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Next Code

대전시립미술관 청년작가지원展   2008_1223 ▶ 2009_0215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권영성_권인숙_구인성_김인_박경범_박상조_박은미_여상희_오윤석_홍원석

관람료 어른_500원 / 단체(20인이상)_400원 어린이_청소년_군인 / 300원 / 단체(20인이상)_2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전시립미술관 DAEJEON MUSEUM OF ART 대전시 서구 만년동 396번지 제1~4전시실 Tel. +82.42.602.3200 www.dma.go.kr

대전시립미술관 청년작가지원『10Next Code』展은 2006년『바람-채널5』, 2007년『다섯 명의 떠오르는 작가들』展에 이은 전시로 이 지역을 연고로 활동하는 40세까지의 작가들 중 10명을 선정하였다. 작가선정 과정은 한 달간의 공개 포트폴리오 모집과 지역대학의 추천을 받아 모집하였고, 이중 작품성이 두드러지는 작가 20여명의 작업실을 학예사들이 방문 인터뷰하였으며, 최종 3차에 걸쳐 독창성, 창의성, 심화화, 시의성, 완결성, 지속성, 국제성 등의 기준에 의해 엄중 심사하여 최종 10인을 선발하였다. 선발 후 외부의 평론가를 초빙 프레젠테이션 과정을 거쳐 전시회의 내실을 기하고자 하였다. ● 이 시대에 창작되고 있는 작품들은 무엇을 지향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자주 드는 것이 미술계의 현실이다. 한 가지 특징은 뚜렷한 시대의 이슈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점이 공통일 것이다. 따라서 과거 미술사의 철학적 고뇌 같은 것이 현 미술상황에 존재하는지 알 길이 없다. 포스트모던의 유형은 근대미술 이후 미술저변에 창작이라는 명분아래 인정되는 미술계의 현상이지만 21세기야말로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동양권을 휘돌리는 중국권의 미술 기현상(奇現象), 이 미술현상은 한국의 대표 주자격인 화랑들까지 발을 맞추어 개개인의 작가들에게 파급 효과가 큰 것 같다. 이는 앞으로 성장해야할 젊은 작가들에게 크게 작용하여 좋은 면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기류 속에 어떤 구심점을 갖고 작업에 임하는가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양상을 달리하는 듯하다. 발 빠르지 못한 충청도의 어눌함이 오히려 득이 된 것일까. ●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작가들은 주변의 기류에 의한 행태변화가 최대로 적은 작가들로 보였다. 물론 아직 이런 시류에 민감할 수 있는 20대 작가부터 40세까지의 작가가 분포하지만 대부분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작가 군을 선별했다 확신한다. 따라서『10Next Code』展은 10명의 작가가 보여주는 차세대 미술의 시각적 코드를 의미하기를 바란다.『10Next Code』展에 선발된 작가들의 작품은 작가주의적이지만 미래의 소통을 전제한다. 또한 이들은 국제적 감각을 지향하지만 일방적인 모방에 그치지 않는 투철한 작가정신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활성화된 시각의 정점은 감수성과 노동에 의한 집약적 표출이다. 이는 아름다움 그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 때로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중간태에 머물기도 한다. 이미 정해진 시간을 쫓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갈 유용한 전환의 시간이라 믿는다. 이러한 전제는 그들의 작품이 뚜렷한 의식의 산물이자 시대의 커다란 줄기로 형성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역량 있고 독창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다양한 유형의 작가를 지향했다. 따라서 역량 있는 젊은 작가와 독창적인 작품을 제작하는 다양한 유형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리기와 만들기'에 대한 작가들의 집중력을 볼 수 있으며 차세대를 준비하는 밀도 있는 작품들이다.

권영성_나무반도전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꼴라주_181.8×181.8cm_2008

권영성은 지도의 형식을 빌려, 사물을 이루고 있는 요소와 특징을 고속도로와 국도, 계획도시와 촌락과 같은 지도의 기호들을 빌려 명확히 드러낸다. 그는 지도의 기호들이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시키는 것과 달리, 단순하고 흔한 일상의 사물-나뭇잎, 파리채, 피자-에 담긴 복잡한 구조와 관계를 밝히고, 그 사물과 얽힌 우리의 경험과 기억이 살고 있는 가상의 도시로 이끌어 시각적 어휘를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권인숙_신흥그림상회_혼합재료_270×456×180cm_2008

