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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융희展 / JOYUNGHEE / 趙隆熙 / sculpture   2008_0827 ▶ 2008_0902

조융희_가스통_철, 콘크리트_가변설치_2007

초대일시 / 2008_082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1:00am~06:00pm

미술공간현 ARTSPACE HYUN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6번지 창조빌딩 B1 Tel. +82.(0)2.732.5556 www.artspace-hyun.co.kr

조융희의 작품은, 그의 전시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무심코 바라보는 일상의 현상들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그 진실성이 전하는 메시지에 귀 기울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우유팩과 유리컵, 가스통, 카메라 등 주변에서 매일 접하는 사물들을 비딱하게 만들어 제시하는 조융희의 작업은 보는 이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우선 그는 왜 이처럼 사물을 비딱하게 기울어진 형태로 만드는 것일까? 그리고 하필이면 왜 우유팩과 가스통일까? 게다가 작가는 왜 일일이 치수를 재고 기울어진 각도에 맞춰가며 수작업으로 우유팩과 가스통을 제작하는 수고를 감내하는 것일까? 여기에 굴절된 거울 앞에 설치된 일그러진 대형 카메라와 권총,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추상적 패턴의 평면작업들과 털 없는 고양이까지... 마치 수수께끼 같기도 한 그의 작품들은 일상 속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낯선 세계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고 있는 듯하다. ● 조융희의 작업은 보는 행위의 진실성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하고 있다. 작가는 직접 왜곡시킨 대상과 실물을 나란히 제시하는 방식으로 보는 행위에서 벌어지는 오해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언뜻 보기에 그의 작업은 기성품을 실물과 똑같이 만들었다는 점에서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브릴로 상자」와 같은 팝아트 작품을 연상시킨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바라보는 시점에 따라 온전하게 보이기도 하고 예상을 뒤엎는 왜곡된 형태를 드러내기도 하며 관람객의 주위를 환기시킨다. 무심코 지나치려던 관람객은 움직임에 따라 변화하는 작품의 여러 측면을 다시 한 번 찬찬히 들여다보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본다는 것"의 불완전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 오해, 왜곡, 과정의 중시, 깊게 보기로 집약될 수 있는 조융희의 작품 개념은 초기 인체 작업에서부터 현재 작업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처음에 그는 감각에만 의존하여 인체를 왜곡시키는 작업을 선보였다. 이후 비정형의 형태를 이용한 작업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왜곡된 부분을 뚜렷하게 인식할 수 없다는 한계로 인해 다시 구상작업으로 전환하였다. 하지만 인체작업 때와는 달리 규격화된 형태를 선택하고 정확하게 측정된 수치에 따라 형태의 일부를 왜곡시키는 방식을 새롭게 도입하였다(우유팩과 가스통을 선택한 것은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우유와 가스통에 대한 보편적인 인식이 진실과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들을 작품 소재로 삼았다). 눈짐작이 아니라 컴퓨터의 정확한 계산에 기초해서 만들어진 왜곡된 상은 어느 한 시점에서 실물과 일치한다. 이렇게 변형된 상은 실물과 함께 나란히 전시되어 관람객의 착시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방식과 그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조융희_우유_우유팩종이, 유리, 합성수지, 기타재료_가변설치_2007

"작업은 두 가지 형태의 병치로 이루어진다. 이는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시각, 관념에 대한 이야기를 비교를 통해 제시하고자 함이다. 비딱하게 기울어진 나의 작품들은 한 층 더 깊게 바라보고 생각하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중략]...디지털 정보화 사회의 스피디한 삶의 방식은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요시하는 사고, 내면보다는 겉모습만을 보고 판단해버리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나는 현상에 대한 보다 깊은 통찰, 결과 못지않게 중요한 과정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조융희)

