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되다 infatuated

이성아展 / LEESUNGA / 李聖雅 / painting   2008_1210 ▶ 2008_1215

이성아_미혹Ⅳ_장지에 수간채색_123×200cm_부분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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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30pm / 주말,공휴일_10:00am~06:00pm

공화랑 GONG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23-2번지 Tel. +82.(0)2.735.9938 www.gonggallery.com

미혹되다 / [동사] 1 『…에/에게』 ⇒미혹. / 어리석은 생각에 미혹되다 / 2 ⇒미혹. 迷惑 / [명사] 1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 미혹을 끊다 / 미혹에서 벗어나다 / 2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 / 너희에게는 더욱 길고 괴로운 방황과 미혹의 세월이 기다린다는…. 『이문열, 사람의 아들』 (제공_국립국어원)

이성아_미혹Ⅳ_장지에 수간채색_123×200cm_2008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간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내포하고 있는데, 삶이 풍요로워지는 반면 중요한 것을 분별해낼 수 있는 판단능력의 상실이 그 중 가장 크다 할 수 있다. 자신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조절할 이가 얼마나 될까.

이성아_미혹Ⅱ-atropos_장지에 수간채색_71×130cm_2008

나의 그림은 이런 다양한 정보 중에서 누구나 어린 시절부터 접해온 동화, 설화, 신화나 전설과 같은 [이야기]들에서 시작한다. 이 이야기들을 살펴보면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를 막론하고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명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로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운명의 세 여신 (Cloto, Lachesis. Atropos)과, 우리나라의 '감은장 아기 설화' 등이 그렇고, 운명을 모티브로 한 물건에 관한 이야기로는 '신데렐라', '빨간 구두' 등의 동화와, 우리나라의 '야광귀(신발 훔쳐가는 귀신)'전설 등을 찾을 수 있다. 신발이란 소재는 과거 뿐 아니라 현재에도 '운명'의 메타포로서 작용하는데, 대표적인 예가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었던 'Sex and The City' 이다.

이성아_거짓말쟁이Ⅰ_장지에 수간채색_160×100cm_2008

또 다른 예로 '욕망'에 관한 것으로는 '삼손과 델릴라'에서 삼손이 욕망에 눈이 멀어 자신의 힘을 잃어버리게 한 도구로서의 매체가 머리카락 이었으며, 이 외에도 여러 이야기에서 속세와의 연을 자른다는 의미로서 머리카락을 가리거나 자르고 수행에 들어간 수녀과 스님의 이야기들이 많다.

이성아_거짓말쟁이Ⅱ_장지에 수간채색_100×50cm_2008

이런 식으로 얻어진 스스로 할 이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기호(신발, 머리카락, 빨간 실, 가위, 열쇠, 사과, 레몬 등)들은 그림 속 인물들에게 녹아 비로소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이성아_죄_너무 길다Ⅰ_장지에 수간채색_160×100cm_2008

자신이 가진 운명의 빨간 실은 보지 못하고 다른 것에 눈이 멀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열쇠는 보지도 못한 채 서성이고, 달콤한 거짓말로 상대방을 미혹시키는 등, 자신들의 공간에서조차 번민하고, 현실에 밀착되지 못한 채 거짓과 진실의 경계속에 부유하는 화자들은 거울을 통해 그림 밖 세상과의 접점을 가지게 된다. 거울은 하나의 주체로서의 자기를 처음으로 깨닫게 하는 대상이라 했던 라캉의 말처럼 관람자가 거울을 통해 그림속의 인물을 관람자 자신의 자화상이라 인식함으로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과, 공감을 이끌어 내기위한 장치이다.

이성아_죄_너무 길다Ⅱ_장지에 수간채색_160×100cm_2008

하루하루 일기를 쓰듯 그려진 그림들. 자유로와 갑갑하고, 젊어서 아득한 내 스물의 자화상이다. ■ 이성아

Vol.20081208f | 이성아展 / LEESUNGA / 李聖雅 / painting

@ 우민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