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지 않는 꽃

손상기 작고 20주기展   2008_1017 ▶︎ 2008_1207

손상기_자라지 않는 나무

개막행사_2008_1016_목요일_04:00pm 피아노 연주(김기영, 국민대 교수)

전시설명회_평일 2시, 4시 / 주말 2시, 4시, 6시40분 수화설명회_매주 수요일, 토요일

관람시간 10월 / 평일_10:00am~06:00pm / 주말_10:00am~09:00pm 11월~2월 / 평일_10:00am~05:00pm / 주말_10:00~06:00pm 관람료_성인 3,000원

국립현대미술관 제7전시실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경기도 과천시 막계동 산58-1번지 Tel. +82.2.2188.6000 www.moca.go.kr

손상기(1949~1988)는 우리 현대사에서 가장 가난했던 시기에 전라남도 여천군에서 태어났다. 유아기에 영양 부족으로 구루병을 앓게 되고, 이로 인해 척추가 휘어버린(脊椎彎曲) 손상기는 역설적으로 자신을 시들지 않는 꽃에 비유했다. 이미 시들어버려 더 이상 시들 수 없는, 그래서 더 영원할 수 있는 존재이고 싶었던 것이다. 이번 전시는 크게 4부분으로 나뉜다. 1부는 그가 고등학교를 입학했던 1969년부터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첫 개인전을 열기 직전인 1981년까지의 작품으로 구성했으며, 2부는 아현동에 화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던 1979년부터 서교동으로 화실을 옮기기 직전인 1986년까지의 작품 가운데 「취녀」연작, 「시들지 않는 꽃」연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3부에서는 역시 아현동에 화실을 마련한 1979년부터 작고하기 직전까지인 1988년까지의 작품 가운데 「공작도시」연작을 중심으로 구성했고, 4부는 손상기 자신과 가족, 고향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손상기_시들지않는꽃_1981

제1부 자라지 않는 나무 ● 고등학교 재학 중이던 여수시절부터 대학 졸업 후 서울 아현동에 정착해 첫 개인전을 열기 직전인 1969년에서 1981년까지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시기에 작가는 주로 향토색 짙은 서정적 작품을 제작했는데, 「국화꽃」, 「수확」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1973년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에 입학한 직후 고향 여수항을 배경으로 그린 「장날」, 「양지」에서는 당시 구상회화의 흐름을 비교적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각종 공모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고, 특히 1976년 전국 규모 구상전에 출품해 입상한 「자라지 않는 나무」는 자신의 신체적 결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대표작이다.

손상기_盛夏(공작도시-난지도성하)_1985

제2부. 시들지 않는 꽃 ● 1980년부터 1986년까지의 작품으로 「취녀」연작, 「시들지 않는 꽃」 연작으로 구성된다. 서울에서의 첫 개인전 출품작은 대부분 대학시절 작품과 아현동에 거주하기 이전에 구상한 작품으로, 이후 본격적인 주제의식을 가지고 제작된 작품들과는 차별된다. 첫 개인전 이후 손상기의 작품은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현실세계에 대한 강한 주제의식을 지니게 된다. 그의 대표작인 아현동 일대 홍등가 작부를 모델로 한 「취녀」 연작과 신체적 장애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킨 「시들지 않는 꽃」 연작 등이 있다.

손상기_아빠와 딸_1983

제3부. 공작도시 ● 1979년 아현동에 정착한 이후 1988년까지의 작품 가운데 손상기 대표작인 「공작도시」연작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1980년대 초반의 서울은 지하철 개통 공사, 신축건물 공사, 편의시설 공사 등 개발이 많았던 시기다. 이런 공사들이 장애를 가진 손상기에게는 전쟁터였다. 「공작도시-길Ⅳ」은 이러한 상황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이외 「공작도시」 연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난지도를 소재로 한 작품인데 당시 손상기는 난지도에서 생활하던 사람들에게 많은 동질감을 느꼈다. 「난지도」, 「종소리-달빛은 어디에」, 「공작도시-성하」 등의 대표작이 있다.

손상기_병상에서_1988

제4부. 가족, 그리고 고향 ● 가족과 고향에 대한 작품으로 구성했다. 장애로 오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던 작가는 유달리 가족에 대한 작품을 많이 남겼다. 「가족」, 「아빠와 딸」은 가난하지만 단란했던 손상기 가족을 애틋하게 그린 작품이며, 「나의 어머니-일상」은 어린시절 고된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주던 어머니를 추억하며 그린 것이다. 작고하기 1년 전에 그린 「비어있는 항구」도 그가 마지막으로 다녀온 고향인 항구도시 여수 풍경을 을씨년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병상에서 남긴 마지막 작품은 「병상에서」다. 아내와 두 딸 사이에 자신을 그려 넣었는데 이미 기력이 다한 듯 필치에는 힘이 없다.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손상기는 폐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세상을 등진다.

Vol.20081020e | 시들지 않는 꽃-손상기 작고 20주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