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exible Landscape

유비호展 / RYUBIHO / 劉飛虎 / video.installation   2009_0130 ▶ 2009_0215 / 일요일 휴관

유비호_A Better Tomorrow_디지털 프린트_60×200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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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130_금요일_06:00pm

후원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월~금요일_11:00pm~06:00pm 토요일_01:00p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 크로프트_SPACE CROFT 서울 종로구 평창동 98-3번지 Tel. +82.2.391.0013 www.spacecroft.com

유연한 풍경 ● 유비호는 2000년의 『강철태양 』展과 2001년의 『몽유』展이라는 두 번의 개인전 이후, 2009년 세번째 개인전인 『Flexible Landscape 』展을 열었다. 8년이라는 준비의 시간은 작가에게 많은 고민과 변화의 순간들이였을 것이다. 작가가 처음 필자에게 개인전에 관한 생각들을 이야기하였을 때, 생각들은 얽힌 실타래와 같았고, 많은 것들은 여전히 부담으로 존재하였다. 본 전시는 이러한 고민들을 하나하나 정리하여 뽑아낸 것으로, 그동안 작가가 고민해왔던 사회 시스템과 미학, 예술의 자율성(autonomy), 한국적 오리지널리티와 도(道)와 미디어의 접합의 경지 등을 연구한다. 또한, 유비호가 작가로써 데뷔한 2000년 이후 바뀐 미디어의 환경들, 사회 시스템의 변화, 무엇보다도 작가 자신의 변화는 이번 전시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된다.

유비호_Fantasia_디지털 프린트_100×100cm_2009

비현실적 예술_예술은 삶을 모방한다 ● 예술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들 말한다. 가상이며, 환상이라고들 말하며, 예술의 역량을 제한시키고, 현실과의 간극을 부각시킨다. 68혁명 이후 활발한 사회참여적 예술이나 90년대 이후 등장한 커뮤니티 아트라 할지라도, 예술의 실재적 역할과 기능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반대로 현실은 예술가들에게 작품의 출발점이나 메타포가 되어 왔다. 해석학이 아닌 예술은 현실을 파헤치는 대신 현실의 불확실성을 연출하는 구조들을 선호하며, 현실을 허구처럼 기호로써 유희한다. 예술가는 이야기, 이미지, 사운드, 이념의 외관과 그 과정을 재현하며, 하나의 재현된 현실은 예술작품이라 불리운다.

유비호_Flexible Landscape_가변설치_2009

사회 시스템의 풍경화 ● 풍경화란 미술사적으로 현실을 그려내려는 예술가들의 시도가 확연하게 들어나는 장르였음에도, 작가가 재현한 세계는 하나의 허구로 다루어진다. 풍경화가들은 실재를 재현하기를 분망하지만, 실재는 재현될 수 없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며, 결국 재현된 현실은 환상이나 비현실적인 세계, 유토피아로 다루어진다. ● 유비호의 세번째 개인전인 『Flexible Landscape 』展은 현재를 이루는 한국이라는 사회의 시스템에 관한 풍경화이다. 2008년 한국에서 일어난 두 개의 구체적 사건(송도신도시와 태안반도)에서 출발한 본 전시는 사회적 교환의 미세한 메커니즘 속에서 존재하는 권력들의 시스템에 관한 풍경화이다. 그는 자본주의와 한국적 상황 들에 존재하는 시스템을 재현하는 풍경을 만든다. ● 『Flexible Landscape 』展은 송도신도시와 태안반도의 기름 유출이라는 두 개의 현실 사건에서 출발한다. 송도 신도시는 바다를 메워 167만평의 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하는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자연 변형의 현실이며, 태안반도는 1997년 기름 유출로 인해 서해를 원유로 뒤덮어 자연생태계를 파괴한 현실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갖는 생태학, 환경, 오염과 같은 사회학적 이슈들을 작가는 상상하고, 이미지화시키고 은유화시킨다. 즉, 시작은 현실에서 벌어지는 객관적 리얼리티이지만, 이를 작가는 비현실적이며 주관적 상상력으로 재생성해낸다. 외부적 요소와 개인적 심리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 구조 속, 작가가 만들어낸 이러한 세계를 서브토피아(sub-topia)라 이름짓는다.

