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2008

차기율展 / CHAKIYOUL / 車基律 / mixed media   2008_1208 ▶ 2009_0103 / 월요일 휴관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2008_포도나무, 자연석, 스텐레스 스틸_71×350×10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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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210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벨벳 인큐베이터 VELVET INCUBATOR 서울 종로구 팔판동 123-3번지 Tel. +82.2.736.7023 www.velvet.or.kr

차기율, 생과 사가 순환하는 뫼비우스의 띠 ● 차기율의 작업에 부쳐진 주제들은 부유하는 영혼, 땅의 기억, 사유의 방,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로서, 이들 작업의 가장 큰 특징은 인위적인 과정을 가급적 배제함으로써 자연의 본성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예컨대 숲속에 버려져서 넝쿨 식물의 줄기와 뿌리가 한데 얽힌 리어카를 소재로서 도입하는 식이다. 얽혀있는 줄기와 뿌리를 적당히 정리한 후에, 그 죽은 줄기의 부분 부분을 흙(테라코타)덩어리로 감싼다. 흡사 자연이 조형화하고 생성시킨 유기체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업은 그러니까 자연이 만든 오브제를 발견하고 이를 작업화 한 것이다. 이는 그 자체 일종의 발견 오브제에 그 맥이 닿아 있다. 여기서 죽은 줄기를 감싸는 흙덩어리는 치유와 주술 그리고 제의 행위를 암시하며, 자연이 내재한 생명력과 복원력을 암시한다. 이처럼 작가는 자연의 본성을 끌어내는 한편, 그 본성에 자기의 본성을 일치시키는 과정으로부터 작업의 당위성을 얻는다.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2008_포도나무, 자연석, 스텐레스 스틸_71×350×105cm_부분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2008_포도나무, 자연석_86×125×76cm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2008_포도나무, 자연석_65×184×45cm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 2008_포도나무, 자연석, 스텐레스 스틸_71×350×105cm

특히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 사이」를 주제로 한 작품들에서 순환의 여행은 말할 것도 없이 자연의 순환원리를 일컬으며(이를테면 생과 사가 하나의 고리로 순환하는), 그 원리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삶의 존재를 지시한다. 이러한 순환과정을 여행과 여로 그리고 항해에다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방주는 노아의 방주로부터, 그리고 강목은 나무와 풀 등으로 한방에서 약초나 약재로 쓰이는 각종 식물의 대강(大綱)과 세목(稅目)을 밝힌 서책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따온 것이다. 이를 통해 동양(본초강목)과 서양(노아의 방주)에 나타난 자연사상과 생명사상을 하나로 융합시키는 프로젝트를 실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로 포도나무 줄기를 소재로 취하는 데, 여타의 나무들에 비해 뒤틀림 현상이 심해 마치 근육과도 같은 유기체의 본성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포도나무 줄기를 끓는 물에 삶은 연후에, 그 껍질을 일일이 벗겨내고 그 토막들을 연이어 조림하는 방법으로써 거대한 구조물을 만든다. 전체적인 형태가 타원형인 구조물을 세로로 길게 설치한 것에서 마구 얽히고 설킨 덩굴나무가 연상되는가 하면, 비정형의 유기체적 다발이나 덩어리를 보는 듯도 하다. 그리고 그 줄기의 표면에는 여러 의미 있는 문자들, 주로 자연과 관련한 한문자들이(이를테면 본초강목에서 인용한) 붓글씨로 기입돼 있다.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_사진, 인디안 잉크_51×34cm_2008
차기율_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_사진, 인디안 잉크_100×70cm_2008

주목할 점은 이 거대한 구조물이 마구 얽혀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 그럼으로써 생과 사가 순환하는 자연의 원리를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구조물의 중간 중간에 납작한 조약돌이 장착돼 있는 데, 조약돌의 가운데를 뚫어 그 구멍 사이로 나무줄기가 관통하게 한 것이다. 마치 마디를 연상시키는 이 조약돌이 생과 사가 반복 순환하는 경계를 암시하며, 윤회의 계기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조약돌의 표면에 난 크랙 위로 한문자를 표기한 오브제 작업과(그 자체 상처를 치유하는 주술적 의미를 담고 있는)사진과 드로잉을 병치하고 중첩시킴으로써 그 의미를 강화한다. 한의학에 바탕을 둔 문자들이나.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서로 결합된 것 같은 구조물, 그리고 생명원리를 암시하는 드로잉이 어우러진 차기율의 작업은 생명사상이나 생태담론적 비전을 향해 열려있다. ■ 고충환

Vol.20081214f | 차기율展 / CHAKIYOUL / 車基律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