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외 된 인물들의 역사적 초상화 The Historical Portraiture of Marginalized Figures

서용선展 / SUHYONGSUN / 徐庸宣 / painting   2008_0827 ▶ 2008_0909

서용선_자화상_캔버스에 유채_163×13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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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08_0827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고도_이전 GALLERY GODO_Moved 서울 종로구 율곡로 24(수송동 12번지) Tel. +82.(0)2.720.2223 www.gallerygodo.com

선생님의 이번 전시에 보여 지는 작품들은 인물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추익환의 손」,「노산군, 세조」처럼 역사화와「카페에서」,「기다림」등 도시인의 일상을 기록한 작품, 「생각하는 사람」,「느끼는 사람」등에서 보이는 심리적인 연구와 함께 선생님의 작품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자화상」시리즈가 전시 됩니다. 오랜 기간 먼 발치에서 선생님의 작업을 관찰해 왔고 세 번의 초대전을 진행하며 느끼는 선생님의 작품세계는 질서와 혼돈, 의미와 무의미, 그리고 그도 저도 아닌 것이 혼재한, 그리고 반전에 반전을 요하는 복잡한 삶 속에서 '관용과 사랑'의 본질적 가치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랜 교직생활을 접고 평생의 숙원이었을 작품제작에만 몰두하실 서용선 선생님의 올 2008년은 작업세계의 변화와 성과를 가져올 뜻 깊은 해가 될 것이며 그 한 걸음을 보여드림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김순협

서용선_검투사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0cm_2008

"열외 된 인물들의 역사적 초상화": 서용선의 인물화 ● 서용선은 역사를 그리는 보기 드문 '화가'다. 비록 스타일은 다르지만, 역시 독일의 역사를 만지는 안젤름 키퍼가 그와 비교될 수 있다. 서용선의 역사화에는 꼭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개개의 인물들은 그가 그린 대상인 역사에 자신의 운명을 맡긴 존재들이다. 이른바 주체적일 수 없었던, 달리 말하자면, 역사에 선택당한 인물들이 작가가 그리는 대상이다. 사실 서용선의 인물화는 다른 형태의 역사화이다. 그에게 역사와 인물은 관계가 아니라 동일체처럼 보인다. 이번에 전시되는 인물화들은 이것에 대한 증명이 될 것 같다.

서용선_작업중-41번지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7cm_2008
서용선_노산군, 세조_캔버스에 유채_60.6×72.7cm_2008

개별적인 인물이 '말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fact)라기 보다는 의미의 지층을 이루는 정서에 가깝다. 그리고 그 정서는 대체로 암울하고 고통스럽다. 작가의 역사적 시선은 노산군(단종)의 폐위 등 한국 근현대사의 숨기고 싶은 비극을 찾아간다. 그것이 인상에 서린 표정에서 드러나지도 않으며, 구체적인 상황설정이나 서사적인 설명으로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 서용선은 그 감정을 친절하게 묘사하지 않는다. 이 지점에서 그의 태도는 무미할 정도로 객관적이며, 지독한 사실주의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강한색채의 대비나 파격적인 선긋기를 통해 이루어진 형상구조가 관객에게 감정이입을 보조해 주면서, 그의 그림은 보다 표현(주의)적인 방식의 설득력을 얻는다. 그래서 서용선의 회화는 마티스나 독일 표현주의 회화의 고조된 형상원리에 가깝다. 그렇다고 작가가 단순히 조형성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그가 형상화한 역사적 감정은 분명히 역사적 사실에 근거를 둔 것이고, 기록으로 전하는 것보다 더 깊은 감수성을 보여주는 이유도 그가 택한 역사적 상황에 대해 보다 인문학적인 성찰이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서용선_앉아있는남자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08

서용선의 인물화는 전통적인 초상화적 가치로 설명되기 어렵다. 단순하고 강한 필치로 윤각이 잡혀진 형상이 세세한 개별적 정체성을 재현하기에는 어렵다. 또한 그의 인물화는 그런 정체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것은 닮음(likeness)이란 인물화의 전통적 가치란 한계를 넘어 인물을 통해 개인의 심리적 상태 그리고 사회적 연관관계를 통해 상황의 실체와 역사성을 바라보려는 노력으로 인지된다. 대체로 강렬한 인상으로 남은 이미지들과 비교적 결정적인 선과 강렬한 긋기로 이루어지는 조형구조들이 대상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몰두하는 서용선이 제시한 대답이다. 지금의 작풍은 이전에 비하여 훨씬 간단명료해졌다. 그만큼 절제된 수사학은 작가의 직언을 의미하고 또한 이것은 보다 명징하게 상황의 체감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그 체감은 개별적인 인물의 모습을 통해 증폭되는 체계로 발전한다. 「개사람」에게서 굴욕적인 패배를 살 속에 저미고 있는 인물을 보고, 「기다리는 사람」에게서 절망도 희망도 상실한 그래서 결국 역사의 탈주체가 되어버린 소외된 정신을 그리고 「노산군, 세조」에서는 권력의 역학이 혈육마저 죽음으로 내치는 비정함을 바라보게 된다. 서용선의 인물들은, 자신의 자화상까지 포함하여, 역사의 패배자이자 피의자로서 등장한다. 그렇지만 누가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간단하게 구별하지는 않는다.

