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핀다

이김천展 / LEEGIMCHEON / 李金泉 / painting   2008_1017 ▶︎ 2008_1026 / 월요일 휴관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74×130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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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017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화~일요일_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몸미술관 SPACEMOM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633-2번지 제2전시장 Tel. +82.43.236.6622 www.spacemom.org

꽃이 핀다 ● 예전에 인천에 어떤 무속인이 맥아더 장군을 신으로 모셨다는 신문기사를 본 일이 있다. 또 다른 매체에서 유신독재의 박정희를 신으로 모셔 놓고 있는 무당의 굿당 사진을 본 적도 있다. 혹시 살인마 전두환이 죽고나면 어떤 철부지 무속인이 전두환을 장군으로 모신다고 덤빌지도 모를 일이다. ● '아! 장군님...!' 이 땅의 사람들 머릿속 에는 시대를 이끌고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제할 분으로 어떤 장군 같은 영웅을 그리워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장군들은 침략해오는 적들을 잘 방어하여 그 민족의 영웅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다른 나라를 침략하여 많은 무고한 생명을 죽여대는 무시무시한 장수들이다.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65×95cm_2008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132×192cm_2008

그 두려운 장수들의 모습은 아마도 백성들에게는 오히려 살아있는 신으로 느낄 수도 있겠다. 그리하여 그들이 죽었을 때 종교의 대상으로 숭배하는 것은 자연스런 과정일 수도 있겠다. 그들을 숭배하는 사람들에게도 평화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있겠지만, 언제나 폭력을 방편으로 사용해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다.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200×100cm_2008

세상은 변해도 전쟁의 공포로부터는 쉽사리 벗어날 수가 없다. 무모하고 야만적인 전쟁의 소식은 아직도 세상 곳곳에서 들린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까지 이런 불안감으로 살아가야 할까... 이런 피곤함에서 비껴나는 방법이 없을까... 지금의 세계에 침략자 몇몇을 솎아 내면 당장 평화가 올 것도 같은데 그게 쉽지가 않아 보인다. 더구나 누가 누구를 침략자로 규정하여 처단하는 합리적 과정이라는 것이 가능할까? 오히려 침략자들의 침략행위 바탕에는 우리들 무의식 속에 스스로 영웅이라거나 영웅을 기다리는 마음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아마도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 무의식 속의 폭력까지도 서서히 지울 수 있다면 평화를 희망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200×100cm_2008

사람들의 바램이 신의 모습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되어 영웅숭배의 가치관으로 만들어진 신들의 모습을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번뇌를 끊고 나쁜 기운으로부터 불법을 수호하는 지혜의 반야검을 들고 서 있는 신장님에게 검 대신 악기를 들렸다. 신장님이 들고 있는 검이 지혜의 반야검으로 상징된다 할지라도 검은 검이므로, 무의식에서부터라도 칼을 없애고 싶다. ● 방어수단일지라도 폭력을 없애고 싶다. 대신 나발을 불어대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게 하고 싶다. 영웅호걸 군웅할거의 시대가 아니라 나같은 소인배들이 작은 행복으로 충분히 만족하며 살다가는 조그만 세상을 노래하는 장군을 보고 싶다.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150×210cm_2008

지혜가 모자라도 잘살 수 있고 번뇌를 못 끊어내도 행복하게 살다가는 그런 세상을 그려내는 행복한 연주를 하게 하고 싶다. 우리의 신장님에게... ● 그런 아름다운 음악이 우리에게 칼보다 강한 힘이 될 수도 있다. 아메리카 흑인 노예들이 그들의 아픔과 상처를 분노의 칼부림으로 휘둘렀다면 그들은 아마도 토착 인디언들이 그랬던 것처럼 씨가 말랐을지도 모른다. 재즈라 불리우며 그들의 아픔이 승화되고 정제될 정도로 악기를 불어대고 두드려댄 많은 세월동안 그 사람들의 상처에 조그만 치유와 보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격렬히 싸우고 투쟁을 해야 할 때도 있겠지만 그런 폭력과 비폭력의 선택을 강요당하지 않는 조용한 세상을 꿈꿔본다.

이김천_꽃이 핀다_장지에 혼합재료_112×170cm_2008

조그만 풀들이 엉켜 살고 있는 숲을 그렸다. 숲이 좋다. 숲에 가면 숲의 향기도 참 좋다. 그런데 그 기분 좋은 냄새는 대부분 식물들이 자신을 방어하려고 내보내는 물질이 우리에겐 향기로 다가온단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몸부림이 향기롭게 느껴지는 식물이 좋다. 사람들도 자기를 방어하며 치매에 걸리기도, 정신을 놓아 버리거나 난폭해지기도 하지만 예술로서 향기를 뿌리기도 한다. 재즈, 산조, 플라맹고, 탱고, 각 나라 민속음악 대부분이 자신들 방어의 향기로 다가온다. ● 우리의 장군님이 칼을 버리고 악기를 들고 향기로운 숲에서 음악을 연주한다. 뽕짝이 되든 클래식이 되든 그 소리는 무명을 잘라내는 지혜의 검이 되어 반야의 향기로 퍼져가겠다. ■ 이김천

Vol.20081017a | 이김천展 / LEEGIMCHEON / 李金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