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傳身

김화현展 / KIMHWAHYUN / 金和賢 / painting   2008_0819 ▶ 2008_0830 / 일,공휴일 휴관

김화현_자객_장지에 채색_55×29.5cm_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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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819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아트포럼 뉴게이트 ARTFORUM NEWGATE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1-38번지 내자빌딩 1층 Tel. +82.(0)2.737.9011 www.forumnewgate.co.kr

'다름'에 대한 다른 생각 ● 김화현의 섬세한 장지 채색화에는 성별이 모호한 인물들이 성적인 모습으로 등장한다. 특정하게 연출된 배경-주로 실내-속의 그들은 전사(戰士) 역할과 노리개 역을 동시에 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자신의 욕구를 관찰하여 작품에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관객 입장에서는 정확한 욕망의 윤곽을 상상하고 분석해 보는 재미가 있다: 성적 대상, 목적, 그리고 성적 자극의 원천 등의 측면에서 볼 때 본능은 어떤 과정을 거쳐 변화하는가? 분명한 것은 작가의 정신적 에너지는 신화를 구축하는 그의 상상력을 통해 발산되며, 이로 인해 그의 잠재된 창조력이 놀라운 시각적 결과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작가가 자신이 지배하는 환상의 구조를 이용하여 자기 방식대로 남성에 대한 욕구를 표출한다는 것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김화현_君子之敎_장지에 채색_50×60cm_2007

그러나 한편, 만화적 환상을 통해서만 여성으로서의 욕망을 드러내게 된 상황에 대한 고발도 그림에 깃들어 있지 않은가 생각하게 된다. 그림 속 인물에서 여성과 남성이 한 데 섞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우리의 생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우리가 보는 것은 조화로움, 즉 남성과 여성이 구분되기 이전의 통합된 상태인가? 아니면 혼돈, 즉 양립하는 성별의 구분이 유쾌하게 무의미해지는 상태인가? 표면상으로 작가는 여성의 욕망을 어느 정도 조정해야만 하는 현실과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 남성 신체에 대한 욕망을 주체적이고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가능성 사이의 논쟁적 지점을 탐험하고 있다.

김화현_大將軍思戰圖_장지에 채색_162×70cm_2008

작가 노트에는 남성을 욕망의 대상으로서만 취급하는 것에 대해 아무런 억압을 받지 않는 상징적 세계를 창조할 때 얻어지는 쾌락에 대해 적혀 있다. 이 쾌락의 영역(쥬이상스)이 강렬해지고 과감해질 수 있는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대한 보복감 없이 그러나 당당하게 시선을 남성 신체에 가할 때 자유로운 시선의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관객으로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작가는 양성(兩性)을 지닌 신체야말로 두 성의 대립을 평화로운 공존 상태로 승화시키는 완전체이자 이상적인 존재라고 보는가?(이 때 작품 속 인물은 여성적 속성인 예민한 감수성, 연약함 등을 갖춘 남성이 된다.) 아니면 이 인물들은 결핍과 부정의 상징인가: 즉, 남녀는 유별하다는 편리한 가설을 처음부터 거부함으로써 통합적 화해에 대한 기대 역시 저버리는 것인가?(이 때 작품 속 인물은 남성도 아니고 여성도 아닌 존재이다.) 본인은 김화현의 작업이 위험하고도 용감한 줄타기라고 생각한다. 관객으로서 우리는 작가가 출발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전혀 나쁜 현상이 아니다. 교묘한 제목들에서 보이듯이, 작품에는 은근한 조크가 깃들어 있다: 『자객』(2007)에서는 양성인이 제임스 본드와 합체되고, 『대장군사전도』(2008)에서는 나르키소스와 쿠라사와 아키라 영화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김화현_大將軍出戰圖_장지에 채색_162×70cm_2008

김화현의 자기반영성은 결코 캠피함이나 전면적인 패러디로 전락하는 지경까지 치닫지 않는다. 또한 관객은 작가가 자신의 판타지 구축에 대해, 특히 작품의 주제와 내용에 있어 주장하는 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물론 성 역할의 전환이 일어나기는 하나, 본인은 단순히 여성 신체가 시각문화에서 취급되던 방식에 반발하려고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다. 본인은 진심으로 남성 신체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오로지 아름답고 매력적인 대상으로서만 바라보는 일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김화현_胸中萬華_장지에 채색_135×55cm_2008

김화현은 만화적 감수성을 통해 양성적이고 여성스러운 인물을 전략적으로 능숙히 사용(동.서양 미술사의 카논의 차용, 성 역할 전복 등)하고 있다. 이로 인해 그의 그림에는 '다름'과 모호함에서 오는 낯섦이 한껏 펼쳐진다. 그러나 김화현은 자신을 비롯한 후기 페미니즘적 자세를 취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빠지기 쉬운 함정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자기 지시적이고 자율적인 권력의 주체로서의 남성이라는 개념에 의문을 제기하는 방편으로서 성의 구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면, 바로 그 의문의 주체인 "여성(그리고 그녀의 욕망)"인 그 자신의 자리 역시 지워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 이 점을 염두에 두더라도 김화현의 작품은 놀라운 가능성과 힘, 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그 복잡다단함으로 인해 무척 다양한 견해를 이끌어 내는 실로 뛰어난 작품들이라 하겠다. ■ 도미니크 나하스ⓒ2008

Vol.20080819b | 김화현展 / KIMHWAHYUN / 金和賢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