조융희_이중적이미지-스핑크스 고양이_합성수지, 플라스틱_가변설치_2008

왜곡된 형태를 통해 진실에 접근하고자 하는 조융희의 작업은 카메라와 권총 작업에서 보다 심화되고 있다. 실물과 똑같이 만들어진 우유팩, 가스통과는 달리, 카메라와 권총은 디테일 묘사에 치중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상의 왜곡을 심화시키는 데 주력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실물보다 크게 제작된 단색의 카메라와 권총은 왜곡된 정도가 강조되어 시선의 이동만으로는 온전한 형태를 포착해내기 어렵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굴절된 거울을 마주보게 설치하여 거울 속에 상이 온전한 모습으로 비춰지게 했다. 실재와 허상, 현상과 진실을 넘나드는 이 두 개의 상 앞에서 관람객은 마치 마술을 보는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 조융희의 카메라와 권총 작업은 독일 르네상스 화가 한스 홀바인(Hans Holbein)의 「대사들(Ambassadors)」(1533)에 표현된 아나모르포시스(anamorphosis)를 연상시킨다. 작품 하단에 그려진 왜곡된 해골 이미지는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모리(memento mori)'의 알레고리이다. 하지만 여러 방향으로 이동해가며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고는 비정형의 얼룩으로 인식될 뿐 정확한 형태를 알 길이 없다. 이렇게 관람객의 시선을 작품의 심층까지 인도하는 장치는 조융희의 작품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작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형태를 일그러트리는 것뿐만 아니라 내면을 직접 드러내 보이는 것으로 사물의 진실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의 또 다른 작품인 권총과 카메라의 전개도는 사물의 구조를 해부하듯 드러내는 동시에 만만치 않은 작업과정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사물을 보이는 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대로 드러내 보이는 그의 전개도 작업은 대상의 해체를 통해 본질에 다가가려했던 분석적 큐비즘 작품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 조융희의 작품은 모두 덩어리가 아닌 표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물을 표피, 속이 빈 껍질로써 표현한 것은 진실성보다는 외형에 치중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여러 작품 중에서도 속이 빈 자동차는 정체성을 잃은 현대인을 대변하는 대상으로 표현되었다. 그는 속이 빈 자동차를 통해 현대인의 허영, 군중심리, 익명성, 채워지지 않은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러한 분위기에 역행하려는 듯이 일부러 까다로운 작업과정을 고집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조융희_자동차_합성수지, 철, 스테인레스 스틸 미러, 저속모터_가변설치_2008

"나는 가상으로 생성해낸 물체를 매스로서의 개념이 아닌 외형, 껍데기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표현했다...[중략]...껍데기가 아닌 매스로 표현했으면 훨씬 간단했을 일을 오히려 고단한 방법으로 모든 과정을 수행했다. 이는 우리가 보고 판단하는 외형, 결과 위주의 생각들이 내면, 과정의 판단으로 전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조융희)

조융희_캐므러_철, 스테인레스 스틸 미러, 저속모터_180×180cm_가변설치_2008
조융희_피스톨_철, 스테인레스 스틸 미러, 저속모터_211.4×195cm_가변설치_2008

조융희의 비딱하고 속이 빈 조각들은 현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비딱한 시선과 공허한 마음의 표현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비판적이고 냉소적인 것만은 아닌, 진실성에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는 작가의 순수한 고집스러움이 배어있다. 그의 작품들은 일상의 사물에서 시작된 '비딱한 시선'이 결국 '세상 바로 보기'를 위한 내적 성찰의 출발점임을 묵묵히 보여주고 있다. ■ 정수경

