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st in Me

이유미展 / LEEYOUMEE / 李裕美 / sculpture   2008_1017 ▶︎ 2008_1114

이유미展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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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017_금요일_06: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평일_10:00am∼07:00pm 토요일_09:00am~06:00pm / 일요일_10:30am∼06:00pm

갤러리 세줄_GALLERY SEJUL 서울 종로구 평창동 464-13번지 Tel. +82.2.391.9171 www.sejul.com

우리는 마음속에 많은 잔여물을 둔 채 살아간다. 사람들의 마음이 말로 온전히 표현되지 못하며, 표현되는 말 역시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음에 남은 여분은 타인과의 공감대를 이루지 못한 채 그 어떤 합일점도 찾지 못한다. 작가 이 유미는 그런 마음의 과정을 작품으로 드러내려 한다.

이유미_나의 고통이 나무가 되어_종이, 철, 진주, 산호, 원석_가변설치_2008
이유미展_2008

마음-그 어려움 ● 너무나도 미묘한 주제인 마음을 말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을 찾아가는 과정이란 안개 속을 더듬어 길을 찾는 일이다. 상념이 가득한 공간에서 현실의 삶이 멈춘 듯 간절히 말을 건넨다, '나를 믿어줘'(Trust Me). '날 믿어'(Trust In Me). 절실하게 내뱉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마법처럼 빨려든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말의 진정성과 진실성에 대한 의문으로 공허한 메아리가 된다. 어쩌면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어 영원히 전달되지 않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타인의 마음과 동일시의 환상에서 깨어난 자신은 차가운 자기 소외의 장으로 운둔한다. 믿음에 대한 져버림, 불신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들이 깊은 자국을 남긴다. ● 작업을 통하여 마음속의 동요들은 슬픔이나 걱정으로 속을 썩는 상심의 상태에서, 없어지고 사라져 마음속 빈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 상심은 나만의 것이 아닌 모두의 보편성임을 깨닫는다. 동시에 타인에 대한 측은지심(惻隱地心)으로 변화하여 자기 성찰의 모습을 보여준다. ● 작가는 마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에도 은밀한 마음이 들킬까 깨알 같은 글씨를 뒤집어쓰고 스스로도 읽어내기 힘든 작업 노트 속에서 작품을 구상한다. 파편처럼 흩어진 낱말들, 고뇌에 찬 글들은 날마다의 삶을 암호처럼 숨긴다.

이유미_어디로 가나_종이, 철, 자석, 금박_가변설치_2008 이유미_저 별은 나의 별_진주, 인조진주, 스테인리스 스틸_가변설치_2008
이유미_이 꽃이 지기 전에_종이, 철, 금박, 산호, 자석_가변설치_2008

승화되지 않고 남아있는 마음의 기록들을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삶으로 변화된다. 의식이면의 경험들, 자기 소외, 고뇌와 초월의 경지를 표현한다. ● 작품 속 등장인물들은 여성인지 남성인지, 아이인지 어른인지 분간할 수 없는 모습들이다. 존재의 본질, 즉 근원적인 모습이다. 어떠한 구분도 하지 않은 마음 그 자체를 이야기한다. 작가 자신이 직접 키우는 식물과 어릴 적 보살피지 못한 식물들, 잃어버린 개와 우연한 만남, 그 짧은 시간 속에서 서로 알아본 눈길, 낯선 개에게 물린 기억, 터진 내장으로 살아가는 슬픈 물고기, 기름을 뒤집어 쓴 새, 아무 말 못하고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개 이런 일상의 삶속에서 발견된 창작의 영감들은 마음(생명)을 지닌 존재이다. 마음과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은유의 대상이다. 오해와 상처, 상심을 이젠 스스로 인식하고 수용하며 초탈하고자 하는 작가 자신을 투영한다. ● 작가가 다루는 재료 또한 오랜 작업시간을 요하는 종이나 자개로 노동집약적 일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이유미_믿어줘_종이, 철, 자석_가변설치_2008
이유미_눈물_종이, 칠 작업_가변설치_2008

철 구조를 만들고 종이 붙이기를 반복하고, 특히 '눈물' 작업들은 종이작업, 사포질, 칠 작업 등의 노동을 끊임없는 반복해야 나오는 작품들이다. 마음을 이야기하면서 마음을 닦는 수행처럼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진주로 만든 별자리와 자개로 만든 화분들을 볼 수 있다. 밤하늘의 별자리들은 바다에서 하늘로 올라가 은하수를 이룬다. 검은색의 화분들은 아름다운 자개의 색감으로 화려함을 내보이기보다 애잔함을 나타낸다. 상처와 고통을 보듬고 아름다움으로 탄생한 진주(Pearl)와 '진주의 어머니'인 자개(Mother of Pearl)는 태생적인 의미가 작업내용과 일맥상통한다. ● 모든 인간은 아픈 존재이며 번뇌의 존재이다. 우리가 왜 그렇게 번뇌의 존재일 수밖에 없는지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 삶의 실체를 깨닫게 되면 상심과 아픔으로 인한 인생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아픔으로 잉태된 진주로 만든 북두칠성을 벗 삼아 화분이 든 조각배에 몸을 싣고 먼 길을 떠나는 삶의 모습에서 작가 이 유미가 떠오른다. 떠나는 배처럼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 ■ 갤러리 세줄

Vol.20081026e | 이유미展 / LEEYOUMEE / 李裕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