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의 시선

리타 카벨뤼+데이비드 마크展   2008_1015 ▶︎ 2008_1114

데이비드 마크_Mao vs Marylin2_나무판에 콜라주_192×190.5cm

초대일시_2008_1015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국경일 휴관

오페라 갤러리_OPERA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1동 118-16번지 네이처포엠빌딩 1층 Tel. +82.2.3446.0070 www.operagallery.com

오페라갤러리에서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유럽의 중견작가,데이비드 마크와 리타 카벨뤼의 전시회를 마련하였다. 리타 카벨뤼(Lita Cabellut)는 1961년 바르셀로나 출신으로 현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미주 아시아 지역으로 점차 지명도를 높이고 있다. 데이비드 마크(David Mach)는 1957년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런던왕립미술학교(Royal Academy of Arts) 조각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1988 년 터너 프라이즈(Turner Prize) 후보로 지명되기도 하는 등 영국의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잡았다. 리타 카벨뤼와 데이비드 마크의 작품은 모두 인물에 촛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지만, 카벨뤼가 인물의 내면 세계에 촛점을 두고 있는 반면 마크는 외부 사회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리타 카벨뤼_A La Mesa3_캔버스에 혼합매체_200×160cm

리타 카벨뤼의 뒤틀린 표정의 인물들은 성장기의 상처에서 비롯된 인간 내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성장하는 등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까닭에 무엇보다도 인간의내면에숨겨져있는상처와고독에주목하며이를작품으로표현해내고있다. 유화에 산을 섞어 표현한 독특한 화면처리를통해회화적이미지만으로도충분히작품의주제를전달하는강렬함을발휘하고있다. ● 주로 큰 화폭에 그려진 대형 작품은 깨어지고 구멍이 난 독특한 표현기법으로 인해 더욱 화면을 추상적으로 만들며,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상처와 내면의 아픔 등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몇 가지의 색깔과 화면처리만으로도 그림 속의 주인공이 지녔을 법한 지나간 과거와 상처를 드러낸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작품 속 인물들은 길거리에서 마주쳤을 법한 누군가의 모습이지만, 얼굴의 일부가 생략되어 있어 쉽게 그 정체를 분간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녀의 그림 앞에 섰을 때, 차가운 얼굴을 한 익명의 인간 군상들은 추한 타인이 아니라, 오히려 가엾은 존재, 바로 나의 모습으로 다가오게 된다. 그것은 타인의 초상이 아니라 슬프고 어두운 과거를 하나씩은 가지고 있을 우리들 자신의 초상이 된다.

리타 카벨뤼_A La Mesa5_캔버스에 혼합매체_200×160cm
리타 카벨뤼_A La Mesa15_캔버스에 혼합매체_200×160cm

각 작품에는 저마다 이름이 주어짐으로써, 구체적인 하나의 캐릭터로 재탄생 하게된다. 이름이 없었다면, 세상에 수도 없이 존재하는 익명의 누군가로 지나쳐버릴 뿐인 존재이지만, 제목(이름) 때문에 우리는 그를 이름을 부를 수 있는 하나의 존재(개인)으로 부를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될 신작들은 구체적인 이름 대신, 「식사시간」 이라는 상황이 설정되어 있다. 스페인어로 'A la mesa' 라는 것은, '밥먹자! (식사합시다)' 라는 의미의 구어로 식사시간이니 식탁으로 오라는 부름이다. 식탁 위에서 입을 오물오물대는 인물들은 입에 음식이 가득 들어차 있어 말을 하지 못한 채, 표정으로 눈빛으로 말을 하고 있다. 먹어야 살 수 있는 인간의 숙명, 존재에 대한 애환을 언어 대신 눈빛으로, 작품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 상처를 드러내는 솔직함, 그 속에서 얻어지는 자유, 그리고 연민,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들이 화면위를 들쑥날쑥 가로지르며 관객의 눈길을 사로 잡는 작품이 바로 리타 카벨뤼 작품의 힘이며, 바로 이 점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슬픈 느낌을 주는 얼굴을 클로즈업하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그녀의 작품은 2005년 마이애미 아트 페어를 비롯한 국제미술시장에서 크게 호평받고 있으며,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젊은 작가 양성을 위해 오페라 갤러리가 발탁한 작가이기도 하고, 그의 작품은 지금 전 세계 오페라 갤러리와 전시를 통해 두터운 애호가 층을 확보하고 있다.

