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대씨, 통의동 15번지에 끼어들다

책임기획_김홍식   2008_1219 ▶ 2008_1230

문일대씨, 통의동 15번지에 끼어들다展

초대일시_2008_1219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everywednesday(권다님_김선이_김소라_박나현_박선민_백인혜_정선주)

관람시간 / 11:00am~06:00pm

space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15번지 Tel. 070.7723.0584

『문일대씨, 통의동 15번지에 끼어들다』 프로젝트는 전문 예술인들의 고급문화행위가 어떻게 대중의 일상과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시작되었다. 오래된 고유의 분위기가 아직 남아있는 통의동 일대에 이러한 의문을 가진 작가들이 끼어들기를 시도함으로 예술 하는 행위가 현 시대를 읽고 파악하고 그 사회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대중과의 소통의 끈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는 세상을 새롭게 보게 하고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문화의 긍정적인 힘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이 단층에서 4층을 넘지 않는 통의동도 이제 서서히 그 모습을 조심스레 바꿔가고 있다. 그룹 'everywednesday' 작가 7인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인 통의동을 자신이 즐겨 쓰는 매체로 작업하고 관찰하고 생각의 전환을 통해 실험하면서 작업을 진행한다. 작가들은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안에서 유기적 관계-끈을 지탱하고 있는 개인의 작업을 통한 고유한 성찰 안에서 새로운 해법 찾기를 시도한다. 이러한 작가들의 시도를 통해 예술이 대중의 일상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에 답할 뿐 아니라 소통의 장소로 바라본 통의동 골목의 정체성과 변화해가는 모습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원주민들의 시각을 반영하고자 한다. 그들은 대중의 일상을 그들이 즐겨 다루는 매체들을 통해 간섭해 보고자 하며, 적극적으로 그것을 수용하고 재 창조함으로 문화, 일상, 대중의 문제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선주_시간의 추이 2_디지털 프린트, 오브제, 아크릴채색_120×100cm_2008

기억의 기록-정선주 ● 기억은 이전의 인상이나 경험을 의식 속에 간직하거나 도로 생각해 내는 것으로서 사물이나 사상(事象)에 대한 정보를 마음속에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정신 기능을 말한다. 그러나 현대인의 기억은 때로 기억의 대용량매체인 컴퓨터를 의지하여 증폭된다. 프로그램 안에 기억된 많은 정보는 망각에 의해서가 아닌 선택 받지 못한 것에 의해 사라진다. 작가의 작업은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잃어버린 기억 찾기를 시도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작업은 기억의 주관적인 부분을 객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적절한 이미지를 찾고 그것의 경계 짓기를 하기 위해 부여해야 할 새로운 기억을 삽입하는 일의 반복이다. 작가에 의해 선택된 기억들은 다시 한 번 각인된 흔적으로 기록된다. 그것은 흐려지거나 강조되어 기억된 것, 삭제되거나 각인되어 기억된 것으로 표현된다. 작가의 작업은 이곳에서 시작된다.

박선민_my room, your world_디지털 프린트_41×70cm_2008

My room, your world-박선민 ● 우리 방 벽지에 있는 북극곰은 곧 멸종한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한 생물체의 멸종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의 고요한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얼음 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북극곰을 나는 물끄러미 바라 볼 뿐이다. 나의 방은 따뜻하고 평온하기 그지없고 당신의 세계는 절박하고 위태롭다.'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매일매일의 사건 사고들은 구체적인 수치와 생생한 이미지로 전달된다. '유비쿼터스 시대'인 오늘날 빠르게 송신되는 정보들은 그 경중을 떠나 언제 어디서든 순식간에 접할 수 있고 또한 그에 대한 반응도 즉각적일 수 있다. 반면에 이러한 사건들은 그 내용을 뒤로한 채 하나의 파편적인 '사실'로 금방 잊혀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파편적인 '사실'들이, 실체는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내포한다는 것에 작가는 너무나 큰 괴리감을 느낀다.

권다님_시끄러운 승리 II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45cm_2008

오려붙인 풍경-권다님 ● 작가는 마치 클럽에서 DJ들이 원본을 마음대로 잘라내어 본인이 원하는 음악의 소스로 사용하듯 이들을 건져내어 무책임하게 자르고 조합한다. 즐거움과 두려움, 가벼움과 무한대로 증식되는 이미지들이 만들어내는 불안함, 그 갈림길들 사이에 서서 이를 바라본다. 소유하거나 보거나 스치는 것들, 순간적이며 소비되는 모든 이미지들. 이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무엇에 사용되는지, 어떠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그 의미를 상실한 채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쉴 틈 없이, 반복적으로, 우리의 일상에 다가온다. 그리고 우리의 정서와 감각에까지 다가와 문을 두드린다.