권인숙은 여러 번 찾아갔던 곳이거나 자신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집의 실내풍경을 미니어처로 박스 안에 제작한다. 무대와 같이 한쪽 면이 트인 박스 속에 현실에 존재하는 각각의 사물들을 동일하게 축소하여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배치한다. 이를 현실공간인 것처럼 조명을 설치하여 밤의 풍경을 연출한다. 축소라는 독특한 코드를 통해 일상의 공간과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게하고 자신의 사유의 공간으로 관람자를 끌어들이는 새로운 표현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2차원의 평면과 3차원의 입체작품 사이에 존재하는 무수히 많은 작품의 이미지를 중첩시켜 시공간의 틈을 열기도하고 현실에 존재하는 시간과 자신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무한한 시공간을 넘나들면서 현실을 직시하고 새로운 차원의 문을 열고 있다.

구인성_이면의 대화_골판지_135×120cm_2008

구인성은 골판지를 이용하여 새로운 회화의 영역을 개척한 작가이다. 작품 포장하던 골판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그 구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오랜 실험 끝에 수 만개의 픽셀(충격흡수를 위한 요철형태를 작은 단위로 나눔)과 싸우면서 노동집약적인 작품을 제작한다. 장기간의 시간과 노동으로 보여주는 구인성의 골판지 작품은 방법론에서 재료가 주는 느낌은 신선하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작가 본연의 모습을 이면(裏面)의 풍경이란 이색적인 코드로 이끌어내며 회화의 또 다른 단면을 넓혀가고 있다. 현대미술이라는 큰 맥락에서 본다면 전통을 현대적 미시적 공간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이어가고 기술적으로 다양한 매체와 형식, 방법을 추구해 온 작가의 실험정신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김인_즐거운 공화국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07

김인의 사물에는 근접공간학(proxemics)의 원리가 적용된다. 또는 "원초적 지각작용"이다.「침묵하는 이유」,「즐거운 공화국」,「빵의 탄생」,「풀리지 않는 그림」,「난장이의 마을」,「걷기의 역사」,「반복의 무게」는 작품 제목과는 관계없는 듯 익숙한 구도에 의한 조합보다는 생경한 것들이 배치되고 달라붙는다. 아이와 같은 불세출 어른의 괴리감에는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작가의 양심에서 유래한다. 어찌 보면 그림을 그리며 이 시대를 산다는 것이 이런 자괴감을 자주 불러일으키는 결과이며 사회 부적응자일 가능성이 있다. 일찍이 김인의 언더그라운드적인 태도는 익히 한편의 좌절감과 뚜렷한 진보 의식이 적용되었고, 어떻게든 "살아살아"보려고 했던 그의 "당위"성으로 보인다.

박경범_DOLL_캔버스에 유채_130.3×162cm_2007

박경범이 최초로 인형을 그렸던 그 시점의 작업실에 인형은 없었지만 로봇은 가지고 있었노라고 하는데, 이러한 작가의 말은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단초를 제공한다. 그는 인형을 가지고 노는 유형의 사람은 아니었던 바, 그에게 있어 인형이라는 존재는 동일시(同一視)의 대상이 아니라 철저하게 타자(他者)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의 그림 속 인형들은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스 벨머(Hans Bellmer)의 피학적 인형들을 생각나게 한다. 절단되고 왜곡되어 학대의 징후를 보여주는 벨머의 인형과 박경범의 예쁜 인형은 외형적으로 전혀 다르지만, 인형이 작품을 제작하는 주체를 담기보다는 대상화된 존재라는 면에서 동일하다.

박상조_향기_혼합재료_130×162cm_1998

박상조는 작은 나이프를 이용한 긴 점묘적인 화면을 보여준다. 거친 화면의 질감을 통해 물감을 직조하듯 그가 한동안 지내던 시골풍경이 어우러진다. 그가 몸담았던 삶의 장소이기에 서정을 넘어서 고충과 애환도 있던 곳이었지만 그의 따뜻한 감성은 정겨움 이상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작가가 생활하는 평범한 주변의 풍경들을 조감법의 시선으로 사실을 넘어서 단순화된 명료함으로 캔버스에 옮긴다. 때로는 담담한 심경을 내비치는 얼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고향마을을 이야기로 담거나, 노동의 산물인 밭두렁에 씌워진 비닐의 풍경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의 투박한 눈은 아름답다.