유비호_Euphoric Drive_단채널 비디오_00:05:00_2008

서브토피아: 사실과 재현의 사이 ● 서브토피아는 경제성장과 경제위기, 에너지 고갈과 환경 문제와 같은 거대 사회 시스템의 현상황들에 작가 개인이 제시하는 상상과 에너지를 부여하여 탄생된 세계이다. 이는 변화의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이라는 가치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새로운 생성의 변화로서의 존재론적 역할이 더 강하다. 서브토피아의 존재 자체가 내포하는 물리적, 화학적, 그리고 자연적 생성이 작가에게는 더 중요하다. ● 유비호의 서브토피아의 풍경 속 권력들의 시스템은 다수로서 존재하며 기능한다. 한쪽에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갖지 못한 사람들이 있지 않으며, 권력이 정치적 대상만은 아니다. 작가는 시민이 단번에 권력들의 시스템을 알아채지 못하는 곳, 즉 교육, 종교, 환경, 음식 등에 스며들어 기능한다고 말한다. ● 서브토피아의 역할이란 현실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개인인 아티스트가 제안하는 하나의 환상인 서브토피아는, 다시 전시라는 미술 소통의 시스템을 통해 현실 세계에 일정한 자극을 제공하기를, 유비호는 기대한다.

유비호_Invisible City_퍼포먼스_00:03:07_2006

전시의 구조 ● 전시장의 첫번째 입구 공간는 「Deep Light」 시리즈로 검은색의 빛을 먹어 입체로는 보이지 않는 조각들이 위치한다. 기름에 의한 자연의 파괴 이후 변이된 인간이나 자연의 형태들인 이 시리즈는 현대인들의 드러나지 않는 심리적 응어리이기도 하며, 지난 8년 동안 까맣게 타버린 작가의 침묵의 응어리이기도 하다. ●「Deep Light」의 형태들이 다시 나타나는 디지털 이미지 작업인 「A Better Tomorrow」는 한 소년이 'A Better Tomorrow'라는 스틱(stick)을 잡고 엎드려 있다. 멀리서 보이는 도시는 소돔시처럼 불에 타고 있다. 이러한 애니메이션적이고 연극적인 상황은 현실을 은유화하여 내러티브를 전달하는 유비호만의 어법이다. 또 하나의 디지털 이미지 작업인 「Fantasia」는 인간중심적 세계관에 대한 자연의 회복을 다루고 있는 풍경화이다. 멀리서 도시가 보이며, 파도 치는 물 속으로 UFO같은 형상이 떨어지고 있다. ●『Flexible Landscape 』展은 한국은행, 조선일보, 순복음 교회와 같은 현실 속 건물들은 작가의 주관적 시점에 의해 왜곡되어 있다. 작가는 한국사회의 주요 서비스 권력들의 장을 상징적으로 선택하여 주관적으로 의존하는 서비스의 중요도에 따라 임의적으로 변화하는 풍경을 제시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일상 생활에 자연스럽게 들어와 우리를 통제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력 기관들을 작가는 유희적이고 달콤하게 재현한다. ● 자동차 경주 게임을 보는 듯한 영상인 「Euphoric Drive」는 시속 10~20킬로 정도로 노란 길을 끊임없이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간판들이 지속적으로 스쳐지나가는 3D 애니메이션이다. 작가는 현대인들은 낯선공간에 가더라도 자신에게 익숙한 브랜드가 있으면 친숙감을 갖는 감정에서 출발한 작업이라 이야기한다. 즉, 미국에서 스타벅스를 즐겨 마시던 사람이 한국에서 스타벅스 커피점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편안함, 그럼으로써 낯선 여행지가 친근하고 친숙한 공간으로 변화하는 황홀한 기분상태를 나타낸다 말한다. ● 퍼포먼스 기록영상인 「Invisible City」는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사회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작업이다. 유난히 비둘기떼가 많이 모여있는 대학로의 공원에 작가는 과자 부스럼으로 이 공간에 유희적 개입을 시도하여 바닥에 텍스트를 쓴다. 이후 비둘기떼가 이 먹이를 먹고 난 후 바닥에는 'invisible city'라는 흔적만이 남는다. 본 전시의 다른 작업들과는 상반되는 썰렁하고 달콤하지 않은 이 영상은 다른 종의 시스템을 보여주며, 앞으로 유비호의 작업이 펼쳐질 지점들을 제시한다. 글을 맺으며 ● 본 전시는 지난 8년간 작가가 목격하고 경험한 사회 환경과 개인의 심리의 충돌 혹은 만남에 관한 고민의 결과물들이다. 예술가의 현실 개입과 사회와의 관계를 실험하는 작가는, 구체적인 현실 사건들에서 출발하여 탄생한 상상적 서브토피아를 제시하며, 이러한 서브토피아가 현실세계에 일정한 자극을 주기를 희망한다. 달콤하게 채색된 사회 권력들 시스템의 풍경화는 하나의 허구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 양지윤

Vol.20090131a | 유비호展 / RYUBIHO / 劉飛虎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