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FACT+STORY

부산 신평공단 아트팩토리 프로젝트展   2008_0822 ▶ 2008_0930

초대일시 / 2008_0822_금요일_05:00pm

(주)대창메탈 휴게실 조성 프로젝트 참여작가 / 벌떼_이수영_이실_조종성 임소영_하석원_김도훈_김민_임성훈

부산시 기계조합 야외전시 프로젝트 참여작가 / 조영철_조란주_김수은 이수영_이실_김민호_김문수_손옥균

상징조형물 설치 참여작가 / 이도훈_성백

기획 / 차재근_류성효_신일랑_성백 주최 / 문화소통단체'숨' cafe.naver.com/artsoom 주관 / 부산자연예술인협회_대안문화행동'재미난 복수'_문화소통단체'숨'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_(주)대창메탈_부산시기계협동조합

대창메탈 부산시 사하구 다산로 147 (다대동 1508-5번지) Tel. +82.(0)51.600.1617

휴식을 테마로 공장 내로 침투한 미술. 실제적인 소통과 기능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다. - 노동자들의 치열한 일상에서 마주하는 미술로 접근한 휴식 ● 이야기로 전해 들었던 것보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목격한 노동자들의 삶은 훨씬 더 치열했다. 하루 종일 끊이지 않는 굉음, 불꽃과 싸우는 노동자들의 모습은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긴장감마저 들게 했다. 그들이 일하는 사이사이 지친 몸을 쉬게 하는 휴식공간은 치열한 일과에 부여된 짧은 여유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쾌적하게 만들고, 공간 곳곳에 재미와 사색, 짧은 여유를 제공하는 작품들은 장소의 특징과 반응해 가치를 만들어 낸다.

(주)대창메탈 휴게실 공사 전 (주)대창메탈 휴게실 공사 후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실험적 접근 ● 부산지역의 경우 대안적인 활동 방향을 모색하는 단체가 많지 않다. 특히 젊은 사고와 열정을 갖춘 경우는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화소통단체 '숨'이 제안한 프로젝트를 통해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와 부산자연예술인협회의 협력은 지역에서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새로운 유형에 대한 실험으로 과정과 결과를 지켜볼 가치가 있다. 애초에 신평공단 아트팩토리 프로젝트는 문화소통단체 '숨'에서 2007년 진행했던 레지던시 공간 다대포 아트팩토리 '숨' 사업을 근거로 계획되었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2008년 초 다대포 아트팩토리 공간의 관리 주체가 우여곡절 끝에 바뀌게 되면서 사업 자체의 방향이 흔들렸지만 대안문화행동 '재미난 복수'가 독립문화공간 '아지트'를 만들면서 부산지역 외 작가들의 단기 레지던시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해지고, 꽃마을자연예술제를 진행하고 있는 부산자연예술인협회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지역의 젊은 문화단체들 간의 협력은 각각의 단체가 지닌 단점을 극복하면서 다양한 관점이 녹아들어 향후 지속적인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열어 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이번 신평공단 아트팩토리 프로젝트는 미술뿐만 아니라 음악, 무용,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단체 간의 협력으로 인해 다원문화를 근거로 한 복합적인 '공공'적 접근을 기대하게 한다.