박은미_「움직이지마」연작_디지털 프린트_42×27cm_2005

박은미는 필름을 꿰매며 그녀의 많은 시간을 들여 또 다른 스타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다시 만들어진 별모양의 필름에는 아련한 영상의 비애와 한 칸 한 칸에 담긴 사람들의 삶이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의 개인사라던가 시나리오를 따라 움직인 것이 한갓 셀룰로이드 표면에 남아 반짝일 때 그 긴 시간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하지만 많은 시각적 이미지를 새롭게 인지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별모양 작품의 의도였다면 필름으로 만든 파라솔이나 자신의 이미지를 복제해 비닐을 씌워 만든 옷의 의미는 지나간 시간 이미지의 기념비적 형태라 할 수 있다. 무명용사의 무덤이 어느 날 떳떳한 명제를 얻고 그 삶의 의미가 확대되어 살아나는, 익명에서 실명화되는 순간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그녀는 이 옷을 입고 다양하게 연출하여 컴퓨터의 가상 이미지 이곳저곳 속으로 여행을 떠다닌 후 판화적인 복제의 수단을 이용하여 우리 앞에 제시한다.

여상희-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0×160cm_2008

여상희의 작품 속에는 식물인 것도 같고, 동물인 것도 같은, 혹은 식물도 동물도 아닌 것 같은 미확인물체들이 등장한다. 말미잘 같기도 하고 인체의 일부분 같기도 한 형태, 팽이버섯 같기도 하고 동물 세포처럼도 보이는 형태, 맨드라미처럼 보이면서도 알탕 속의 곤이(鯤鮞)처럼도 보이는 주황색 덩어리. 어디서 분명 본 것 같은데 콕 집어서 그것이라 단정할 수 없는 낯익은, 동시에 낯선 형태가 그의 그림 속에 있다. 실제로 버섯, 맨드라미, 브로콜리처럼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채소의 형태, 그리고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말미잘 사진에 작가의 감성이 '꽂히면서' 이 작품들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낯익어 보이지만 작가가 즐겨 쓰는 주황색의 생경함 때문에 낯선 느낌을 받게 된다.

오윤석_묵란_종이오리기_라이트 박스, 아크릴_77×96cm_2008

오윤석이 채택한 문자들은 종이 위에 새겨지고 다시 오려지며 길고 긴 시간 동안 은밀한 그만의 공간에서 상호소통을 이루고자한다, 때로는 부처의 경계와, 김정희의 문자향서권기(文字香書卷氣)를 음미하고, 때론 과거를 채집하고 탐닉하는 역사학자적 입장을 취한다. 이렇게 제작된 작품들은 그의 공간에서 벗어나서 전시장으로 이동하면 철저히 관객들의 몫이 된다. ● 한 자, 한 자 또렷하게 오려냈던 문자들은 계속해서 겹쳐지는 뒤편의 글씨와 중첩되고 그 공간 사이로 투과되는 빛으로 인해 문자는 그 개별적 의미를 상실한 동시에 제3의 화법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간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전시공간에서 관람객과 즐기는 지점과 대면하기 위하여 철저히 연출된 것이란 평가가 뒤따른다.

홍원석_야간 구급차_캔버스에 유채_50×160cm_2006

홍원석은 야간운전이라는 소재로 많은 작품들을 그려내고 있다. 언뜻 보기에 반복되는 장면들 속에서 곳곳에 흩어진 이미지들을 끌어 모아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환상적인 요소들이 숨어있는 걸 알 수 있다. 어두운 밤하늘을 유영하는 듯이 배회하는 낙하산을 탄 우주인, 그리고 기묘하게 확대된 곤충, 화면 구석 풀숲에서 불쑥 튀어나온 우주비행사... 이들은 마치 밤 운전 중에 떠오르는 두려움과 상념들을 잊으려 상상하는 이미지들이자, 작가의 머리 속에서 재창조된 환상인 듯 하다. 어린시절 택시운전을 하시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 군 시절 운전병으로 트럭을 몰았던 기억들, 이후 대리운전 등 생계를 위해 운전을 해본 홍원석의 인생은 유난히 '운전'이라는 주제에 깊이 연루되어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굳이 야간운전이라는 주제를 택한 것은 당연한 귀결점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닌 것 같다. ■ 대전시립미술관

Vol.20081223i | 10Next Code-대전시립미술관 청년작가지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