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ing

성현섭展 / SUNGHYUNSUB / 成炫燮 / painting   2008_1217 ▶ 2008_1223

성현섭_walk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60.6×72.7cm_2008

초대일시_2008_1217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영아트갤러리_YOUNGART GALLERY 서울 종로구 관훈동 105번지 3층 Tel. +82.2.733.3410 www.youngartgallery.co.kr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연민-성현섭의 네 번째 개인전에 대한 단상 ● 작가 성현섭은 줄곧 인간의 모습을 담아왔다. 과거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얼굴이 지워져 있거나 마치 로봇처럼 어떤 포즈를 반복적으로 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도시인 혹은 현대인의 일상을 '소외'라는 관점으로 파악했던 당시의 작품들은 획일화 되고 비인간화 되어가는 삶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든다. ● 최근에 작가의 작품에서 조그만 변화들이 눈에 들어온다. 과거에 보였던 자유로운 선들이 섬세한 점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탱크와 전투기 등의 무가가 사람과 함께 등장하기 시작한다.

성현섭_walk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08
성현섭_walk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08

특이한 점은 지금의 작품에서도 항상 사람은 아웃라인만 그려져 있어 비인격화된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작가의 과거작품에서 현재작품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표정도 없고 심지어 눈, 코, 입마저 사라져버린 인간은 아무런 감정이 없는 무색무취의 형태일 따름이다. ● 작품「walking-101」에서 거대하게 집적된 탱크더미의 밑에 나약하게 표현된 인간의 모습들은 동시대 문명에 대한 기념비적인 느낌마저 든다. 그러나 자제히 보면 거대한 탱크더미들은 모두 점으로 표현되어있으며, 이 점들은 역삼각형 형태로 하나의 형태로 소급되고 있다.

성현섭_walk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72.7cm_2008

그리고 그 최종의 지점에는 인간의 머리를 향하고 있다. 또한「walking-92」라는 작품을 보면 스스로가 만든 폭력적인 무기들은 결국 지구와 인간을 향해있으며, 거대한 지구가 온통 적대적인 무기들로 가득 차 있는 현실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작가의 이러한 태도 속에는 인간중심의 세계관에 대한 나름대로의 비판적인 시각을 담고 있으며 자연에 비해 하나의 점처럼 왜소한 사람의 처지를 은유하고 있다. 심지어 자신 스스로 만든 문명에 대해서조차 소외되어 가고 있는 인간의 자화상일 수도 있다.

성현섭_walk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91cm_20088
성현섭_walk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3×162.2cm_20088

그리고 최근 작품에서 이 군상들은 어디론가 걸어가는 것을 연상하게 만들기도 하고, 마치 필름처럼 시간의 궤적을 보여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얼마 전 작가는 '진화'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에서 동물들, 예를 들어 고양이나 맘모스가 등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 작가는 최근 작품을 통해 역설적으로 과연 '인간은 진화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되묻고 있다. 두발로 다니다 서서히 직립보행을 하는 진화론의 도상들이 과연 '진보' 나 '발전'을 의미할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이러한 도상들은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간군상의 모습들과도 매우 유사하다. 그런 면에서 성현섭이 보여주는 이미지들은 스산한 인간중심주의에 대한 회고나 연민의 풍경들이다. ■ 이영준

Vol.20081223d | 성현섭展 / SUNGHYUNSUB / 成炫燮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