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환展 / OHSOONHWAN / 吳淳煥 / painting   2008_1213 ▶ 2008_1224

오순환_꽃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62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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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8_1213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9:00pm

남산화랑_NAMSAN GALLERY 부산시 금정구 남산동 952-2번지 Tel. +82.51.514.4658 cafe.naver.com/woon4658

오순환의 열두달 그림 ● 그의 그림은 쉽다. 그러나 그것은 그림이 가볍거나 유치하기 때문이 아니다. 작가는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1980년대에 대학을 다녔고, 그 때의 그림과 시각 이미지들은 당시의 시대상황을 반영하듯 거친 내용과 메마른 형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힘겨운 시대를 담아낼 형식에 대한 고민의 결과로 '내 이야기부터 솔직해져보자'는 다짐을 했다고 한다. 초창기 그의 작품이 팍팍한 현실을 이야기하면서도 가슴 따듯한 소박함을 담고 있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 이후 그는 '가족'을 자주 그렸다. 그에게 있어서 '가족'은 진솔함의 표현이었다. 그는 그림에 담긴 내용이 자신 주변의 일상적인 이야기지만 모든 이들의 이야기로 확장되고 공감되기를 바랬다. 이처럼 그의 그림이 누구나 쉽게 다가가도록 그려진 이유는 자신 스스로부터 솔직해지고자하는 깊은 성찰에서 나온 것이다.

오순환_바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16.8cm_2008
오순환_연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0.9cm_2008

그의 그림은 편안하다. 하지만 그의 생활이 편한 것은 아니다. 도시로부터 떨어진 울산 외곽의 웅촌 작업실에서 가족들과 일주일에 한번만 볼 수밖에 없는 외로움을 견디며 추운 겨울을 보낸지가 10년째이지만 항상 따뜻하고 정감 있는 사람의 모습과 인간과 자연이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삶의 형태를 화폭에 그려내고 있다. 현실의 불편함에 비해 그의 그림이 편안한 이유는 그가 자연속의 느린 삶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자연으로부터 무언가를 빼앗으려는 욕망을 버리고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인간 본연의 모습,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고 있어서 그의 그림은 편안하다. ● 그의 그림은 애잔하다. 그는 주로 우리 이웃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있는 풍경들, 즉 아이와 엄마, 아내와 가장, 등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서민적 풍모의 인물들로 구성된 가족과 그 가족의 일상적 풍경들에서 따듯한 긍정의 시선을 부여함으로써 낯설지 않고 친근한 그림들을 선보여왔다.

오순환_청사포일출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16.8cm_2008
오순환_풍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100cm_2008

한때 그림의 소재로 다루기도 했던 토정비결에서 그는 힘없고 보잘 것 없는 민중들의 아련한 삶의 희망과 기원을 읽었다. 또한 한때 경제적으로 힘겨웠던 시절, 길을 가다 가로수를 눈물겹게 안아본 경험이 있는 작가는 그 느낌을 기억하며, '모두들, 눈으로 만이라도 안을 수 있었으면...'하는 기대로 서로 안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그렸다한다. '부녀불(父女佛)' '모자불(母子佛)' '부부'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 등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종교적이며. 가족간의 사랑을 강조했던 이유도 그림으로나마 마음의 상처가 어루만져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 오순환의 그림들은 쉽고 소박하고 따듯하다. 그림에 관한 이런저런 지식이 없어도 그의 그림은 누구에게나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준다. 그리고 인물과 풍경을 단순화시켜 묘사하는 그의 화풍은 적절하게 배치된 풍부한 여백과 더불어 그림과 마주한 이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열두달의 변화를 테마로 하는 이번 전시는 한 자리에서 오순환의 그림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오순환_바다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00cm_2008
오순환_풍경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3×116.8cm_2008

해운대 청사포 바다 위 떠오르는 아침 해를 바라보는 부부의 뒷모습이 담긴 그림을 시작으로 2월을 표현하는 꽃을 든 엄마와 엄마의 치맛자락을 잡고 있는 아이, 그리고 5월을 상징하는 밭 매는 부부의 모습, 한낮의 더위를 피해 정자에서 소일하는 한가로움과 하늘 빛 바다 위 한가로이 떠있는 나룻배, 또한 여름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남녀의 뒷모습과 풍요롭게 잘 익은 벼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황금들녘의 모습이 담긴 그림들은 작가가 살아가고자하는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자 24절기의 감성적인 기록인 셈이다. ● 빠르게 더 빠르게를 요구하는 현대의 삶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조금만, 잠시라도 느리게 살며 삶을 성찰하는 일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깨닫고 그의 그림을 통해 마음의 움직임에 귀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 작가는 또다른 변화를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 변화가 어떠한 것이든 세월의 맛이 느껴지는 깊이 있고 사람들 마음속의 빈곳, 쓸쓸한 곳, 어두운 곳을 어루만져주는 화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이진철

Vol.20081214g | 오순환展 / OHSOONHWAN / 吳淳煥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