ART+FACT+STORY展_워크샵
하석원, 조영철_2008

다양한 접근, 다양한 작품 ● 작가들의 상상력을 기대하며 진행한 이번 휴게실 조성 프로젝트는 참여 작가들이 많지 않았음에도 다양한 접근과 다양한 작품들이 설치되었다. 우선 하석원 작가와 조영철 작가의 경우 (주)대창메탈의 제품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 고철을 활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공장의 특징과 연계시켜 철로 노동자의 모습을 상징화 한 하석원 작가, 그리고 폐 고철을 미니멀한 조형물로 재탄생시킨 조영철의 작업은 작품재료를 수급하는 과정과 결과물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리고 역시 철을 재료로 사용한 젊은 미술그룹 '벌떼'는 6명의 작가들이 퍼블릭 퍼니쳐와 재미난 상상력이 동원된 로봇을 만들어 냈다. 휴식이라는 설정에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한 작업도 많았다. 핀업걸 이미지가 도배되어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모든 포즈가 스트레칭 이미지로 구성된 이수영, 이실의 공동작업, 노동자들의 휴식 시간이 10분씩 주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짧은 시간동안 최대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제작된 가구를 제작한 김도훈, 김민의 공동작업, 공장 내의 화장실과 야외 휴게실 세면대에 악수를 권하는 손 모양의 비누를 설치한 임성훈의 작업은 형태가 다를지언정 공간에 녹아들어 자연스럽게 미술적 체험과 감흥을 유도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들은 기능성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데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대부분의 휴식시간을 보내는 노동자들에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을 재미삼아 해볼 수 있도록 유도하고, 딱딱한 의자에서 잠시 앉아 있는 것이 전부였던 휴게실에 누울 경우 몸이 가장 편안한 자세로 밀착되어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가구 작품을 배치하고 노동을 통해 얼룩지고 거칠어진 손을 부드럽게 잡아 주는듯한 느낌을 주는 손 모양의 비누작업 등은 모두 노동자들에게 기능적이고 유쾌한 미술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 작은 소품들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페인팅 작업을 진행한 작가 임소영과 거친 시멘트 벽면 위에 유려한 산수를 담아 내 조종성 작가의 작업은 밋밋하기만 했던 공간에 따듯한 생명력을 부여해 주고 있다.

이수영+이실, 조종성, 임소영_2008
김도훈+김민, 김민_2008
그룹 벌떼 (이상일, 이창운, 박지인, 박현진, 박경모, 이은혜, 전현주)_2008

조용히 건네는 몇 가지 이야기 ● (주)대창메탈에서 휴게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사이 부산시기계조합의 로비와 야외에서는 전시가 준비되었다. 기능적인 요소와 참여적인 형태 이외에 '이야기'를 건네고자 하는 작품이 설치된 것이다. 작가 조란주의 붉은 꽃 작품은 회색톤이 지배하는 공간에 화사함을 상징하는 생명을 심는 주술적인 늬앙스를 풍긴다. 역시나 공단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하트를 야외 정원에 설치한 김수은 작가도 공간의 이미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발언이며, 공간의 구조물을 활용해 다양한 표정을 다양한 색으로 표현한 이수영, 이 실의 공동작업도 딱딱한 표정이 지배적인 공단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지기를 기원한다. 극단적인 이미지의 제시로 역설적인 긍정을 이야기하는 김민호의 작품도 야외에 설치되었다. 이미지의 조합으로 잠시 일에서 벗어나 다른 생각을 유도하는 김문수 작가의 작품과 기계조합이라는 공간의 정체성과 작품의 아이디어를 재밌게 연결한 손옥균 작가의 작품은 건물 로비에 설치되었다. 그리고 각 공간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이도훈, 성 백의 상징조형물 작품은 건물 입구에 각각 설치되었다.

(시계방향으로)조란주, 김민호, 이수영+이실, 김수은_2008
(시계방향으로)조영철, 손옥균, 임성훈, 김문수_2008
이도훈, 성백_상징조형물_2008

즐거운 미술에 대한 상상 ●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사이 공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작가들에게 보낸 관심은 정말 뜨거웠다. 거친 손으로 내미는 커피 한 잔과 작업에 필요한 공구를 챙겨주는 모습.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열심히 의미를 정의하는 모습 모두가 정겨웠다. 작가들은 거칠지만 따듯한 노동자들의 관심어린 시선을 받고, 노동자들은 낯설지만 신선한 작가들의 작업과 배려를 통해 서로에게 끌리는 과정을 경험했다. 적어도 이 과정에서는 모두가 즐거웠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가들이 스스로의 스타일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다른 가치를 가져갈 수 있다는 긍적적인 사고가 이런 부분에서 가능하지 않았을까? 아직 더 많은 미술의 '공공'적 접근에 대한 고민과 실험이 필요하지만 그 무게감을 기꺼이 안고 갈 수 있도록 작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필요하다. ■ 류성효

Vol.20080822f | ART+FACT+STOR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