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_텍스트, 메타_이미지

외부기획자展   2008_1017 ▶︎ 2008_1109 / 월요일 휴관

이영욱_즐거운 유배지The uncertainty travel #13_디지털 프린트_40×52cm_2007

초대일시_2008_1017_금요일_05:00pm

기획_최희정

참여작가 김나음_노상익_이정_장명근_여락_정소연_이영욱_박일구

특별강연회 2008_1024_금요일_04:00pm 개념예술 속의 텍스트_박평종

관람시간 / 09:00am ~ 06:00pm / 월요일 휴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GWANGJU MUSEUM OF ART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가 7-1 Tel. +82.62.222.3574 artmuse.gwangju.go.kr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는 방식 ● 사진은 공간과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구성할까? 시간과 사건을 어떻게 정의내릴까? 사진은 회화와 어떻게 다르고 동영상과는 어떤 차이를 가지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들 대부분은 결과물로서의 사진 그 자체에 대해 성찰하기보다는, 카메라라는 원근법적 기계장치에 얽매여 사진을 이해하고 분석하게 된다 .그래서 근대 사진과 인상주의 회화를 서로 경쟁적인 관계로 파악하게 되고 회화와 자주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도리어 끊임없이 변하는 외부 세계를 한 순간에 포착한다는 점에서 동일 한 예술의욕(kunstwollen)을 가졌다고 이해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그리고 많은 현대 예술가들이 시간(time)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 그 최초의 이들은 19세기의 근대 사진가들과 인상주의자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김나음_알 수 없는 표정을 하고 있는 여학생_디지털 프린트_101×138cm_2006

하지만 근대 사진과 인상주의 회화가 동일한 예술의욕을 가졌다고 하나, 그 이후의 변화는 전혀 다르다. 인상주의 이후의 회화가 반-원근법적이고 개념적이고 추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면,19세기 이후의 사진들은 원근법에 대한 질문보다는 뷰파인더에 보이는'공간과 사건'에 더 매혹된다. 그래서 현대 사진가들은 보다 피사체에 집중하고 공간을 새롭게 정의 하며,우리가 바라보는 외부세계의 공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것이 일종의 기묘한 다큐멘타리이면서 외부 세계를 낯설게 하는 방식이다. 즉 현대사진은 시각 이미지에 대한 성찰이기 보다는 시각이미지를 넘어선 어떤 사건에 대한 성찰에 더 가깝다.

노상익_ERASERHEAD 02_디지털 프린트_20×30inch_2007

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이 바라보는 공간과 사건에 대한 흥미로운 성찰을 볼 수 있다. 현대 사진에는 다양한 전략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텍스트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의 사진작가들이 어떻게 텍스트를 받아들이고 이용하는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 그들의 작업에는 공통점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사진이 담는 사건과 공간이 환기하는 바는 무엇인가를 끈질기게 묻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텍스트와 시각이미지 사이에는 메타(meta)적 관계가 형성된다. 이 두 가지는 서로 갈등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곳을 지시하기도 하며, 또는 서로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그래서 텍스트는 시각이미지에 대해 접두어 '메타'의 역할을 수행하며, 시각이미지는 텍스트에 대해 '메타'의 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이 역할 수행의 방식은 각 작가들 마다 다르다.

이정_접경#1_디지털 프린트_102×127cm_2005
장명근_Exit_디지털 프린트_76×114cm_2005

박일구에게 그 공간은 동양의 전통에 기반한 회화적이고 평면적인 공간이다. 이영욱에게 그 공간은 자신의 내밀함을 은유적으로, 자기반영적으로 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며, 정소연은 자신의 내밀함을 드러내기 위해 한 공간이 아니라 공간의 연속, 그리고 독백 같은 텍스트들로 구성한다. 그리고 여락에게 공간은 사건에 종속되어 있으며 사건을 치유하기 위한 제의성을 띄게 된다. 그는 우리들에게 공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건이 중요하다고 강변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여락_Untitled No.53-2_디지털 프린트_200×160cm_2007

이렇게 볼 때, 장명근의 공간은 텍스트 중심적이다. 그는 텍스트에 집중하고 텍스트가 놓여진 자리를 탐구한다. 그래서 그의 사진에는 사건이 무의미하게 노출되거나 사라진다. 노상익도 마찬가지다. 그에게 텍스트는 실존을 묻는 시작점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 텍스트를 시각 이미지로 풀어내면서 자신의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정과 김나음은 사진이 담아내는 공간의 허구성에 주목한다. 한 장의 사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구성요소들이 실은 우리가 보고자 하는 바만을 담아내고 있음을 꼬집고 있다. 아니, 우리가 사진을 볼 때, 우리 스스로 깨닫지 못한 채 보고자 하는 것만을 본다고 말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박일구_매화산중_디지털 프린트_93×120cm_2008
정소연_Mobius_단채널 영상_가변크기_2005

텍스트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이번 전시의 작가들은 사진이 관계하는 공간과 사건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과 통찰을 보여준다. 이는 텍스트를 활용함으로써만 가능한 방식이다. 어쩌면 사진은 텍스트를 끌어들이면서 사진의 숨겨진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진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담아내고 있는가를 묻고 싶었는지 모른다. ■ 최희정

Vol.20081017h | 메타_텍스트, 메타_이미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