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원展 / LEECHANGWON / 李椙 垣 / painting   2008_1001 ▶︎ 2008_1007

이창원_잊혀진달동네_한지에 먹_140×72×25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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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인사아트센터 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3층 Tel. +82.2.736.1020 www.ganaart.com

근대의 상징으로서의 도시 풍경 ● 화가 이창원의 시선은 도시로 향해있다. 덕지덕지 붙어있는 고만고만한 집들과 한없이 이어지는 빌딩 숲, 이렇게 숨통조이는 답답함과 함께 떠오르는 도시이미지는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공간의 상징이며, 삶의 근원이다. 근대이후 우리의 이야기는 모두 도시를 중심으로 만들어진다.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의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으로부터 위시트 사사나티앙(Wisit Sasanatieng) 감독의 『시티즌 독』에 이르기까지 도시는 근대적 인간 삶의 양상을 품고 있는 표상으로 이용된다.

이창원_잊혀진달동네_한지에 채색_142×98×25cm_2008

근대적 삶은 빠른 시간과 제한된 공간, 그리고 의미 없는 바쁜 일상과 함께 온다. 모든 사람들은 꿈을 안고 도시로 상경하지만, 도시에서 사람들은 이름을 잃고 익명의 존재가 된다. 현대인은 끊임없이 근대적 삶이 주는 편리함과 전근대적 삶의 자유사이에서 맴돈다. 그러나 육체적 편리함이란 영혼의 고독이라는 값을 치르고 얻는 것, 사람들은 도시에서 모여 살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은 더욱 더 멀어지고 우리의 삶은 원시적 건강함을 잃는다. 우리는 때로 욕망만이 이글거리는 도시를 떠나 농촌으로 되돌아가기도 하지만 다시 되돌아간 그 자리 역시 이미 근대적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대적인 공간으로 변모하여 있다. 그러므로 근대인으로써 우리는 도시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과거 유기적 삶의 동경과 희망을 품고 도시적 삶을 살아간다. 해마다 설과 추석이면 되풀이 되는 귀향의 고난행렬 또한 근대의 산물이 아니던가. 거대도시는 톱니바퀴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기계적으로 돌아갈 뿐이지 개개인의 가치가 반영되는 구조를 지니지 않는다. 인간은 시스템을 유지하는 부속일 뿐이다.

이창원_잊혀진달동네_한지에 먹_180×294×30cm_2008

이창원이 보는 우리의 삶이란 바로 인간적 모습이 사라진 인공 주거물의 집합 속에 자리한다. 인간적 모습이 사라진 도시 풍경은 인위적이고 상대적 가치만이 지배한다. 시쳇말처럼 도시는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의 두 분류가 있을 뿐이다. 빈부의 차이는 도시가 낳은 사생아이다. 도시는 근대의 욕망이 그대로 투영된 공간이고 그 욕망은 자본으로 드러난다. 덕지덕지 붙어 있는 단층의 판자집과 밀집된 공간 그 미로 같은 무질서는 도시에서 익명으로 묻혀 사는 노동자 계층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며, 높이 솟은 마천루와 질서정연한 대로는 자본주의 그 승리의 상징이다.

이창원_도시유감_한지에 채색_92×92cm_2008

이창원의 눈은 바로 그 근대와 자본의 핵심을 찔러 근대의 선명한 예술적 기호와 상징을 만든다. 산이 깎이고 건물이 세워지며, 삶의 능선을 따라 또는 자연적 가치 기준에 따라 형성되었던 도로가 없어지고 기능에 치중한 신작로가 닦이고, 자연하천은 곧은 인공하천으로 정비된다. 변화는 순식간에 찾아온다. 영세민의 공간이었던 산기슭 판자촌조차 어느 틈엔가 재개발의 이름으로 허물어지고 도시 노동자들은 다시 변방의 허름한 골방으로 내몰린다. 이렇게 익명의 모습을 한 무수한 성냥갑 같은 건물은 오늘도 도시의 욕망에 의해 늘어간다.

이창원_도시유감_한지에 채색_72×195cm_2008

작가 이창원은 바로 이러한 기능적 도시에 대한 관찰을 통하여 현재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근대 우리 삶의 모습을 도시의 주거공간이라는 전형의 창조를 통해 기록하여 간다. 이창원은 전세계 근대도시가 갖는 복제성, 획일성, 몰개성과 인간적 소통이 닫혀있는 밀집 공간을 반듯한 거칠고 척박해 보이는 반듯한 사각형의 형상으로 연출한다.

이창원_도시유감_한지에 채색_99×140cm_2008

겉으로 보면 도시풍경은 세계 어느 곳이나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비슷한 모습 그러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삶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풍부한 감성을 지닌 자신만의 세계가 있다. 도시가 그 근대적 삶의 체계와 그 획일적 편리함과 효율에 의해 개성을 잃어간다 할지라도 그 속에서 살아가는 개인은 사람마다 때론 꿈과 희망을 때론 절망과 좌절을 겪으며 수 없이 다양한 정감의 의식세계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이창원의 정제된 사각형의 밀집 속에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을 상상으로 그려낼 수 있다.

이창원_도시유감_한지에 채색_55×45cm_2008

판자촌 한 구석 불 꺼진 창에서 도란도란 속삭이는 남매의 희망의 속삭임으로부터 술 취해 주정부리는 알콜중독자의 마른기침까지, 저 남산타워에 올라선 연인들의 기대에 부푼 미래에 대한 설계에서부터 아파트 꼭대기 층 인터넷에 열중하고 있는 실업자까지. 도시는 다양한 삶을 품고 있고, 많은 익명의 개인들은 자신의 존재를 매일매일 확인하며 살아간다. 도시는 사람을 소외시킬지라도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을 지킬 줄 아는 지혜를 배워간다. 이창원은 도시이미지의 전형을 창출함으로써 인간이 배제된 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대비와 은유를 통한 상상의 암시 가득한 그의 화면은 메마른 건축구조에 풍부한 생명력을 불어 넣고 있다. ■ 김백균

Vol.20081002c | 이창원展 / LEECHANGWON / 李椙垣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