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eady?

김경환展 / KIMKYOUNGHWAN / 金坰煥 / painting   2008_1220 ▶ 2009_0120 / 월요일 휴관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62cm_2008

작가와의 대화_2008_1220_토요일_05: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오픈스페이스 배_OPENSPACE BAE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 삼성리 297-1번지 Tel. +82.51.724.5201 www.spacebae.com

바니타스(vanitas)의 심연● 흔히 바다를 소재로 한 그림이라면 정박한 배, 출항하는 어선, 바위나 모래 해안, 넓고 잔잔한 수평선, 하얀 포말을 일으키는 해변 정도일 것이다. 가끔 모래 위에 정박 중인 폐선이나 거대한 폭풍우를 그린 그림도 있을 테지만 이러한 그림들도 여전히 그 속내는 바다와 관련되어진다. 김경환이 이번에 보여주는 작품들도 바다를 소재로 한다. 부산 앞 바다다. 물론 그의 그림도 기존 바다 풍경의 틀 안에 있다. 그러나 그의 작품엔 기존 바다 풍경과는 조금 다른 무언가가 있다.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다른 무언가가 그의 바다 그림에 있다.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4×162cm_2008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4×162cm_2008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4×162cm_2008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73cm_2008

원래 풍경화로서 바다를 소재로 삼기 시작한 것은 17세기 네덜란드와 영국이었다. 아무래도 국가의 부와 권력을 제해권에 의지해야 했기 때문이겠다. 식량을 바다에 의존한다는 의미는 삶으로서 논과 밭에 의지하는 것에 유비된다. 바다는 논밭인 것이다. 바다는 개척해야 할 삶의 터전이면서도 신성한 초월자가 거처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많은 바다 풍경화는 삶의 터로서 배와 항구, 신비와 초월로서 망망대해가 많이 그려지곤 했다. 그러나 바다가 주는 이러한 관념과 정서에서 김경환은 조금 다른 시선을 둔다. 그의 바다 그림은 삶의 터로서 풍경화라기보다 죽음과 실존이 뒤범벅된 관념으로서 바다다. 그는 바다를 통해, 정확히는 바다의 깊이가 주는 야릇한 깊이의 공포를 통해 삶의 심연을 투사한다.

김경환_solitude_종이에 수채_24×55cm_2008

전시된 그림은 모두 바다의 수면이다. 낭만주의적 소재로서 하얀 포말이나 광활하게 펼쳐진 수평선 그림이 아니다. 수면 그 자체다. 그렇다고 수면의 겉을 그리는 게 아니다. 수면이 내뱉는 깊이, 즉 심연(深淵)을 그린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심해(深海)다. 바다의 깊이를 표현하기 위해 1호짜리 붓으로만 작업한다. 1호 붓으로 쌓인 바다의 층은 결국 탄탄한 시각적 밀도감을 이룩한다. 100호짜리 한 작품이 이러한 지루한 반복과 터치를 통해 6개월 만에 완성된다. 바다가 주는 헛헛한 감상, 바니타스의 심연이 완성되는 것이다. 바로크 시대 때 죽음의 색이라 일컫는 청황색 바다는 그래서 인간의 존재론적인 상황을 은유한다.

위◁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73cm_2008 위▷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73cm_2008 아래◁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73cm_2008 아래▷ 김경환_solitude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40×73cm_2008

부산 작가가 갖는 바다에 대한 정서는 육지나 산골 출신 작가가 갖는 정서와 다르리라는 것은 엄연하다. 그에게 바다는 정신적 고향이자 위안의 처소다. 황량한 시대에 예술적 정서로서 바다라는 고향을 갖는다는 것은 예술가로서 행복한 일이다. 수면 위에 살랑거리는 미풍, 비늘처럼 반짝거리다 사라지는 햇살의 경박보다 층층이 쌓인 알 수 없는 바다의 깊이와 무게를 그려 낼 수 있는 게 이런 태생성이 갖는 정서의 힘일 테다. 그의 바다 그림이 조금 다른 이유다. ■ 정형탁

오픈스페이스 배에서 공모를 통해 매년 5회 개최되는 『A. U. ready?』기획전은 신진작가 및 유망작가의 전시를 지원하고 기존화랑에서 가질 수 없는 다양한 형식이나 복합적 요소의 문화적 표현 등 어떠한 형태의 표현일지라도 수용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이다. ■ 오픈스페이스 배

Vol.20081218d | 김경환展 / KIMKYOUNGHWAN / 金坰煥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