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걸의 경성 순례기

난다展 / NANDA / photography   2008_1001 ▶︎ 2008_1007

난다_운동의 의미_디지털 프린트_110×11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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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002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_GANAART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119번지 3층 Tel. +82.2.734.1333 www.ganaart.com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2006년부터 전개해왔던 「성지순례」작업의 연장이다. 공간은 근대를 재현한 영화촬영소로 제한했다. 근대는 이미지의 다량 복제를 가능하게 하는 사진이 발명되면서 유일성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 시대였고 몇 몇의 제국에 의해 그들의 것을 주입당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 주입과정에서 발생되는 식민지에서의 타문화의 재현방식은 영화나 드라마를 위해 영화 촬영소를 제작하는 과정과 같았을지도 모른다.

난다_촬리씨의 호객행위_디지털 프린트_110×110cm_2008

시대적, 문화적 재현과 촬영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촬영장은 '실감나는 화면을 구성할 배경들'로, 수용자를 극에 몰입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대부분의 촬영장은 자본의 순환논리에 의해 영상물이 제작된 이후 해체되지 않고 관광 상품으로 재활용된다. 관람자들은 촬영지를 둘러보며 향수에 젖거나 동경하는 극 속의 주인공이 머물렀던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난다_녹색이 좋아요_디지털 프린트_110×110cm_2008

그들은 드라마에서 보았던 장면의 배경을 '숨은그림찾기'하는 관람에 만족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무리들은 촬영지에 비치된 옷을 빌려 입고 배우의 등신대 이미지 옆에서 촬영지를 배경삼아 기념사진을 찍거나 극 속에서 본 것 같은 동작을 연출하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은 코메디처럼 보인다. '난다'도 촬영소를 관람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공간이 제공하는 기호들에서 '무엇'인가 연상하고 연상된 상황을 연출하고 촬영한다.

난다_무랑루즈2_디지털 프린트_110×110cm_2008

「무랑루즈2」의 제작 과정을 예로 들어본다. 나는 부천판타스틱 스튜디오에서 발코니가 있는 한 서양식 2층 건물에 부착된 간판에서 '한불타이프'와 '무랑루즈'라는 글자를 발견한다. 아마도 '한불타이프'는 '韓佛type', '무랑루즈'는 그 당시 유명했던 빠리의 사교장 '물랭루즈(Moulin Rouge)'를 의미하는 것 같다. 조악한 글자 옆에 그려진 빨간 풍차를 발견하고 내 생각에 확신을 갖는다. 조사를 통해 촬영소에 재현된 무랑루즈 건물이 당시 종로통에 존재했던 모던걸과 모던보이의 사교클럽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지만 그 시대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때의 상황을 상상할 수 없다. 오히려 익히 알고 있는「물랭루즈」에 관한 정보들을 그 건물 앞에서 떠올리게 된다.

난다_위장된 풍경_디지털 프린트_110×195.8cm_2008

나는 로트렉(Toulouse-Lautrec)의 그림 「물랭루즈」와 중독성 강한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물랭루즈(Moulin Rouge), 2001)』(나는 이 영화를 50번 이상 보았다)를 연상시켰다. 로트렉의 전기 영화 『물랭루즈(Moulin Rouge), 1952』가 그 다음으로 떠올랐고 『물랭루즈』의 상징인 캉캉드레스를 입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캉캉드레스를 만들기 위해 자료를 수집하고 수집된 자료와 검은색 옷 입기를 좋아하는 '난다'의 취향을 혼합해 소품과 의상을 만들고 영화촬영소의 『무랑루즈』건물 앞에서 캉캉드레스를 입고 영화 『물랭루즈』의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을 모사하며 그 행위를 사진으로 남긴다.

난다_여우털군단_디지털 프린트_100×222cm_2008

여러 각도에서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고 그 중 몇 개의 이미지를 선택하여 적당한 구도의 하나의 이미지를 만든다. 디지털 성형으로 신체를 미화시키기도 하고 보충하고 싶은 이미지들은 슬쩍 삽입시키기도 하여 이미지로 남기고 싶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정리하여 연상된 이미지와 결과물을 일치시켜 나간다.

난다_콩다방_디지털 프린트_80×100cm_2008

로트렉에 의해 그려진『물랭루즈』는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 의해 재구성된 것이고, 로트렉이 화가가 아닌 난쟁이 광대로 표현된 영화『물랭루즈』도 마찬가지다. 회화와 영화라는 두 개의 매체들은 허구를 전재로 한 것이다. 내 작업 역시 그렇다. 내가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은 그 당시의 문헌과 색이 변질된 사진, 손상된 필름 이미지를 참조하여 재현된 영화촬영소의 제작 과정과 흡사하다. 미약하고 불확실한 정보로 원본의 기호를 해독하고 재현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오독誤讀과 더불어 방향성을 잃게 된다. 빠리의 '물랭루즈(Moulin Rouge)'가 '무랑루즈'로 표기되는 것처럼. 단발머리에 개량한복을 입고 양산과 하이힐로 멋을 부린 식민지의 모던걸은 활동사진의 주인공 루이스 브룩스(Mary Louse Brooks)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 난다

Vol.20081002g | 난다展 / NANDA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