데이비드 마크_Picasso image with Princess Diana cards_나무판에 콜라주_152.4×152.4cm

리타 카벨뤼가 평범한 사람들의 내면에 숨겨진 상처에 주목하였다면, 한편 데이비드 마크는 누구나 알아볼만한 유명인을 주제로 하여 미디어가 장악하고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다. 마오 쩌둥, 마릴린 먼로 등 정치, 사회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인물들은 저마다의 인격을 가진 하나의 객체라기 보다는 한사회와계급을대표하는아이콘들이다. 그들의 일생이나 업적이 어떠했건간에, 우리가 그들을 좋아하건 아니건 간에, 그들은 언어와 시간을 넘어서서 지속적으로 무언가를 의미하는 존재가 된다. ● 한편, 처음 관객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이미 익숙한 거대한 인물의 모습이지만, 보다 가까이에서 작품을 자세히 관찰하다보면, 그것이 전혀 다른 사진으로부터 조각내어 만들어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뇌쇄적인 모습으로 관객들을 유혹하는 마릴린 먼로는 수 많은 마오쩌뚱의 엽서가 모여져서 만든 것으로, 화면에는 먼로와 마오쩌뚱의 두 이미지가 교묘하게 겹쳐져 있다. 일부러 싸구려 포스터카드를 이용하여 넘쳐나는 미디어와 과잉생산 소비되는 광고사회를 꼬집는 것이다. 이미지의 홍수에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 이미지가 너무 많으면 그것이 무엇인지 행동을 통해 알아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 이상 정확한 의미를 찾아내기 힘들다. 즉, 이미지 범람의 시대에서는 우리가 이미지의 의미를 분별하기 위해, 하나하나를 알아내려는 시도를 해야하며, 그 이미지의 이면은 우리가 보이는 것- 마를린 먼로-가 아닌 다른 것- 마오쩌둥-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메타포적으로 의미하다. 미디어의 범람과 함께, 생활의 가속화와 함께, 모든 것을 빨리빨리 결정해야하고, 무엇이든 일순간만 바라보고 더 이상 관조하지 않는 오늘 날, 그의 작품들은 숨을 잠시 멈추고 '바라볼'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마크_King Tuttenkahmun with postcards of a Turner painting_183×183cm
데이비드 마크_Korean woman (face only) with bird and flower postcards _나무판에 콜라주_152.4×152.4cm

마크는 영국에서 1963년도에 820여개에 불과하던 잡지들이 1984년에는 1600여개로 증가했다는 통계자료에 주목하며, 일찍이 잡지를 작품의 소재로 택했다. 1982년 런던왕립미술학교 졸업전시 작 「에펠 타워」는 수 많은 타임아웃 파리가이드 잡지를 차곡차곡 쌓아만든 프로젝트로 거대한 크기나 통념을 깨뜨리는 작업스타일로 데뷔 때부터 미술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83년 육천개의 타이어를 쌓아 핵잠수함을 만든 「Polaris」(런던 사우스 뱅크,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1997년 영국 최초의 대형 야외조각이라 할만한 40미터에 달하는 기차 프로젝트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들은 늘 화제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1988년 터너 프라이즈에 후보로 추천된 바 있고, 전 세계 공공장소 및 주요 미술관에서 스펙터클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외에도 성냥개비, 옷걸이 등 우리의 생활 속에 가까이 있으며, 대량 생산되고 버려지는, 평범한 재료들은 마크의 작품 속에서 시대를 대변하는 매체로 재창조된다. 쉽게 버려지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싸구려 재료들이 수 없이 '반복' 될 때 발휘되는 압도적인 힘은 감동 그 이상의 놀라움을 자아낸다. ● 오늘날 마크의 작업은 크게 대형 공공조각, 삼차원 조각, 사진 이미지를 오려붙인 포토 몽타쥬, 세 가지 스타일로 나뉘어볼 수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엽서를 이용한 콜라쥬 작업 이십여점과 성냥개비 조각 한 점이 소개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가 특별히 제작한 작품 「한국여성과 엽서」 에는 한국 여인이 등장하고 있다. 영국 작가의 눈에 비쳐진 한국 여성의 이미지는 어떠할지 주목해 볼 만하다. ● 리타 카벨뤼와 데이비드 마크는 모두 인물에 촛점을 둔 초상화를 그리고 있지만, 카벨뤼는 인간 내면에 대한 심도깊은 성찰과 애정을, 마크는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사회학자와 같은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는 보기드문 대표적인 유럽 중견 작가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할 이번 전시는 내면 세계로 또 외부 세계로 향한 두 관찰자의 대조적인 시선을 통해 인물화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유럽 현대미술의 현재를 보여줄 것이다. ■ 오페라 갤러리

Vol.20081014e | 관찰자의 시선-리타 카벨뤼+데이비드 마크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