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erwegs

김일다展 / KIMILDA / photography   2008_1202 ▶ 2008_1231 / 월요일 휴관

김일다_Germany unterwegs 05_디지털 프린트_80×12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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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UV하우스_UV HOUSE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1652-323번지 예술마을 헤이리 Tel. +82.31.947.5958

자신이 속해 있는 현실이라는 이름 아래 공간, 환경, 사회 그리고 문화를 벗어나서 계속 떠돌아 다니는 인생은 누구나 한번쯤 꿈꿔온 삶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상투적인 표현인 '새로운 유목민 (neo nomad)'이건 뭐라고 불러도 좋다. 한군데 정착하지 않고 늘 떠돌아다니는 삶. 그러나 그 삶이 한정된 시간 안에서의 일시적 탈피인 여행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하나의 삶이 돼버린 다면? ● 김일다의『unterwegs』展은 그 자신의 삶이 그러하듯 정체 없이 떠돌아 다니며 살아가는 그의 삶과 정체성, 그리고 공간에 대한 해석이 담겨 있다. 'Unterwegs'는 독어로 '움직이고 있는, 여행(진행, 항행)중인'이라는 뜻으로서 공간의 정착을 토대로 움직이는 일반적인 삶보다는 역마살이라는 운명과 함께, 타의 반 자의 반 그 자체가 유동적인 그의 삶의 은유이다. 그리고 그 은유의 표출은 희미하며, 스쳐지나가고 또 초점 없는 기억의 잔상(殘像)과 단상(斷想)으로 남게 된다. 'Unterwegs'는 어떻게 보면, 그가 살아온 방식을 통한 공간의 해석이며, 자아의 투영이자 정체성의 여행이다.

김일다_France unterwegs 15_디지털 프린트_80×120cm

시 작 :『unterwegs』展 작업을 사람들에게 보여줄 때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 하나 있다.'어디서 찍었어요?'라는 공간성에 대한 의문이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질문이지만 이 간명한 질문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왔던 방식, 그리고 공간과 삶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를 인지하게 되었다. 이 질문이 어떻게 보면 작업의 시작인 셈이다. ● '다름'에서 유사성 발견 : 여행의 묘미란 현실이라는 공간을 벗어난 비현실의 즐거움이다. 물리적인 공간과 심리적 공동체인 사회라는 공간에서의 일시적 탈피는, 해방이라는 다소 상투적인 이름아래 사람을 들뜨게 한다. 그 해방의 원천은 정착과 소속이라는 현실에서의 자유이며 또 다른 현실을 -그러나 정착과 소속이 아니기에 비현실- 한 발짝 물러나 관망함으로써 '다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여행이 일시성을 벗어나 끊임 없이 반복될 경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것은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는 해방의 자유가 아닌 그 자체가 삶의 현실이 된다. 역마살(驛馬煞)이라는 운명과 함께 타의 반 자의 반, 나의 삶은 일반적인 공간의 정착을 토대로 움직이기 보다는 그 자체가 유동적인 삶이 돼버렸다. 이렇듯 정착되지 못하는 환경과 공간에선 다양성의 차이점을 찾는 즐거움 보다는 어느 공간에서나 볼 수 있고, 찾을 수 있는 유사성을 발견함으로써 다른 방식으로 정착의 의미를 찾는다. 다시 말해 공간 자체의 표면적인 모습이 아닌 내부에서의 해석으로서 공간을 받아 들인다.

김일다_Paris-karlsruhe 29_디지털 프린트_28×35cm
김일다_Berlin unterwegs_디지털 프린트_28×35cm

이동 속에서 인지하는 기억의 잔상과 단상 : 내부적인 해석을 통해 바라본 공간의 이미지는 공간과 공간의 이동을 연결 시켜주는 매개체(교통수단)의 속도와 연관이 있다. 오늘날의 교통수단은 이미 인간 스스로 구현 할 수 있는 물리적 속도를 넘기에 그 속도와 함께하는 기억이란 짤막한 단편으로만 나에게 남는다. 정체(停滯)되지 않고 지나가는 이미지들. 그리고 충분치 못한 시간과 빠름 속에서 인지하는 공간(풍경)의 이미지란, 흐릿하며 때로는 초점을 잃은 하나의 상(像)으로만 희미하게 기억된다. 이것이 'unterwegs'에 대한 내 기억의 단상(斷想)이자 잔상(殘像)이다.

김일다_Paris-karlsuruhe 77_디지털 프린트_28×35cm
김일다_Germany unterwegs 04_디지털 프린트_80×120cm

투영 속에서의 경계 : 기억의 단상과 잔상의 이미지 안에는 희미하게 반사되는 또 다른 공간의 이미지들이 반영돼 있다. 그것은 단순히 교통수단인 기차나 버스 안 유리창에 반사된 내부의 상(像)인데 유리의 상징성은 투영되어 보이는 바깥 공간과 내가 있는 공간의 묘한 경계를 보여준다. 유리창 밖을 통해 보이는 공간과 그 공간에 속하지 않고 경계 밖에 존재하는 나는, 철저히 관조적인 태도로서의 관망자이자 외부인의 위치를 갖게 된다. 이렇듯 Unterwegs의 이미지들은 보이는 공간과 그 공간 속에서 동화되지 못하는 혹은 동화하지 않고 반사되는 이방인의 또 다른 표출인지도 모른다.

김일다_Paris-Karlsruhe 01_디지털 프린트_28×35cm

마 지 막 : 『Unterwegs』展의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 갖는 '공간의 표시(제목)'는, 전체를 아울렀을 때 더 이상 그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즉, 한정된 공간을 통해 내부를 찾기보다는 그 공간을 벗어나, 내면을 통해서 역으로 공간을 받아 들이기 때문이다. 떠돌아 다니는 삶에서의 정착의 또 다른 의미. 그리고 그 유동적인 삶이 스미는 기억의 단상과 잔상들. 'Unterwegs'는 결국, 밖을 통한 자아의 투영이자 정체성의 여행이다. ■ 김일다

Vol.20081221b | 김일다展 / KIMILDA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