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장치 desire machine

쿠츠나 미와展 / KUTSUNA MIWA / 沓名 美和 / painting.performance   2008_1205 ▶ 2008_1221 / 월요일 휴관

쿠츠나 미와_국기國旗1(모시모시 NO.81)_한지에 먹, 아크릴채색_75×53cm_2008

초대일시_2008_1205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0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라이트박스_LIGHTBOX GALLERY 서울 마포구 상수동 93-29번지 B1 Tel. +82.2.6408.8011 www.light-box.kr

라이트박스가 2008년에 소개할 외국인 작가는 일본 출신의 쿠츠나 미와이다. 미와는 한국에 살면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한국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해외작가를 초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작가는 장르를 구분하자면 '동양화'로 표기될만한 작업을 하면서,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의 국가와 민족들에 대하여 고민해왔다. 작가는 동양 미술사의 범주 안에 정리된 전통 미술들에서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그것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만, 그것은 한 가닥씩 시간적으로 종적인 계보를 드러낸다. 쿠츠나 미와는 일본화, 한국화, 중국화라는 흐름을 거부한다. 대신에 그녀는 '오늘날' 이라는 시공간을 토대로, 몸소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향해 공간적으로 횡적인 이동을 해나간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작가는 현재 시점의 동양화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은 자기 그림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며, 자아 정체성의 고민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그림들은 일본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각이 담겨있다.

쿠츠나 미와_국기國旗3(continent)_한지에 먹, 아크릴채색_80×40cm_2008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회화 작품들은 일본의 전통 가면 (노오멘) 을 소재로 삼고 있다. 이 가면은 비애와 미소 같이 상반된 표정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서 도무지 어떤 감정을 나타내려는 것인지 알기 어렵다. 이것을 쓰고 하는 공연 역시도 움직임과 표현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연기하도록 고안되어있다. 전통적으로 일본인들은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 자신의 속내를 말하지 않는 것, 표정을 바꾸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작가는 현대의 일본인들도 여전히 그러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고 있다고 본다.

쿠츠나 미와_국기國旗4(water)_한지에 먹, 아크릴채색_91×61cm_2008
쿠츠나 미와_국기國旗2(channel2)_한지에 먹, 아크릴채색_91×80.5cm_2008

작가는 가면 뒤에서 살아가며,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뱉지 않는 삶이 과연 현재에도 미덕으로 여겨질 수는 있겠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그녀는 현대 일본 문화의 어두운 면들, 어덜트 비디오, 원조교제를 비롯한 뒤틀린 성문화, 루이비통 같은 명품에 대한 열광 등도 가면을 벗어버리지 못하는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쿠츠나 미와는 더 이상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속으로 삼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녀는 "정확하게 뭔가를 말할 수 있는 것 같은 작품을 내놓고 싶었다."고 한다. 오히려 "가면을 씀으로써 보다 침착하게 무언가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고 밝힌다.

쿠츠나 미와_무지無知_박제새, 머리카락 외 혼합재료_50×45×45cm_2008
쿠츠나 미와_욕망장치(얼음노래)_ 콘크리트 시멘트, 먹, 혼합재료_70×60cm_2008
쿠츠나 미와_퍼포먼스

이번 전시에는 회화 작품 외에도 타이니 티가든 (tiny teagarden), 하나 하나코와 함께한 공동 작업이 눈길을 끈다. '욕망 장치' 라는 제목을 들으면서, 어떤 이들은 들뢰즈를 떠올릴 수도 있겠으나, 쿠츠나 미와의 감성적인 접근 방식은 굳이 철학적인 용어들을 열거할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수용된다. ● 무용가인 타이니 티가든은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몸짓들을 보여주는데, 그녀의 생김새, 복장이나 분장 등은 전통적인 일본 인형을 연상시킨다.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살아 움직이고 있는 인형은 인터넷 가상공간 속의 아바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것은 하나의 인간이라기보다는 무용가의 형상을 통하여 나타나는 욕망 장치이다. 그것이 존재하는 공간은 인간의 육체가 머무는 시공간이기보다는 오히려 기계화된 데이터들로 가득한 공간이다. "그녀가 있는 세계는 어느 나라든지 자유자재로 갈 수 있지만, 어디에 가도 그 기계 안에서 빠져나갈 수도, 벗어날 수도 없다. 그것은 어디에 가도 반드시 사람의 욕망에 묶여 있다." ● 오프닝 행사에 맞추어 타이니 티가든은 마르지 않은 시멘트 위에서 퍼포먼스를 펼칠 것이다. 움직임의 흔적들은 회색 시멘트 위에 기록될 것이다. 전시 기간 중에는 3명의 아티스트들이 서로의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공동으로 작업한 영상물과 음악들, 퍼포먼스의 결과물들이 전시된다. ■ 갤러리 라이트박스

Vol.20081207a | 쿠츠나 미와展 / KUTSUNA MIWA / 沓名 美和 / painting.perform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