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Choong-Heum ; The gleam of lanterns_물질로부터 비물질화로   박충흠展 / PARKCHOONGHEUM / 朴忠欽 / sculpture   2008_1004 ▶︎ 2009_0426 / 월요일 휴관

박충흠_Untitled_구리_560×630×41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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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004_토요일_03:00pm

특별프로그램_상세 일정은 시안미술관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작가와의 대담 도슨트 전시이야기_도슨트와 함께 하는 조각 작품 감상 프로그램 빛과 조각 워크숍_박충흠의 조형개념 이해와 자연 속 재료와 빛을 이용한 조각품 만들기

관람시간 / 평일 10:30am~06:00am / 주말 10:30am~07:00pm / 월요일 휴관

시안미술관_CYAN MUSEUM OF ART 경상북도 영천시 화산면 가상리 649번지 Tel. +82.54.338.9391 www.cyanmuseum.org

박충흠은 긴장된 균형과 유기적 생명력을 응축한 추상적 구조의 인체작품으로 20대 후반에 국전 추천작가가 되었고, 젊은 나이에 동덕여대 전임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파리로 떠났다. 4년간의 유학기간 동안 박충흠은 그동안 여과 없이 수용했던 서구적 방법론에 의존한 작품제작 방식을 버리고 자신의 독창적인 작업세계를 찾아야 하는 예술적 고뇌에 봉착했다. 그는 조각가가 되기를 포기한 채 파리를 떠나 프랑스 깊숙한 시골의 버려진 농가에서 사계절을 보내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텃밭에 채소를 키우고 낚시를 하는 나날을 보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결국 그가 이 소중한 체험에서 얻은 것은 자연을 향한 경외심, 그 앞에 미미하기 짝이 없는 인간존재에 대한 깨달음, 그리고 욕심을 버리고 겸허한 자세로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삶에 대한 태도였다. 이와 동시에 그는 자신의 작업에서도 자연에 순응하는 형태를 자연스레 찾아가기 시작하여 이후 그의 독특한 조각적 형태, 즉 섬이나 산봉우리, 혹은 여인의 가슴을 닮은 봉우리 모양의 유기적 조형을 완성하게 된다. 그는 절제되면서도 부드러운 형태의 구조물들을 기념비적인 수직 구조를 사용하지 않고 바닥에 평화롭게 펼친다.

박충흠_Untitled_구리_560×630×410cm_2008
박충흠_Untitled_구리_270×270×100cm_2000 박충흠_Untitled_구리_200×200×164cm_2000 박충흠_Untitled_구리_150×150×400cm_2000

이것은 작품이 위치하는 공간마저 유기적인 공간으로 변모시키는데, 우리는 이런 그의 작품에서 관조적인 동양적 자연주의를 느낄 수 있다. ● 2000년 이후 박충흠은 이화여대 조소과 교수직을 스스로 사직하고 과천의 작업실에서 창작에만 전념해왔다. 그가 이러한 결단을 내리게 된 이유는 '겸허하고 진실한 자세로 삶을 살기 위해 작업을 한다'는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기 위해서였다. 작업실에 칩거하면서 박충흠은 세모나 네모꼴로 잘라낸 수천 개의 동판을 산소용접으로 붙여서 완만한 곡면을 형성하는 거대한 그릇, 비행접시 혹은 종 모양의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집요하게 반복적인 노동을 요하는 이런 작업은 구도자의 고행을 연상시킨다. 수천도가 넘는 용접기에서 뿜어 나오는 파란 불꽃에 의해 동판들이 붉게 달아오르다가 녹아서 서로 붙고, 다시 차갑게 식는다. 동판 접착부분에 남겨진 힘겨운 작업과정의 생생한 흔적들은 관람자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 박충흠의 최근 동판 용접작업들은 접합 부위 사이에 형성되는 무수한 '틈', 그리고 그 사이로 발산되는 '빛'이 창조하는 공간미학의 결정체라 불릴 수 있다. 그는 20여 년 전 프랑스 시골에서 낚시를 하던 중 갑자기 쏟아지던 비가 갠 순간 천지가 맑고 투명해지면서 흔들리는 나뭇잎들 사이로 반짝이던 빛을 보았을 때 받았던 감동을 자신의 빛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틈은 여유, 여백, 관용, 그리고 생명력을 함축하고 있다.

박충흠_Untitled_구리_480×720×160cm_2008 박충흠_Untitled_구리_100×400×254cm_2008
박충흠_Untitled_구리_300×345×400cm_2008

촘촘하게 연결된 틈들은 긴장감과 더불어 상생기류가 흐르게 하고, 빛은 안과 밖,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함으로써 세상과 소통하려는 작가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 명상적인 빛으로 충만한 공간을 탐색하는 관람자들은 단단한 물질, 즉 금속으로부터 초월적인 정신, 즉 비물질적 세계로 전이가 이루어지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The gleam of lantern'에서 'gleam'은 으스레한 빛, 'lantern'은 등불, 즉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어두운 터널 너머 사람들의 염원을 담은 등불이 아스라이 비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 2004년, 시골 폐교를 개조하여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일한 문화관광부 등록 사립미술관으로 탄생한 시안미술관은 그동안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면서 훌륭한 기획전을 개최하여 지역 문화?예술의 명소로 점차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명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10월 초순부터 시작하여 내년 봄까지 계속될 이번 전시는 야외조각공원에 설치된 7점의 작품을 비롯하여 시안미술관 내부 4군데 전시공간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18점의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속히 유행이 변하고 상업지상주의로 치닫는 오늘날 미술의 흐름을 역류하는 이번 전시는 예술, 나아가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보여 줄 것이다. 박충흠의 전시는 관람자들에게 성찰의 고요한 울림을 전달할 소중한 시간을 선사하게 될 것이다. ■ 박소영

Vol.20081013f | 박충흠展 / PARKCHOONGHEUM / 朴忠欽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