조융희_피스톨_철, 스테인레스 스틸 미러, 저속모터_211.4×195cm_가변설치_2008

As is evident in this exhibition title, Yung-hee Jo's art tells us to look more closely at everyday phenomena normally given no more than a careless glance and to pay attention to their messages of truth. Milk carton, glass cup, gas cylinder, camera... The art of Yung-hee Jo which presents oblique versions of everyday objects poses many questions to the viewer. First, why does he create slanted and warped shapes out of existing objects? And why milk carton and gas cylinder, of all things? Is it because they are interesting in the plastic sense, or is there another reason? And why does the artist go through the trouble of taking each object's original measurements and recreating it in tilted angles, all by hand? The super-sized oblique camera and pistol reflected in a distorting mirror, the flat pieces of indiscernible abstract patterns, and a hairless cat! Resembling a puzzle, his work seems to be a path leading to another strange world that exists within everyday life. ● Yung-hee Jo's art starts by doubting the truth of the act of seeing. By placing the original object and the distorted sculpture side by side, the artist treats misunderstandings in the act of seeing in quite a direct manner. At a glance, his method of work brings to mind the pop art pieces of Andy Warhol, such as the Brillo box, in that he recreates versions of existing objects. But Yung-hee Jo's sculptures can look both ordinary and unexpectedly distorted depending on the angle from which we look at them, awakening our perceptions. The viewer who might have easily passed by such ordinary objects is led to stop and carefully observe how they change aspects as the viewer moves. Such an experience can provide an opportunity to reflect on the imperfection of 'seeing.' ● The concepts of Yung-hee Jo's work that can be summed up as misunderstanding, distortion, emphasis on the process and looking in deep, have continued since his early sculptures of the human body. His work was initially based on distorting the human body by relying solely on his senses. He then moved on to using irregular shapes, but due to the limitation that with abstract shapes it is difficult to distinguish the distorted parts, he turned back to figurative shapes. But this time, he used the method of choosing standardized shapes and distorting them according to precise measurements. (Choosing milk cartons and gas cylinders came strictly from the artist's personal experience. To him, it mattered that there is a gap between the general perception of milk cartons and gas cylinders and the truth.) The distorted image created by accurate calculations of the computer and not the eye coincides in an exact match with the actual object at a certain point. Placed next to the real thing, the modified image maximizes the optical illusion of the viewer. About his method of work and its meaning, the artist says the following. ● My work is made of a juxtaposition of two forms. This is to make suggestions through comparisons about our misunderstandings on seeing and thinking. The skewed sculptures reflect my wish to see and think more deeply. [...] Our fast way of life in a digital information society seems to value the result rather than the process and to make judgements based on the surface rather than what's inside. My work is a warning of sorts against cursory glances. It is also a comment on having a deeper insight into a phenomenon and how the process matters just as much as the result. (Artist's notes) ● The artist's attempt to approach truth through warped shapes is intensified with the camera and pistol sculpture. Contrary to the milk carton and gas cylinder which are modified versions of the real thing, minute details are discarded in this case. Rather, the distortion of the overall image is taken to the next level. The super-sized and monocolor camera and pistol sculpture is so distorted that moving one's eyes is not enough to grasp the entire shape. It is perhaps for this reason that the artist has installed a bent mirror in front of it, presenting an image of the original object. Facing the two images that cross the real and the virtual, a phenomenon and the truth, the viewer slips into an illusion as if watching a magic show. ● Yung-hee Jo's camera and pistol sculpture strikes a chord of the anamorphosis of Ambassadors (1533) by the German Renaissance artist Hans Holbein. The distorted image of the skull at the bottom of the painting is an allegory for memento mori. But unless one looks meticulously from various angles, the image is nothing but an irregular blotch. This mechanism of guiding the eyes of the viewer to the inner depths of the art is similarly used in Yung-hee Jo's work. But he does not stop there. More than changing the shape, he exposes the inside, expressing the truth of an object. ● The development drawings of the camera and pistol sculpture reflect the artist's wish to anatomically expose the composition of the object, as well as to show the laborious work process behind the art. Examining the way an object exists behind the outer appearance, the development drawings resemble analytical cubism which tried to approach the essence of an object by way of deconstruction. All of Yung-hee Jo's art is made of the surface, not the mass. That the artist expresses an object as its skin, an empty shell, is evidence of his criticism of modern society which values the outer appearance over truth. Of his sculptures, the hollow car in particular speaks about today's people who have lost their identity. By creating a frame of a car with nothing inside, he is trying to speak about the vanity, mass psychology, anonymity and unfulfilled desires that we live with. As if in a countering gesture, he deliberately adheres to an intractable work process. ● When I made the virtual recreations of those objects, I was perceiving and expressing them in terms of the external shape, a shell, rather than a mass. [...] While it would have been much simpler to express them as a mass rather than a shell, I chose to go through the arduous process. This was because I wished to bring a shift to people's way of thinking from being centered around outer appearances and results to taking the inside and the process into greater consideration. (Artist's notes) ● The oblique and hollow sculptures of Yung-hee Jo are an expression of the artist's critical view of today's world and the blankness of his mind. But there is more to those sculptures than criticism and cynicism. There is the artist's stubborn effort to get closer to the truth. Yung-hee Jo's art quietly shows that an askew view on ordinary objects is the beginning of an inner reflection to see the world straight. ■ JUNGSUKYUNG

Vol.20080827e | 조융희展 / JOYUNGHEE / 趙隆熙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