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여행자 되기

고권展 / KOKWOUN / 高權 / painting   2008_1218 ▶ 2008_1230 / 일요일, 공휴일 휴관

고권_playground-낮은 바람이 부는 쾌락의 숲을 지나_종이에 먹, 채색_162×508cm_2008

초대일시_2008_1218_목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공휴일 휴관

신한갤러리_SHINHAN MUSEUM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2-12번지 신한은행 광화문지점 4층 Tel. +82.2.722.8493 www.shinhanmuseum.co.kr

삶은 의문부호로 가득찬 이상하고 다양하며 알 수 없는 세계이다. 그러므로 답을 낼 수 없고 인식이나 집착의 대상도 아니다. 불가해한 이 여정에서 개인의 근원적인 불안과 허무감을 드러낸다. 개인의 성향의 바탕을 이루는 과거는 현실에 환영처럼 끊임없이 출몰하여 과거와 현재의 경계 혹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이룬다. 그리고 다양하며 이질적인 문화가 대립하고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개인은 주체적 존재이자 주변적 존재일 수밖에 없는 경계에 서있다. 이러한 경계의 수면 위를 걷는 개인의 여정은 마치 외로운 여행자의 행로와 닮았고 경계인적인 내적 불안은 환상이라는 형태로 발현된다. 나는 그 환상에 주목한다.

고권_추운날_종이에 먹, 채색_37.5×23.5cm_2008

떠나지 못하는 자 ● 모두들 섬으로 도망쳐왔다. 사랑하는 이와의 행복의 도피 혹은 현실의 억압을 피해 오직 바다만을 대면하고자 건너오곤 했다. 어떤이는 섬을 사랑하기도 했고 어떤이는 섬을 경멸하기도 했다. 또 다른이는 마치 자신이 섬을 지배하기도 했는냥 섬에 대해서 떠벌이곤 했다. 하지만 섬에 사는 나는 도망칠 곳이 없었다. 그 빛의 고장에서 나는 끊임없이 다른 세계만을 꿈꾸었다. 극도로 건조한 대기와 방아쇠를 당기게 할 만한 작열하는 태양. 그 속에서 나는 더욱 자유로워 질것만 같았다. 그러나 섬과 뭍 그리고 바다 어디도 사랑하지 못한 나는 어디도 떠나지 못하였고 그 경계에서 나는 끊없이 부유하고 표류하고 있다.

고권_포로가 되고싶은 소망_종이에 먹, 채색_27.5×22cm_2008

경계인 혹은 어느 청년의 자각 ● 차로와 인도 사이의 어중간한 길을 걷는 웃음도 아닌 찌뿌림도 아닌 쓴웃음을 짖고 다니는 존재인 그 청년은 경계인이다. 결론적으로 그에게 삶은 따분하다. 그에게 삶이라는 시간은 패턴화된 벽지와 같이 보인다. 때론 그러한 벽지의 하나의 패턴 또한 되지 못한다는 절망감에 슬퍼지기도 하지만 자신 또한 벽지를 꾸미는 하나의 낙서라는 생각으로 자위하기도 한다. 그는 자신이 행복한 존재임을 자각하기 위해 사막과 깊은 오지를 떠올린다. 그곳의 유목민들과 고행자들을 생각하며 생명력을 갈구하고자 하지만 그는 불안과 피해의식으로 가득 차있다. 가끔 그는 자신이 많은 의미를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는 조바심에 삶의 한순간 한순간들을 주시하고 깊이 호흡하고자 애쓰기도 한다.

고권_용감한 아이_종이에 먹, 채색_132×162cm_2008

하지만 결국엔 끝없이 구토를 하는 고독한 사나이 로캉탱과 자신을 투영시키고 말았다. 불가해하고 불안으로 가득찬 이 세계에서 그는 어리숙한 동물이며 완성 되지못한 기계였다. 부적응적인 존재인 그 청년은 경계인이었다. 언제였던가, 그는 절망이 자신을 강하게 하고 힘을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숙명을 자각하며 자신안의 농밀하고 충만한 내적 불안에 주목하고 그것을 긍정하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때로 거대한 감정의 물결로 영혼을 짖누르는 공포가 되기도 했지만 삶의 열정이 되기도 하였다. 무언가 표출해내지 않으면 안되게끔 하는 충만한 감정이자 힘이었다. 그리하여 그는 그에게 좌절이라는 선물을 주시는 신께 깊이 감사를 바치면서 경계인 일수밖에 없는 운명적 존재인 자신의 내적인 불안을 그리기 시작했다. ■ 고권

Vol.20081212e | 고권展 / KOKWOUN / 高權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