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명한 풍경 Undefined landscape

김세진_박용석_조혜정展   2008_0830 ▶ 2008_0906

클로징 파티 / 2008_0910_수요일_06:00pm

작가별 프리젠테이션 / 2008_0910_수요일_01:00pm

기획 / 김세진_스페이스코디네이트_갤러리 정미소 후원 / 경기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30am~07:30pm

갤러리 정미소 GALLERY JUNGMISO 서울 종로구 동숭동 199-17번지 객석빌딩 2층 Tel. +82.(0)2.743.5378 www.space-act.net

이번 전시에서 보여줄 작품들의 주 내용들은 "개발과 성장"으로 각인되었던 개발도상국이라는 전근대화의 과정을 지나 현대에 이른 아시아 주요도시들이 '세계화 경제'라는 새로운 "개발과 성장"의 국면을 맞이한 지금의 모습을 실제 여행을 통해 여전히 도시 곳곳에 남아 있는 근대의 흔적들과 영원한 타자로 남을 것만 같은 과거와 현재의 뒤틀린 시간의 모습을 관찰하고 카메라에 담아 오는 것이다. 그럼으로 거대한 이념, 혹은 체제 아래 가리워진 삶의 제약 혹은 제한된 이상(理想)사이의 기묘한 왜곡을 비롯하여 그것들과 적절히 평행을 이루며 살아가는 풍경에 대한 작가들 스스로의 르포르타주가 될 것이다.

박용석_살지 않는 땅 The Land of no inhabitants_DVD에 16mm 필름_00:06:00_2006

「살지 않는 땅」은 행정중심 복합도시 계획으로 들썩이던 상황에서 제작된 것으로 그 곳의 허허벌판을 16mm필름으로 찍었다. 마치 60, 70년대 영화 같은 느낌의 자연 풍경과 서울을 대비시켜 보여주는데 풍경 밑으로는 뉴스의 기사처럼 연기군의 노래가 흘러간다. 이 노래는 만들어졌으나 한 번도 들어보거나 불러 본적이 없다고 한다. 이주도 어떠한 사업도 섣불리 할 수 없는 정적인 자연풍경이 연기군의 현재라면 건설적인 노래가사는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둘이 같이 보여 지며 풍경은 신기루처럼 모호한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다.

박용석_샷 샷 Shot Shot_단채널 영상_00:01:30_2008

「샷 샷」은 평범한 회사원이 공터에서 허공을 향해 골프 샷을 하고 있다. 공터는 어떤 역할을 했던 장소가 허물어진 일시적인 곳이다. 서울은 매우 빠른 속도로 풍경을 지우고 만드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는데, 공터는 그 변화의 과정에 잠시 등장하는 일시적이고 불완전한 풍경을 보여준다. 현실적이나 한편으로는 매우 초현실적인 풍경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 공터인 셈이다. 샷은 공을 어딘가로 움직이기 위해 행하는 것으로 잠시 머무는 자리인 셈이고 서울에서 공터가 가지는 의미 또한 그러한 것이다.

박용석_스타디움 Stadium_단채널 영상_00:02:30_2008

「스타디움」은 노인이 한 여름 땡볕에서 열심히 드리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얼굴 뒤로는 서울의 여러 풍경들이 보이는데 마지막 장소는 한국의 최초 근대 운동장이었던 동대문 운동장(1926-2008)이다. 동대문 운동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경기장이지만 디자인월드플라자(2010)를 만들기 위해 얼마 전 철거되었다. 동대문 운동장 터는 조선시대 장병들의 선발과 무술훈련을 하던 터였다고 한다. 그래서 서울시는 이 자리에 조선시대 훈련원 터를 일부 복원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서울은 근대를 점점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시대 훈련원과 복합디자인센터를 건설하고 있듯이 고전과 현대만이 존재할 뿐이다. 근대라는 일정 시간을 비워가는 이곳에서 서울의 근대를 살아왔던 한 노인이 서울이라는 유니폼을 입고 혼자 공을 차는 행위는 장소를 기념하기 위하는 것이며 동시에! 비어있는 서울의 시간을 보여주고 있다.

조혜정_향항 Scented port_단채널 영상_00:20:00_2008

「향항」 ● 1㎢의 면적 당 1만 6000명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인구밀도를 가진 홍콩 섬의 센트럴 지역에는 일요일만 되면 수만 명에 이르는 필리핀 여성들로 가득하다. 이들은 광장이나 공원은 물론이고 고층빌딩 사이, 계단, 육교 등 햇볕을 피할 그늘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자리를 잡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홍콩 사람들이 '아마amah'라고 부르는 필리핀 가정부들이며, 공식적인 휴일인 일요일에 일할 필요가 없는 대신 주인집 식구들을 위해 오전부터 저녁까지 밖에서 지내야 하는데, 물가가 높은 홍콩에서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거리를 점거하며 동향출신끼리 모여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것이다. 신제국주의에 의한 '지구촌global village'의 성장은 경비를 부담할 능력이 있는 선진국인들이 후진국 타자들과 상품화된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증가시켰다. 급격히 늘어난 후진국 여성들의 글로벌한 이동은 선진국 여성들의 경제활동 기회가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여성의 일'을 값싼 이주 노동자들이 대신하는 것이다. 이들은 아이를 돌보거나 집안일을 하고 노인을 간호하는 등 가사 관련 일에 종사한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필리핀의 초국가적 인력송출정책은 130여 개국으로 흩어져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을 '지구화의 하녀들Servants of globalization'로 전락시켰다. 아시아에서 가장 서구적인 도시인 홍콩에서 이주민 여성들을 가내에 편입시켜 육아와 부양을 전담시키는 현상은 국가 간 불균등을 빚어내는 신제국주의의 복합적 영향력이 하강하여 일상적인 삶 속에 스며든 폐해이다. 홍콩에서 Filipina의 의미를 필리핀의 여자 시민이라는 뜻과 함께 하인 혹은 유모(servants, or an amah)로 표기하려다 아키노 대통령의 공식 항의를 받고 그만두었다는 일화도 있다. 이는 중심과 주변, 제1세계와 제3세계 사이의 당연시된 권력관계의 불평등 논리에 다름 아니며 이들을 국가 경계의 바깥에 위치시키려는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향항Scented Port」은 사적인 공간에 공존하면서도 배제되고 타자화되는 필리핀 여성들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시간에 주로 촬영한 8미리 영화이다. 이 작업은 리비도적인 불평등한 현장에 대한 목격담으로, 영화를 위해 피할 수 없이 대면해야 했던 문화적 관음증, 사각적으로 소비하게 선택된 투어리즘의 표상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함께 담았다.

김세진_나는 섬이 아니다 I'm not an island_2채널 비디오_00:03:48_2008

「나는 섬이 아니다」 ● 나의 아시아 주요도시의 삶의 형태에 관한 관심은 지난 2006년 초에 체류하게 된 타이페이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한국이라는 동북아시아의 독특한 지형에서 오는 다소 소외된 우리의 협소한 지역적 관심에 대한 개인적 반성과 놀라움이었으며, 또한 선명한 자본주의 구도아래 진행되는 근, 현대의 시대적 변화와 그 간극 사이에 남겨진 흔적들 _보이지 않는 시스템에 가려진 개인의 혹은 사회의 제한된 이상과 그런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의지 사이에 드러나는 크고 작은 외상의 순간_ 에 대한 관찰을 카메라를 통해 기록하고자 했다. ■ 갤러리 정미소

Vol.20080829h | 불분명한 풍경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