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북쪽_on photography

2008_1217 ▶ 2008_1230

초대일시_2008_1217_수요일_05:00pm

참여작가 나타나다_representation / 구성연_김수강_주상연_정혜진_데비한 살아지다_presence / 김옥선_안옥현_윤주경_윤정미_이선민_정강 사라지다_absence / 고현주_신은경_이옥련_이은종_전미숙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_월간사진

관람시간 / 10:00pm~06:00pm

관훈갤러리_KWANHOON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95번지 본관 Tel. +82.2.733.6469 www.kwanhoonprojects.com

「사진의 북쪽」에서 '북쪽'이 갖는 의미는 여기 모인 작가들의 작업만큼이나 다채롭다. '북쪽'은 부재를 견디는 일로부터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그동안 억압받은 것들을 귀환시키고, 우리의 인식 속에서 추방당했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다시 우리 세계 안으로 호출해낼 줄 아는 작가들의 삶의 자리이다. 또한 우리가 일상의 타성에 무뎌질 즈음 서늘하게 섬광이 지나가는 자리이고, '남쪽'의 대척점에서 존재/부재, 빛/어둠, 진리/허위, 원본/모사, 현실/꿈, 이미지/상징, 남성/여성의 자리이자 사진의 본향으로서의 북쪽을 의미한다. 더 구체적으로는 죽음의 공간인 북망산의 북쪽이기도 하다. ● 고향집 마당에는 '집'만한 무덤이 있다. 십여 년 전 큰 수술을 받으신 아버지께서 퇴원하신 후 직접 만든 무덤이다. 이젠 명절 때마다 으레 그 무덤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지만, 처음 그 무덤이 생겼을 때 무덤 안에 무엇이 있을까, 작은 문을 열고 안으로 걸어가다 문이 닫힐까봐 황급히 빠져나왔던 기억이 있다.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여전히 흐르는 삶의 시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의 운명과 그 운명의 고독한 아우성이 들려왔다. 사진 찍는 일은 그 문(shutter)을 하루에도 수십 번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 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진이라는 이미지는 타고난 휘발성을 가지고 있나보다. 찰나의 나머지는 온통 '죽음'이고 사진가는 무수한 죽음들을 만들어낸다. 영원할 것 같은 시간과 무한할 것 같은 3차원의 공간이 미끈한 인화지 속으로 들어와 농축된 레이어를 형성하거나, 이미 화석화 된 화면 속에서 다시 싹트고 숨 쉬며 존재하기를 시작하는 수수께끼 같은 사진이미지는 그래서 더욱 매혹적이다.

윤주경_의자_A Chair_C 프린트_180×150cm_1993
데비한_Two Graces I_라이트젯 프린트, 알루미늄, 아크릴_120×140cm_2008
고현주_대법정_C 프린트_123×149cm_2006
주상연_Wonder on Parnassus series_C 프린트_50×40inch_2007
김수강_Stones 14_중크롬산염 검 프린트_90×70cm_2008
김옥선_rich the naturalist_C 프린트_100×125cm_2007
이은종_A studio 18B_C 프린트_150×180cm_2006
정 강_Say, 이진_C 프린트_100×100cm_2003
안옥현_에린과 샹들리에_C 프린트_100×100cm_2007
전미숙_김대건상, '우상의 자리'중_젤라틴 실버 프린트_97×97cm_1999
이선민_최명순의 집-추석풍경_C 프린트_120×150cm_2006
구성연_나비시리즈_라이트젯 프린트_120×150cm_2000
이옥련_Wittenberge 26.05.2001_디지털 프린트_60×94cm
정혜진_Potentiality-0528_M 프린트_60×80cm_2005
신은경_PhotoStudio-chair_디지털 프린트_79×100cm_2007

우리가 뛰어난 예술이라고 평가해온 작품들은 보이는 것들을 단순하게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끌어내 보이도록 함으로써 현실의 이면과 표면을 조화롭게 만든 것들이다. 이러한 작품들만이 이성 중심주의와 남근적 폭력으로 가득한 세계가 만들어 놓은 불구적인 현실을 제자리에 돌려놓게 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사진가들은 부재의 흔적을 포착해내고, 그 흔적(trace)에 주목한다. 말해질 수 없는 것, 존재할 수 없는 것들을 향해 흔적 찾기를 시도하는가 하면, 대상을 나타나게도 하고 사라지게도 하며 플라톤의 동굴 안팎을 넘나들며 '생생한 무당'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들은 모두 삶의 원근법적 중심(소실점)의 부단한 재설정 과정을 통해 굳건하게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 ● 아마도 눈이 밝은 사람은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을 알 것이다. 이 전시는 동시대 사진가 16인의 작품을 통해 사진 매체에 대한 존재론적 물음을 제기하는, 영문타이틀 명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사진에 관한' 사진전이다. 전시될 작품들은 크게 '나타나다', '살아지다', '사라지다'의 범주로 나눠지며, 각각 사진매체의 가장 큰 특징인 재현(representation)과 현존(presence), 부재(absence)의 의미들을 밀도 높게 보여주는 작업들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16인의 여성 사진가의 작업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의미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와 함께 작가들의 작업세계를 조망한 『사진의 북쪽』이 출간될 예정이다. ■ 최연하

Vol.20081217e | 사진의 북쪽_on photograph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