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꿈展

2009_0114 ▶ 2009_0123

김성희_성형시리즈_캔버스에 유채_ 지름 80cm, 지름 60cm, 지름 50cm×3, 지름 40cm×7, 지름 30cm×10, 지름 20cm×6_2008

초대일시_2009_0114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김성희_김윤정_소유미_오수온_이윤나_장경영_정재훈_최경아_한아름

관람시간 / 10:00am~06:00pm

덕원갤러리_DUKWON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5번지 5층 Tel. +82.2.723.7771 www.dukwongallery.co.kr

단꿈 2009 : 회화를 위한 젊은 비상(飛翔) ● 현대 회화는 새로운 전성기라 불릴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다. 다만 이전과 다른 점은 미술시장의 극단적인 호황과 불황이라는 사이클과 맞물려 있어 독특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인데, 그것이 회화의 질적인 성장인지 후퇴인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자본의 흐름이 작가들의 작업 방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따라서 지금 대학 교육을 받는 예비화가들은 미학적 방법론적 고민뿐만 아니라 미술시장의 흐름이라는 측면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입장에 서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단꿈』展은 현시점에서 예비작가들의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김윤정_wash the clothe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90.6×96.5cm_2008

이번 전시의 출품작가 9명. 이들의 작품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바라보기'다. 이것은 다시 '도시풍경을 바라보는 시선'과 '일상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가 현대 도시의 다양한 풍경을 담담하고 소박하게 접근하고 있다면, 후자는 일상사물을 보는 집요함이 있다.

정재훈_Rain in Dark Clouds_캔버스에 유채_130×162cm_2008

'도시풍경을 보라보는 시선'을 담은 작가는 소유미, 최경아, 오수온, 정재훈이다. 소유미는 도시인의 여가생활을 채집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려는 도시인의 공원 풍경을 묘사했는데, 인물에 주력하기보다는 여가를 즐기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 풍부한 색채와 속도감 있는 구성과 필치로 표현했다. 최경아는 인터넷으로 수집한 여행 사진을 수집하고 그것에 자신의 상상을 더해 제3의 풍경을 만든다. 이 풍경들은 특유의 회화적 색감과 표현으로 인해 일상의 판타지를 불러일으킨다. 오수온은 현대의 도시풍경을 재구성하는 소유미, 최경아와 달리 도시풍경의 시대적 미감을 교차시킨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도시풍경, 혹은 작품과 작품 사이에 시간의 간격을 부여하여 점차 사라지고 있는 아날로그적 도시인의 삶을 환기시킨다. 정재훈의 하늘은 도시의 하늘이다. 잿빛 구름과 빗줄기 사이로 도시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하다. 어렴풋한 암시조차 제거된 그의 하늘 속에서 현대 도시의 어두운 무게가 느껴진다.

이윤나_The Emission : Waltz_혼합재료_지름 120cm_2008
소유미_Flow Out_캔버스에 유채_70×200cm_2008

'일상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작가는 이윤나, 김윤정, 한아름, 장경영, 김성희다. 이윤나의 회화는 추상회화에 반항이라도 하는 듯 물감층을 쌓아올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 불규칙한 물감층을 비집고 어렴풋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춤이다.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감층과 뒤섞여 있지만, 그 춤의 이미지는 마치 성장 과정 중에 있는 태아의 모습처럼 신비로운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김윤정은 물결치는 듯한 세필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통해 일상사물의 모습을 부피감이 있는 제3의 형태로 왜곡시킨다. 이 왜곡된 사물은 본래의 형태를 잃고 화면 속에 부유하지만, 회화적 공간 속에 흡수되어 새로운 생명으로 재탄생한다. 한아름은 프릴이라는 구체적인 소재의 화려하고 유연한 섬유질감을 회화적으로 풀어냈는데, 단순히 회화적 소재에 그치지 않고 나를 포장하는 '가면'이라는 다중적 의미를 부여하여 타인을 의식하는 나 혹은 우리의 일상을 들추어낸다.

장경영_Talkative_캔버스에 유채_170×170cm_2008
한아름_Full Bloom_캔버스에 유채_120×60cm_2008

장경영의 회화 속에는 화려함으로 치장한 수십 송이의 꽃들이 제각각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하지만 그림 안에서 꽃들의 개별적인 아름다움은 느낄 수 없다. 역설적으로 그 전체가 아름답다. 어쩌면 그 역설의 아름다움은 숱한 가식으로 포장된 현실의 모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현실에 대한 관심은 추한 대상을 만화경으로 들여다본 이미지를 표현한 김성희의 작품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만화경은 본래의 사물을 왜곡시켜 추한 대상이라도 신비롭고 아름답게 꾸며주는 특징이 있다. 김성희는 이것을 통해 아름다운 것과 추한 것의 경계에 대해 질문한다. 김성희의 회화는 만화경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제공되는 TV를 비롯한 현대 시각매체들의 가공된 현실에 대해 떠올리게 한다.

오수온_Untitled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08
최경아_48°52′0″N 2°19′59″E_나무에 유채_50×30cm_2008

지금까지 참여작가 9명의 작품을 살펴보았는데, 이들의 공통된 특징은 거창한 주제보다는 소박한 일상의 풍경 혹은 사물 속에서 주제를 환기시키고 있는 점이다. 그에 반하여 표현 방식은 주제의 소박함과 달리 주목도가 높고 집요함이 엿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깊이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으로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을 둘러싼 사소함에 대한 소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기제가 될 수 있다. 아직 이들에게 내용과 형식에 있어 완성도를 기대하는 하는 것은 욕심일 것이다. 이것은 자신과 싸워야 할 평생의 과제로 남겨두고, 앞으로의 부단한 노력과 활발한 활동을 통해 한국 회화의 새로운 프론티어로서 입지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 이근용

Vol.20090114d | 단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