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로 난(蘭)을 치다

유태준展 / YOOTAEJOON / 庾太俊 / photography   2008_1022 ▶︎ 2008_1028

유태준_草 3020 #7_디지털 프린트_2008

초대일시_2008_1023_목요일_06:00pm

갤러리 라이트_gallery LIGHT 서울 종로구 인사동 147번지 미림아트 2, 3층 Tel. +82.2.725.0040

신비로운 현존(presence) 그리고... ● 인류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사진은 풍경사진이었다. 풍경 사진에서 흔히 다뤄져온 자연은 외재(外在)하는 재현적 대상이었으나 점차 작가의 주관적 감성과 조우한 감각적 전이(transfer)의 대상으로 변모된다. ● 2004년에서 2008년까지 약 5년여 기간 동안 작업된 유태준의 「草 (The Weeds)」시리즈는 낡고 버려진 비닐하우스 주변에 피어난 잡초들을 촬영한 것이다. 프레이밍된 화면 안에서 잡초는 이제는 더 이상 버려진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대상이 아닌, 비닐의 투명한 한 면을 전경(前景)으로 삼아 혹은 비닐과 비닐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의연히 드러내면서 새로운 대상으로 그 가치를 부여받는다. 비닐의 굴곡이나 간혹 비닐에 맺힌 이슬 그리고 전경으로서의 비닐 혹은 비닐 사이의 간극의 차이에 의한 거리감의 정도에 따라 잡초들은 비닐 면에 더 선명히 나타나기도 하고 흐릿하게 나타나기도 하며 사진적 톤의 완급을 조절함과 동시에 한지와 같은 느낌을 주는 배경 처리에 기반하여 수묵화에서 흔히 등장해 온 사군자의 하나인 난초(蘭草)의 고귀한 자태를 각인시키는 데 기여한다. 특히 잡초의 선의 형태를 부각시키며 주제의 본질적인 특성만을 표현하며 나머지를 생략하는 선종적인 기법의 수묵화 방식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사진들 속에 나타난 농담 표현은 엄밀히 말해 연속적인 톤으로 표현되는 수묵화에서의 농담 표현과 달리, 입자에 의한 이산적 특성을 나타내는 사진적 톤에 의한 사진적 마티에르(matiere)를 개척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태준_草 3020 #3-1_디지털 프린트_2008

언어학자인 조지 레이코프(George Lakoff)는,"메타포(metaphor)는 우선 개념의 매핑이며 단지 부수적으로 언어, 이미지 혹은 인간의 표현의 다른 형태로부터 취해지는 것이며 형태는 메타포를 표현하나 그것이 메타포는 아니며 메타포는 사고된 과정"(George Lakoff, The Contemporary Theory of Metaphor,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3.) 이라고 언급했다. 이렇듯 예술 작품은 메타포에 의해 그 의미가 구현됨으로 인해 예술가들의 창조적 행위는 메타포적 사고를 필연적으로 거치게 된다. ● 현재의 작업에서의 중요한 정신적 토대는 화엄경의 중심사상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사상적 토대를 근간으로 사진의 주요 대상인 잡초는 여기서 시각적 메타포로 기능하며 작가의 메타포적 사고의 개념적 토대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받게 된다. 전통적인 수묵화의 장치를 활용한 다양한 포맷(format)속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대상은 더 이상은 차가운, 정확한 투사가 아니라 작가 고유의 감성이 대상에 융해되어 재해석되어 내면이 투영된, 신비로운 현존(presence)을 드러낸다. ● 이 사진들은 선의 형태로 표현된 잡초와 비닐로 된 면과의 긴장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 그리고 사진과 수묵화의 전통에 연계된 회화 간의 스타일적 경계를 넘나드는 가운데 사진적 대상인 잡초를 하나의 이미지로 환원해 내며 모든 지각을 동반한 감각적 내밀함을 정립해 낸다. ■ 손영실

유태준_草 3024 #1_디지털 프린트_2008
유태준_草 3030 #1_디지털 프린트_2008
유태준_草 4020 #1_디지털 프린트_2008
유태준_草 5020 #1-1_디지털 프린트_2008
유태준_草 2030 #8_디지털 프린트_2008

Mysterious Presence and... ● The first photograph recorded in human history was landscape photograph. Nature which has been dealt with in landscape photograph was the object of external reemergence, but it has been changed into that of sensational transfer by encounter with artist's subjective emotion. ● A series of 'the grass' for five years from 2004 to 2008 was completed by photographing weeds around old and abandoned vinyl house. Weeds within the framed canvas are not trivial and useless things any more, but are given the value of a new object by revealing its existence between vinyl and vinyl based on one transparent side of vinyl as the foreground. Weeds are shown as clear or dim on the vinyl depending on the bend of vinyl or dew on vinyl and vinyl as the foreground and degree of distance by the difference of interval between vinyls and contribute to imprint noble figure of orchid which is one of the Four Gracius Plants based on background treatment giving the feeling like Korean paper as well as adjusting tempo of photographical tone. In particular, Sumukhwa style of Zen Buddhism which expresses essential features of theme by highlighting the line of weeds and omits the rest is also remarkable. Nonetheless, what is noticeable in his works is his exploration of photographical matiere by photographical tone showing discrete features by particle unlike shading expression in Sumukhwa expressed with continuous tone. ● Linguist George Lakoff mentioned that "metaphor was mapping of prior concept, taken from another form of language, image or human expression incidentally and form expresses metaphor, but it is not metaphor, which is the process of thinking". Art work embodies its meaning by metaphor and artist's creative act goes through metaphorical thinking necessarily. ● Important spiritual foundation in present work is 'Everything is in your mind' which is the main idea of Hwa-eom-gyeong (the Avatamska Sutra) and the essence of existence is made only by mind. Weeds in his works can be used as visual metaphor based on such an ideological foundation and are given a new meaning on the conceptual foundation of artist's metaphorical thinking. Objects we found in a variety of formats using traditional Sumukhwa device are not cold and exact projection any more, but reveal the mysterious presence that artist's emotion is fused with object and reflects mysterious presence. ● These photographs establish sensational secrecy accompanying all senses by reducing weeds to an image beyond the stylistic border between photograph and painting, that is, the border between visible and invisible things revealed in the relationship of tension between weed expressed to the form of line and surface expressed with vinyl. ■ SONYOUNGSIL

Vol.20081021d | 유태준展 / YOOTAEJOON / 庾太俊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