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그리라고 한 그림

책임기획_나효주   2008_1018 ▶︎ 2008_1029 / 일요일 휴관

송미라_숨은 그림 찾기_나무, 종이, 아크릴판_35×25cm×2_2006

초대일시_2008_1018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_김현지_나효주_백정기_서애지_송미라_신지은_아지연_이진아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신한갤러리_SHINHAN MUSEUM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82.2.722.8493 www.shinhanmuseum.co.kr

일반적으로 선생님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자 어떤 일에 대한 경험이 많고 잘 아는 사람을 의미한다.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요하는 예술 분야에 있어서도 그 점은 별반 다르지 않다.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가진 지식과 경험은 가르침을 받는 사람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며 예술가들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형성해왔다. 그 외에도 신이나 자연, 책 속에 담긴 진리처럼 시간을 초월하는 존재 역시 예술가들에게 있어 중요한 인도자의 역할을 해왔다.

김현지_자화상 4_종이에 크레용_42.9×32.4cm_2005
나효주_무제 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9.9×80.2cm_2006
백정기_고무오리_종이에 아크릴채색_54×79cm_2003

한국에서 미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겪어보았을 입시학원의 미술 선생님으로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에 이르기까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가르칠 수도 없고 배워서 습득할 수도 없는 예술적 창의력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이 사회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예술가에게 있어 선생님은 과연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 것일까? 어떤 이에게 있어서 선생님은 개인의 다양성을 일정한 틀에 끼워 맞추려는 강압적이고 부정적인 존재로 기억되는 반면 또 어떤 이에게 있어서 선생님은 어려울 때 곁에 있어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애지_무의식_종이에 혼합재료_53×76cm_2007
신지은_하늘과 나뭇잎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07

또는 미술 교육과는 별개로 창작의 원천이자 영감을 제공하는 자연과 같은 존재를 자신의 선생님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존재하는 '선생님'은 양날의 검과도 같은 존재이다. 선생님은 예술가가 되려는 자들의 정체성을 변화시켜-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주체로 만드는 힘이면서 동시에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원인을 제공한다.

아지연_당신만을 위하여_캔버스에 유채_91×73cm_2007
이진아_먼 길 떠나는 항해사를 위한 빼기(-)_사진, OHP필름_17.78×12.7cm_2008

『선생님이 그리라고 한 그림』展은 선생님이라는 존재에 의해서 형성된 예술가 집단의 습성(ethos)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에 더하여 예술작품들이 순수하게 창의적인 생각을 가진 예술가들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가감 없이 드러낸다. 창작(創作)은 여러 가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감의 결과물이지만 그 속에는 분명 제약과 속박이 존재하고 이를 수용하거나 혹은 벗어나려는 노력을 통해 예술작품이 만들어진다. 예술가의 자율성은 사회 집단에 의해 형성된 관습에서 비롯되지만 예술가들이 항상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에만 선택을 국한시킨다면 결국 초라한 절충만이 존재할 것이다.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모순을 인정하고 그것을 일상의 양태들과 조화시키되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예술의 자율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길일 것이다. ■ 나효주

Vol.20081018b | 선생님이 그리라고 한 그림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