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_landscape

김대옥展 / KIMDAEOCK / 金大玉 / painting   2008_1205 ▶ 2008_1220 / 일요일 휴관

김대옥_air show_캔버스에 유채_50×70cm_2008

초대일시_2008_1205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무이_GALLERY MUI 서울 서초구 서초동 1658-14번지 무이빌딩 1층 Tel. +82.2.587.6123 cafe.naver.com/gallarymui

김대옥 작가의 말을 빌면, 이번에 전시할 작품은 풍경화시리즈입니다. 작가는 우울하고 고단한 현대인의 향수를 풍경화에서 찾으려 했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면 그가 말하는 풍경은 어떠한 풍경일까요? 퐁텐블로 숲을 찾아 들어갔던 바르비죵 화가들의 그것과 같은 것일까요? 아니면 모더니즘 시대를 통해 본질을 찾으려고 처절하게 몸부림쳤던 아방가르드 화가들의 화면일까요? 그런데 김대옥의 작품은 전원풍경에서 받은 빛의 인상을 포착하는데 집중하고 있지는 않고, 히스테리컬한 날카로운 붓질 속에서 드러나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면 21세기를 사는 이 작가는 무슨 광경을 묘사하고 있을까요? 작품을 살펴 보겠습니다.

김대옥_yacht race_캔버스에 유채_72×90cm_2008

「에어쇼」라는 작품 제목을 볼 때, 하늘색 바탕은 하늘이겠고 흰색 창자모양은 구름이겠으며, 검은 두 개의 선은 비행기겠습니다. 두 비행기가 하늘을 가르며 뭉게뭉게 구름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작품은 사실 그다지 실제적으로 표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비행기, 하늘, 구름의 관계가 어떠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거나, 하얀 창자 같은 구름 모양이 흡사 하트형태와 닮아 있다는 그런 알레고리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정지! 그가 붙잡고 있는 찰나를 살펴보면, 활발한 움직임과 요란한 굉음이 있을 법한 상황의 한 순간, 즉 연속적인 움직임의 진동이나 소음은 사라지고 정지의 순간만이 표현적인 붓질로 남아있습니다. 남아 있는 붓질에 의해 꽤 미묘한, 정적이자 동적인 화면만이 남는 것입니다. 다른 작품을 보겠습니다.

김대옥_파도_캔버스에 유채_65×90cm_2008

초록 바탕에 배가 비스듬히 놓여있습니다. 배를 보면 초록 바탕은 바다여야 합니다. 동시에 초록색 배경에 집중하여 푸른 초원으로 본다면 배는 실제가 아닌 모형을 그린 것이어야 합니다. 한편, 배의 실제적 표현과는 반대로 바탕은 평평합니다. 이 배경은 배가 묘사하는 실제성에 적합하게 묘사되어 있지 않아 보입니다. 배는 반복적으로 화면을 구성하지만 배경은 그러한 배를 담담하게 드러냅니다. 작가는 이러한 상호작용에 대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작품을 보겠습니다.

김대옥_river_캔버스에 유채_73×116cm_2008

회색배경에 배 형상도 있고 파도도 있습니다. 그림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관계상 이것은 어느 흐린 날 증기선이 연기를 내뿜으며 거친 파도의 한 가운데에 떠 있는 바다풍경입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하늘과 증기선은 평평한 붓질로 그려져 있고, 파도만 거친 불질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배가 폭풍 속에서 흔들리는, 마치 위험천만한 순간에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묘사이기에는 배의 위치가 덜 극적입니다. 우울한 회색톤 화면, 그리고 조용히 증기를 내뿜지만 부동의 수동적 형태를 보여주는 정지 상태의 배, 마지막으로 대조적으로 분출하는 붓질은 어쩔 수 없는 현대인의 우울함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또는 무엇을 재현하기 이전, 또는 형상이 만들어지기 전의 붓의 스트록strokes만이 남아 배의 수동성과 파도의 분출 가운데서 미묘한 진동을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결국 작가는 한 화면안에 서로 다른 요소들을 녹여내고, 그 화면은 진동의 흔적과 지나간 붓 자국으로 표출됩니다.

김대옥_파도타기_캔버스에 유채_50×70cm_2008

처음 김대옥의 최근 작품을 보았을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 작품 스타일이 좀 바뀌었네..." 그런데 좀 더 살펴보니 "글쎄... 그런데 여전하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대옥 작가는 끊임없이 그립니다. 그는 여전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해 얘기합니다. 그가 얘기하는 감성은 습관적이고 기계적인 그림 행위로 표출되지는 않습니다. 뭔가 자극적이고 새로워 보이는 제스춰는 없지만 꾸준히 그리고 조금씩 진화합니다. 그것이 그의 강점이겠고, 그래서 그의 화면은 살아있습니다. 살아있는 상품은 만나기 쉬워도 살아있는 그림은 사실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의 그림이 살아있는 것은 그 꼼지락거리는 감성 때문입니다. 의도적으로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지도 않고 전략적이지도 않지만 은근과 꾸준함이 있습니다.

김대옥_뚝섬_캔버스에 유채_50×70cm_2008
김대옥_springboard diving_캔버스에 유채_50×70cm_2008

이번 풍경 시리즈도 3년 전 그의 개인전서 보여준 자화상 시리즈와 동물원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페인팅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풍경은 그가 꼼지락거리는 시각으로 본 세계이겠습니다. 그의 시간은 그가 그린 풍경 속 은근한 긴장감만큼이나 꾸준하며 질긴 생명력으로 항상 동일한 속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빨리 뛰려 하거나 또는 비행기 같은 운송수단을 이용하여 날려 하지도 않습니다. 그의 속도는 그의 그림이 포착하고 있는 만큼 정지되어 있는 듯하며 과도한 움직임의 노력 또한 하지 않습니다. 그가 주시하는 모티브도 그러합니다. 하루하루 변화무쌍하고 스피디하여 무엇인가에 쫓기는 긴장된 생활 속에서는 보기 어려운 시각에 의한 풍경입니다. 바로 이러한 풍경이 그가 현대인들에게 제시하는 향수의 메시지입니다. ■ 오수수

Vol.20081212f | 김대옥展 / KIMDAEOCK / 金大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