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페이블

홍세연展 / HONGSEYOUN / 洪細淵 / painting   2008_1005 ▶︎ 2008_1102

홍세연_바벨의 식탁_캔버스에 유채_145.5×112.1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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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문학과 미술의 만남展

진선북카페 아트프로젝트_33 갤러리진선 작가지원프로그램

노동효_작가와의 협업

관람시간 / 10:00am~11:00pm

진선북카페 JINSUN BOOK CAFE 서울 종로구 팔판동 161번지 2층 Tel. +82.2.723.5977 www.jinsunart.com

오래 전부터 바벨탑에 대한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어느 날, 새벽 머릿속에 쿡 박힌 바벨탑의 모습은 어떤 수술로도, 어떤 치료약으로도 도려낼 수 없는 악성 종양처럼 내 머리 속에서 시간과 함께 자랐고, 지금은 세상 밖으로 튀어 나갈려는 듯 마그마처럼 부글거리고 있다.

홍세연_여행_캔버스에 과슈_40×80cm_2008

나에게 있어서 바벨탑은 더 이상 신화, 역사, 바이블에서나 나오는 전설의 탑이 아니다. 처음 나의 머리속에 바벨탑의 주춧돌이 놓이는 그 순간부터 한 개 두개 벽돌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이제는 현재 속에 분명히 서 있는 탑이 되었다.

홍세연_바벨의자_볼로냐 석고에 과슈_28×13.5cm×2_2008

창의 커튼을 열면 바벨탑의 엄청난 높이와 그 크기에서 압도해 오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미친 것일까? 물론 나의 눈에도 바벨탑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거대한 건축물이 존재한다는 느낌만은 지울 수가 없다. 그렇게 바벨탑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실재성을 부정할 수 없는 어떤 것이 되어갔다.

홍세연_여행_캔버스에 과슈_40×80cm_2008

이 세계에는 물리적으로 실재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것이 무수히 존재한다. 전기나 소리의 파장 혹은 양자처럼. 우리는 그것들을 볼 수는 없지만 그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그것들 특성을 이해한다. 어느 누구도 스피커에서 나오는 모차르트「피아노 협주곡 17번 G장조 Kv.453」의 실재성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전기에 감전된 경험을 해보았다면 전기의 실재성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 그날 새벽 나는 바벨탑에 감전된 것이다.

홍세연_바벨탑_볼로냐 석고에 과슈_30×22.5cm×2_2008

우리는 너무나 거대한 소리를 들을 수도 없고, 너무나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없다. 인간이 들을 수 있는 소리란 20Hz~20,000Hz 사이에 존재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고교시절 물리 선생은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는 너무나 거대해서 우리가 그 소리를 전혀 들을 수가 없는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이 있다면 이미 고막이 찢어졌으리라. 한편 우리는 아무리 귀 기울여도 가장 가까이 자신의 눈꺼풀이 여닫히는 소리조차 듣지 못한다.

홍세연_바벨의 식탁_캔버스에 유채_65.1×90cm_2008

우리의 시각도 이처럼 너무나 거대한 사물이나 너무나 작은 사물에 대해서는 결코 볼 수가 없다. 바벨탑은 너무나 거대해서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건축물이며 오직 바벨(神의 문)의 의미를 아는 자만이 그 문을 발견할 수 있다. ■ 노동효

Vol.20081005e | 홍세연展 / HONGSEYOUN / 洪細淵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