서용선_개사람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0cm_2008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가가 이런 결과를 서술적인 형태로 설명하지 않고, 관객이 그 형상을 제대로 해석해내기를 유도한다는 점이다. 역사화의 필수조건인 서사적 기능을 오히려 보는 관객에게 유보한 셈이다. 정작 작가는 최소한의 인식소만을 형상에 남겼다. 물론 나머지는 역사에 대한 작가의 감성적 수용으로 채워진다. 그가 준 작은 힌트로 관객은 역사의 상황을 재구성하고, 작품이 지니는 조형성 속에 감정의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 운동의 과정에 진입하면, 형상들은 역사에서 하지 못한 이야기((hi-)story)를 털어놓을 것이다. 이러한 회화와의 대화에서 서용선의 인물화는 본질적인 의미를 찾는다. 작품의 표현주의적 성격은 이렇게 서사적인 해석을 만나면서 평행을 이루며, 서서히 완성되어진다. ■ 김정락

서용선_생각_캔버스에 유채_73×60.5cm_2008

The Historical Portraiture of Marginalized Figures: Suh Yong-sun's Figure Painting ● Suh Yong-sun is a rare artist who depicts history. Despite differences in style, his work can be compared to that of Anselm Kiefer who addresses German history. Suh's pieces all show the presence of people who leave their fate to a history that the artist depicts. The artist illustrates figures that are not subjective or adopted by history and his figure painting can be seen as another type of historical painting. For the artist, history and figures are not in a certain type of relationship, but seem to be identical. The figure paintings on display at the exhibition are evidence of this point. ●What each figure communicates is close to emotions that form a layer of meaning rather than mere historical facts. The emotions mostly appear gloomy and painful. The artist turns his gaze to the tragic occasions concealed behind Korea's modern and contemporary history such as the dethronement of Nosangun in the Joseon period. Such a tragic feeling cannot be kindly illustrated through concrete depictions of facial expressions, situations, and narrative descriptions. On this point, he maintains an insipidly objective stance, which is distant and a tremendously realistic attitude. ● On the contrary, Suh's work remains more expressionistic through forms rendered with a stark color contrast and unconventional line delineation. Suh's painting thus reveals its affinity with the principle of form asserted by Henri Matisse and other German Expressionists. Such a formative quality, however, is not found in all of Suh's work. The historical emotions to which he gives form are surely based on historical facts and are perhaps more sensitive than historical records probably owing to his humanistic insight into these historical situations. ● It is hard to account for Suh's figure painting based on the conventional values of portraiture. His simple, intense brushstrokes make it difficult to define a detailed, individual identity. His figures made with such brushstrokes demonstrate his efforts and attempts to grasp each individual's psychological state, social relationships, and the nature of certain historical incidents, moving beyond the conventional value of figure painting, which is capturing a certain likeness. The images mostly evoking strong impressions and the forms intensely rendered with decisive lines are the answers Suh has presented after incessantly and persistently observing objects and figures. Suh presently has reached a singular idiom that has become much simpler and clearer than before. His restrained rhetoric is more straightforward, leading viewers more clearly to the feelings and emotions of the situations and figures he depicts. A Dog Man shows one who is in a humiliating state after suffering defeat, A Waiting Man features a figure in despair and severely alienated after losing hope, and Nosangun, Sejo shows the cold-heartedness of a power struggle that leads even family members to death. Suh's figures, including his self-portraits, emerge as the suspects and underdogs of history. Suh, however, does not simply make a distinction between the aggressors and the victims. ● What's more significant than anything else is the artist leads viewers to account for such figures for themselves without offering any narrative description. In historical painting, narratives are usually a must but Suh lets viewers have their own interpretation. The artist gives a minimum hint to figure out his form, but presents relatively abundant emotions. The hint enables viewers to reconstruct historical situations. In this stage forms speak out what they could not say in history. Suh's figure painting discovers its true nature in this dialogue with history. His work is entirely expressionistic but gradually completed by such narrative descriptions. ■ Kim Jung-rock

Vol.20080828f | 서용선展 / SUHYONGSUN / 徐庸宣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