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phase of our life

이상원展 / LEESANGWON / 李尙遠 / painting   2008_1203 ▶ 2008_1215

이상원_Run Project_종이에 수채_가변설치_2008

초대일시_2008_1203_수요일_05:00pm

KT아트홀· 시.소A 기획展

부대행사_재즈공연

관람시간 / 평일_09:00am~06:30pm / 휴일_11:00am~04:30pm

KT아트홀_KT ARTHALL 서울 종로구 세종로 100번지 KT 광화문지사 1층 Tel. +82.2.1577.5599 www.ktarthall.com

모든 사물과 생명은 각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 나름의 시간이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고 상대적이어서 나의 시간은 너의 시간이 될 수 없고, 그의 시간 역시 나의 시간이 될 수 없다. 즉 한데 모여있는 수많은 이들의 시간은 모두 각자의 속도와 단위로 흐른다는 말이다. 시간에는 '일상'과 그 사이에 존재하는 '휴지기(interphase)', 즉 '여가'가 포함되므로 우리의 사소한 그 어떤 순간도 지극히 사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이상원의 '군상'을 새롭게 읽을 계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상원_Run Project_종이에 수채_가변설치_2008

이상원의 작품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은 수영, 등산, 스키, 낚시 등 공통의 행위를 목표로 군집해 있다. 표정이 드러나지 않아 '알 수 없는 누군가'로 치환되었으나 그 모두는 명백한 정체성을 지니며 온전히 홀로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의 근거는 정교하고 세밀한 인물 표현에 있다. 작가는 촬영을 통해 직접 취득한 '팩트(fact)'에만 근거하여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자연, 인간, 인공물 등 각 개체에 따라 그에 맞는 방식으로 질료와 표현법을 조절한다. 이는 감각으로만 증명되는 '현상'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지이기도 하고, 실재만을 보여주고자 하는 고집이기도 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상원의 군상에서 인물들은 오직 같은 곳에 존재할 뿐 서로의 시간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으며, 누군가에게 어떠한 영향을 받지도 않는다.

이상원_Run_종이에 수채_19.5×26.3cm_2008
이상원_Run_단채널 애니메이션영상_00:04:00_2008

모더니즘 시대에 '여가'라 불리는 '휴지기'는 자본주의 논리로 혹은 실존주의 이론으로 많이 해석되어왔다. 그리고 이러한 이념을 대입하여 작품을 읽을 때 그 시선은 매우 부정적이고 염세적이었다. 여가란 것이 지극히 부르주아적인 산물이며, 특히 집단 속에서 개개인은 지독하게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로 머물러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이상원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러한 근대적인 해석을 거부한다. 그들의 무심과 무사 그리고 무관심. 이것은 부정도 염세도 아닌 현실 그 자체다. 그리고 이는 현대 예술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도록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상원_Climbers_종이에 수채_28×38cm_2008
이상원_Climbers_캔버스에 유채_100×162cm_2008

우리는 이쯤에서 뉴질랜드 작업에서 개개인의 '휴지기'에 몰두하기 시작한 작가의 수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의 드로잉에는 집단 속 개인이 아닌 오로지 홀로 존재하는 도시인이 등장한다. 배경 없이 인물만 도드라져 있어 우리의 시선은 반강제적으로 대상에 집중된다. '여가'를 즐긴다는 명분 하에 어딘가를 향해 달리고 있는 한 사람. 그렇다면 그가 홀로 공간 전체를 점유하고 있다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현실에서는 분명 그도 군상의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작가의 시선이 전체가 아닌 부분으로 이동했을 뿐. 이처럼 이상원은 마치 한 사람이 한 생애를 기울여 만드는 섬세한 시간의 울타리를 보여주려는 듯하다. 그리고 이는 군상과 드로잉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 이번 전시 『Interphase of our life』에는 이러한 두 경향의 작품이 모두 들어있다. 이렇듯 한 개체 한 개체의 정체성과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예술 행위. 이것이야 말로 현대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존재론적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는 것 아닐까. 고로 이상원의 작품은 우리의 일상 궤도 사이사이에 짧지만 강한 interphase를 심어준다 하겠다. ■ 김지혜

이상원_Ice Fishing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08

Lee Sang-won Exhibition - Interphase of Our Life ● All objects and life forms have their own time. Everyone's time is subjective; my time is unable to be your time, and his time also cannot become my time. It means that the time of innumerable people who gather in the same place flows at its own speed. As time encompasses 'everyday' and 'interphase', or 'leisure hours', one comes to the conclusion that one cannot help but remain extremely personal at any moment. Inspired by this conclusion, the viewer discovers a momentum to newly interpret Lee Sang-Won's A Group of People. ● A huge number of people in Lee Sang-Won's paintings come together in their shared objectives, such as swimming, trekking, skiing, and fishing. Each one is anonymous, but they all have their own distinctive identity and as a whole remain alone. Elaborate, minute renditions of figures well represent their identity. The artist creates his painting based on the facts he has secured through photographs. When depicting nature, men, and artificial objects, he chooses different textures and expressiveness according to each object. This shows his will to be faithful to phenomena proved by senses only, as well as his obstinacy to represent real substances. Lee's groups of people are in the same place but their time is not influenced by others. ● In terms of Modernism, 'interphase' is also referred to as 'leisure' and has been frequently interpreted based on the logic of capitalism or the principle of existentialism. When embracing these ideas in reading works of art, the point of view appears extremely negative and pessimistic. That is because the concept of 'leisure' is an outgrowth of the bourgeoisie, and an individual in a group remains tremendously isolated. Lee's figures, appearing disinterested and careless, refuse this interpretation. Their indifference and pursuit of comfort are neither negative nor pessimistic, but they are reality itself. For them, contemporary art is something to acknowledge, accepting reality 'as it is'. ● We need to pay attention to his focus on each one's 'interphase' while staying and working in New Zealand. A city dweller who appears alone, not in a group emerges in his drawing. As the figure stands out without any background, our gaze is almost forcibly drawn to him. He seems to be a figure who dashes toward somewhere in the name of enjoying leisure. If so, can we say that he occupies all the whole space? That's not true. He is just a member of a group. His gaze has moved to a part, not the whole. Through both his drawings and A Group of People, he intends to show an elaborate fence of time. ● In the art show, Interphase of Our Life, Lee represents the cohabitation of two modes of work. This is an artistic endeavor meant to lend meaning to the identity and time of each object, presenting a solution to an ontological problem in the scope contemporary humans as they are able to understand it. ■ KIMJIHYE

Vol.20081206f | 이상원展 / LEESANGWON / 李尙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