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Visual ExcursionsⅠ

심아진_장희진展   2008_1211 ▶ 2009_0131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아이켐_GALLERY ICAM 서울 종로구 팔판동 72번지 Tel. +82.2.736.6611 www.galleryicam.com

심아진 ● 작가는『Transition』이라는 주제의 개인전에서 프레임이나 라이트박스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자신의 기억의 단편을 내놓는 작품을 선보였다. 금 전시에서도 역시 같은 제목과 프레임 구조를 따르는 구작과 신작들을 보여 준다.

심아진_Transition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_58×84cm_2007

심아진이 프레임에서 보여 주는 것은 일상에서 잘 볼 수 있는 이미지들이나, 그것은 중첩의 방법을 통해 변형되어 있다. 하나의 이미지가 겹겹이 중첩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이 과정은 어느 날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바라보던 창 밖에 비친 풍경과도 같다. 흩어지는 속력 속에 스쳐가던 풍경과 그것을 바라보는 나, 그리고 등 뒤의 사물이 한데 어우러져 반사된 유리창의 풍경을 응시하던 기억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바라봤던 이러한 기억의 편린들을 'Transition'이란 박스에 담아 기억되는 것과 사라지는 것의 혼재함을 재현한다.

심아진_Transition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_84×58cm_2007

이 변형을 통해 작가는 자신이 내 놓는 '기억의 단편'을 강조하지 않고 오히려 사라지는 형태의 것으로 만든다. 특히 작가가 사라지게 하고자 하는 대상은 기억에 남은 이미지의 실재하는 대상이라는 측면이다. 그것은 작가가 인위적으로, 기억이라는 것이 잊혀 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사라지는 양상을 보여 주기 위한 목적에서이다. 어떤 즐거운 기억이나 나쁜 기억에 관련된 이미지라도 장기적으로 기억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뇌 속에서 보편성과 익명성을 지니게 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일생적 기억을 사료(史料)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심아진_Transition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_58×84cm_2007

장희진 ● 작가의 작품은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수공예적 작업의 결과물이다. 모델링한 표면 위에 테이프를 얇고 길게 잘라 규칙적인 간격으로 붙이고, 그 위에 나이프로 세심하게 면을 대략 20~30회를 바른다. 그 후 테이프를 떼어내고 사포로 연마해 요철을 다듬어낸다. 그 위에 사진으로 인화한 후 여러 번 복사한 이미지를 점의 터치로 그려나가는 방법으로 작가가 그려내는 것은 결국 대상의 사이사이에서 찾아낸 빛들이다. 빛이란 우리가 있는 공간에 가득한 실체이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허상이기도 하다. 따라서 종국에 그녀의 화면에 나타나는 것은 허상과, 허상을 제외한 부분의 실재, 그리고 그 둘 간의 '사이'인 것이다.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구아슈, 젤_80×140cm_2007

작가는 이 '사이'의 의미를 표현하기위해 사진에서 나타나는 음양의 빛을 강렬한 색으로 채워 넣는다. 비정형과 정형의 형태가 조화롭게 녹아 있는 그녀의 작품은 흐름과 정적을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이미지들이 이루는 '흐름'을 이야기한다. 기실 시간과 공간은 양자역학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다. 흔들리는 그림자의 이미지는 시간과 공간의 함수인 것이다.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구아슈, 젤_35×120cm_2007

장희진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보면 파동을 이루고 있는 화면의 요철이 보이며, 멀리서 보면 가로수 그림자 등의 이미지가 시선을 끈다. 적당한 거리에서 보면 화면의 무늬가 가지는 움직임과 회화로 표현한 이미지가 상호 역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장희진_a space_캔버스에 구아슈, 젤_150×50cm×2_2007

이는 곧 작가의 의도가, 어떤 물상이든 제자리에 있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좌표축에서 이동함에 따라 공간 역시 변해간다는, 물리학적 현상의 철학적 배경을 구현하는 데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처럼 시각적 간결함 뒤에 숨겨진 현상학적 연구와 복잡한 현대적 재현 방법이 유난히 도드라지지 않으면서 단아한 미와 고전적 회화의 품위가 흐르는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 갤러리 아이켐

Vol.20081222g | Two Visual Excursions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