박나현_백귀야행_아크릴채색, 이미지변환_53×181.8cm_2008

Mega-pet Name : CHOBI-박나현 ● 작가는 그가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는'다른 세계'의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그가 표현하고 있는 곳은 어딘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세계. 과거와 미래, 현실과 비현실의 중간지점에 위치해있는 존재나 소속이 해체되어있는 세계이다. Mega-pet이라 명명한 그의 작업은 사이보그 모습을 갖추어 더 강력하고 완벽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는 동물들을 뜻한다.― 그 발상은 단순히 기계와의 결합으로 자연이라는 것이 변화하는 것에 있었지만, 예술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있을지도 모를 존재들은 인간이 상상을 뛰어넘는 또 다른, 제 3의 자연(nature)의 모습으로 점차 진화해나갈 것이다. 앞으로는 인공과 자연의 대립이 아니라 동물, 식물, 만들어진 것, 만들어진 것 중에서도 스스로 생각하는 것과 생각하지 못하는 것, 그리고 인간(자연적이든 휴머노이드이든) 거기에 더해 종을 규정할 수 없는 것 등이 뒤섞인, 잡종 공동체가 중요해질 것이다. Mega-pet의 이야기는 그것에 관한 것이다.

백인혜_창_창문오브제_영상설치_120×60cm_2008

Taking to the wall-백인혜 ● 작가는 일상에서 만나는 수많은 벽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일상에서 수없이 많은 벽에 부딪친다. 그 벽을 넘기도 하고 때로는 벽 앞에서 울기도 한다. 그렇게 벽을 더듬다가 밖을 내다볼 수 있는 창을 발견하는 순간, 그 창으로 숨을 쉬게 된다. 숨 막히는 어두운 공간에 뚫려있는 창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 볼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녹이 슨 창문 오브제와 시간이 갈수록 벽에서 창으로 변하는 영상을 바라보면서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며 현재를 생각한다. 벽 같은 창을 바라보면서, 또는 창 같은 벽을 바라보면서 그 사이에서 자신을 발견한다.

김선이_농담하는 집_사진에 디지털 드로잉_가변크기_2008

농담하는 집-김선이 ● 작가는 자신이 지난 3년간 외부 세상에 대한 기대로 창 밖을 바라볼 때마다 창을 가득 메우고 있었던 바깥 풍경을 기억한다. 그것은 아파트의 외벽이다. 때문에 외부 세계로의 이행이라는 작가의 기대감, 잠시의 휴식이라는 일상에서의 일탈은 번번히 좌절되었다. 작가는 그것들이 전해 주었던 억압 감과 피로감 때문에 대상을 외면하는 대신, 이미지 변주를 시도한다. 또한 그 외의 심리적 드로잉들을 페인팅 내부와 외부에 시간차를 두고 투사한다. 작가가 '농담볼'이라 부르는 동그란 덩어리들은 비관적인 장소들로부터 태어나 날아다니다가 적당한 곳에 붙고, 모이면서 이상한 현실을 그려놓는다. 이 일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농담을 걸어오는 장소에 대한 응답으로 이러한 가공을 통해 그의 동료들이 재치 넘치는 배우가 되어 관객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소라_축적_혼합재료_가변크기_2007

예술 상품 해체하기-김소라 ● 작가는 예술작품의 이미지를 차용이라는 형식을 통해 빌려옴으로써 현재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아주 개인적인 습관과 결부시키거나, 현대사회에서 작품의 이미지들이 생산되고 복제되는 방식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자 한다. 그는 예술작품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축소 저장해 휴대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다. 예술품의 이미지를 다운로드 받고, 서적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수집하고 있는 이미지들은 어쩌면 예술품 자체라기보다 일종의 상품이며 검색되는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정보제공이라는 명목으로 보기 좋게 포장되어 공개되고 있지만 사실은 전시 혹은 갤러리 등의 홍보를 위해 업로드 된 것들이거나 판매를 위해 사용된 것들이다. 그는 이를 담아낼 수 있는 전시 형식으로 미술사에서 확고히 한 획을 긋고 있는 대가들의 작업을 선택해 '점. 선. 면'이라는 회화의 기본요소가 될 때까지 해체한 후, 그 구성요소들을 떼어내 포장용기에 담아 설치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적 삶 속에서 이미지, 특히 예술작품의 이미지들이 생산되고 복제되는 방식에 관심을 갖는데 도시는 현대성이 내포하는 상품, 대중, 대량생산 등 수많은 삶의 방식들을 대변하기도 한다.

Vol.20081222e | 문일대씨, 통의동 15번지에 끼어들다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