도를 헤아린다고 한다.)를 연상시킨다. 특히 방독면은 늑대 혹은 개의 머리를 한 아누비스의 머리와 흡사하다. 실제로 동구권에서 2차대전 이후 사용되었다는 작가의 방독면은 빛나는 렌즈, 튀어나온 정화통, 매끈한 고무의 재질감으로 괴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여기서 방독면을 쓴 괴물은 파괴의 신을 의미하게 된다. 작가는 방독면을 전쟁의 상징물과도 같이 이해한다. 또한 빛과 어둠은 둘이 아니라 하나인 힌두교의 '시바'처럼 작가는 파괴의 신이자 창조의 신으로 신의 의미를 통일된 하나로 해석한다. 동시에 작가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방독면은 작가에게 현실을 도피하거나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막으로도 해석된다. 이러한 작가의 신에 대한 해석은 인간의 양면성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김영균_박쥐-날개를 펴다2_라이트젯 프린트_102×102cm_2008
김영균_Maitreya_라이트젯 프린트_102×102cm_2007

신의 이야기,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신들, 이렇게 김영균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작품은 스스로 신(초인)이 되기를 자처함으로써 현실과 사회적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의지의 산물이며 일탈을 꿈꾸는 현대인의 초상화이자 자화상이다. 그것은 또한 어두운 면까지 드러내서 해체시키고자하는 창조적 인간의 의지로, 허무주의적 가치들과 타협하지 않는 니체 철학의 표현방식을 통해 초인에 이르고자하는 일련의 노력이다. ● 우리는 김영균의 작품세계를 엿봄에 있어 신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몸에 대한 담론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육체의 움직임, 바로 운동감은 활기 있는 삶, 살아있음의 상징적 의미이며 표현이기도 하다. 또한 만다라에 대한 작가의 집착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고자하는 삶의 의지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김영균_Allahuh Akbar_라이트젯 프린트_102×102cm_2008
김영균_나의전쟁-the war, my self_라이트젯 프린트_180×180cm_2008

치유적 의미의 만다라'만다라는 마술적인 일원상, 성스러운 제의식, 그리고 자기의 반영 외에도 많은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만다라는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현실 속에 나타나는 태고의 상징이라 하겠다. 만다라는 원형적인 자기가 외부세계로 나타나 우리 눈으로 볼 수 있게 된 형태로서, 우리를 인도하고 지시하며 보호하고 또한 우리로 하여금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 될 것을 촉구한다.(수잔 포스터 핀처, 만다라를 통한 미술치료, 학지사 p.274)' 인도에서 말하는 만다라는 인간의 이상향인 소우주로서 작용한다. 작가 김영균도 역시 "만다라는 한 세계를 대변하는 단위로서, 인간정신이 가지고 있는 소우주적인 형태와 상응한다고 보며,"(ibid. p.42) 자신을 바라보는 거울이자 본인의 인격을 형성하는 통합의 체계로 이해해서 자기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얼굴 일부를 오려내서 작품 속에 반복적으로 구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러한 시도는 바로 원, 나선형, 곡선으로 구성되는 만다라와 같이 인간의 몸을 같은 구조로 파악하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다시 말해 김영균의 만다라는 자기 반영 외에도 세상의 원리에서 출발하는 자기치유의 해법으로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변형해서 통합시키는 것이다. 대칭을 이루는 얼굴의 반복적인 구성은 바로 인간의 몸을 '중심점을 구성하는 세계의 일원상(一圓相)'([불교] ① 선원에서, 중생이 본디부터 갖추고 있는 깨달음의 모습을 상징하기 위하여 그리는 둥근 꼴의 그림. 남양혜충(南陽慧忠)이 손으로 원상을 그려 보인 데서 비롯하였다고 한다. ≒일원상. ② 만다라에 그려진, 부처를 둘러싼 원.)으로 해석한데서 비롯된 만다라의 기본적인 원리의 적용이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심리학자인 칼 융이 만다라를 심리치료분야에 적용했던 것처럼, 우리는 김영균의 만다라파트에서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초인(신이 되다)파트에서도 공통되게 치유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 김영균의 '초인'과 '만다라'섹션은 얼핏 다르게 느껴지지만 초인이 되고자하는 작가의 의지와 만다라의 해법은 여러 개의 연결고리를 갖는다. 「부활」이라는 작품은 작가의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병을 이겨낸 자랑스러운 아버지를 통해서 초인을 볼 수 있었던 동시에 인간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김영균에게 초인을 그려나가는 것은 삶의 의지이며 자신을 찾아나가는 행위의 반복이다. 이러한 방법이 오늘날의 작가를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 김영균의 초인에 대한 탐구를 지켜보면서 표현의 다양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어떤 이미지들을 조합하고 해체해서 펼쳐놓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 세상의 모든 작가들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그들만의 영역이다. 이러한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는 김영균 작가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다원화된 이 세계에 주목하되 좀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길 바란다. 부서지고 파괴되어도 초월할 수 있는 힘, 불가능할지라도 신화를 초월할 수 있는 힘, 진정한 초인이 될 수 있는 힘이 작가에게 주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것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은 김영균은 아직 가능성 있는 젊은 작가이기 때문이다. ■ 강효연

서울시립미술관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시행중인 2008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 선정작가 전시입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전시장 임대료(500만원 이내), 도록, 엽서 등 인쇄물 제작, 온-오프라인 광고를 통한 홍보, 전시 컨설팅 및 도록 서문, 워크숍 개최 등 신진작가의 전시전반을 지원하는 SeMA 신진작가전시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Vol.20080813h | 김영균展 / KIMYOUNGKYUN / 金榮均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