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란, 바늘땀-치유하기 위한 어떤 것, 혹은 아무것도 아닌 것

김혜란展 / KIMHYERAN / 金惠蘭 / sculpture   2008_1212 ▶ 2008_1219

김혜란_그림자 치유_고(古)목재, 비단, 실_가변설치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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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212_금요일_05:00pm

Kim Hye Ran, DDAM - Something to heal or not展

관람시간 / 11:00am~07:00pm

더 갤러리_THE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7-13번지 W&H빌딩 B1 Tel. +82.2.3142.5558 www.gallerythe.com

Something to Heal or not ● 복잡하지만 질서정연하게 연산을 마치면 답이 나오는 것과는 달리,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은 이미 정답을 머리에 인 채 끊임없이 헤매고 돌아다니는 헛짓거리와도 같다. 한 때 나는 어떤 이벤트나 합리적인 논리로 포장된 치료의 과정을 거치면 모두 치유되어 병상을 박차고 나가 산들산들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해 어머니의 암 투병을 지켜보면서 치유란 뫼비우스의 띠처럼 왔던 지점에 다시 돌아오는 해괴한 일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시도 때도 없이 들춰지고 때로는 거대한 화살이 무더기로 날아오기도 하며 다른 상처와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묘한 술수를 부리기도 한다.

김혜란_가서 물어봐_고(古)목재, 면사_가변설치_2008
김혜란_다섯 땀_고(古)목재, 면사_66×18×12cm_2008

결국 치유는 요원했고 내가 치료라고 내렸던 처방들이 돌팔이의 치기어린 열정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의 말처럼 머리카락이 머릿속을 향해 자라는 것처럼 복잡해진 나는 결국 완전한 치유라는 것을 포기했다. ● 결국 이 모든 퍼덕거림이 잠잠해지고 공중에 떠다니는 먼지가 바닥에 조용히 쌓일 때쯤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진정한 치유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것을. 마음의 상처가 치유된 것인지 치유되지 않은 것인지, 또 나를 치유한 것인지, 아니면 그 모든 것을 머리로 이해하게 된 것인지, 그도 아니면 모조리 잊게 된 것인지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치유는 섣불리 마침표를 찍을 수 없으며 완전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는 일이므로 나는 나의 상처들과 행복하게 공생하는 길을 찾기로 한 것이다.

김혜란_빨간 지붕_고(古)목재, 비단, 실_가변설치_2008

"Something to Heal or not" 치유하기 위한 어떤 것, 혹은 아무것도 아닌 것의 의미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답은 언제 어떻게 내게 올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동시에 어떤 여지는 만드는 것일 수도 있는데 왜냐면 나의 작품들이 내게 '도대체 뭐가 문제지?'라고 되물을 때 어느 날은 펑펑 울며 모든 걸 털어 놓을 수도 있지만 또 다른 날은 모호한 형태와 색 속에 교묘히 숨어 아무 것도 아닌 양 내숭을 떨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김혜란

김혜란_돼지_고(古)목재, 비단, 실_28×13cm_2008

Something to Heal or Not ● Unlike an arithmetic problem that might be complicated but yields an answer if one carefully follows the formula, healing a wounded mind is like an endless wandering with an answer already in one's head. There was time that I believed one can go through a healing process made up of certain events and rational logic in order to heal one's wound, and then one can get out of the sickbed to walk about freely again. However, as I watched my mom struggle with cancer last year, I realized that healing is a series of inexplicable events that brings one back to where one started like walking on a Mobius band. The wound is poked at any time; sometimes giant arrows fly at me. Different wounds gather than scatter repeatedly, leaving me baffled. In the end, healing was out of my reach. The treatment that I believed to be effective turned out to be impetuous passion of a quack. I was deeply confused as if hairs started to grow into my head, and I gave up on the idea of complete healing. ● Finally I had a revelation when all the fluttering subsided and the floating dusts settled on the floor in silence. I realized that I cannot possibly know when and how a genuine healing will come to me. No one can be assured of whether a wounded mind can be healed, whether one is truly healed or just come to comprehend the hurt rationally or the hurt fades into the realm of oblivion. One cannot easily close process of healing and be sure that the healing is complete. Thus I seek happy coexistence with wounds. ● "Something to Heal or Not" suggests that one endeavors to heal a wounded mind but cannot be sure when and how an answer will be found. My attitude changes; when my work throws a question at me, 'what is my problem,' I sometimes find myself crying my heart out, confessing everything, but other times I pretend to be calm, cleverly hiding behind ambiguous form and colors. ■ Kim Hye Ran

Vol.20081212a | 김혜란展 / KIMHYERAN / 金惠蘭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