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ird Identity_낯선 정체성

심승욱_박은영展   2009_0403 ▶︎ 2009_0415 / 전시 마지막날 오전만 관람가능

박은영_how to pra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7×80cm_2008 심승욱_Black Gravity_캔버스에 핫멜트글루_92×61×10_2008

초대일시_2009_0403_금요일_05:00pm

에비뉴엘 롯데갤러리 기획展

관람시간 / 10:30am~07:30pm / 전시 마지막날 오전만 관람가능

롯데갤러리 본점 LOTTE GALLERY 서울 중구 남대문로2가 130번지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9층 Tel. +82.2.726.4428 www.avenuel.co.kr/guide/guide_project.jsp

롯데갤러리에서 초대한 두 명의 작가는 우리가 불변하다거나 맹신하고 있는 원칙들에 각각의 방법으로 치환 혹은 변형을 가한다. 상상 속에는 존재하나 실존할 수 없는 낯설은 원칙들을 강요한다. ● 작가 심승욱은 오직 검은 색만으로 절대적 힘, 중력과 에너지의 역학관계를 실리콘의 덩어리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가 보여주는 그 무거운 이미지들이 실제로는 매우 가벼운 실리콘과 세상에서 가장 덧없는 꽃을 소재로 하며, 공중에 매달리거나 벽면에 부유하듯 떠있어 그가 명명한 '검은 중력'은 실제로 중력에서 벗어나 부유하는 것처럼 의도한다. 즉 절대적, 물리적인 경중을 서로 반대되는 기제들을 대비시키거나 교묘히 끼워 넣어 역설적인 해석을 시도한다. ● 한편 박은영은 종교, 문화 등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화면은 한정된 공간에 수많은 아이콘들로 가득하다. 제시된 공간은 눈에 익은 혹은 낯선 풍경으로 작가 박은영이 창조해 낸 영역이 제한된 인공 환경이다. 앞서 심승욱이 절대적 힘에 대한 변형을 시도했다면, 박은영은 사상과 이념에 대한 변형 혹은 그녀만의 세상을 창조한다. 그녀가 만들어 낸 호그빗(살색 덩어리)은 하이브리드적 주체로서 체제에 순응, 이탈하는 평균율적인 인간상을 대변하다. 그는 고정된 좌표없이 다차원의 공간을 자유롭게 부유하는데 문화로 총칭되는 경제, 사회적, 종교적, 혹은 정치적 힘들의 범주 속에서 끊임없이 조정되는 유동적인 것이다. 특정한 정체성 속에서 구조화된 실체가 아닌, 주워진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읽혀질 수 있는 것이다. ● 이 두 명의 작가들은 문명, 종교, 사회 및 절대적인 중력의 법칙까지도 예술가들의 상상과 개념에 의해 변형되고 극대 혹은 축소될 수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성윤진

심승욱_Black Mutated Ornamentation_디지털 C프린트_100×150cm_2008
심승욱_Black Gravity_캔버스에 핫멜트글루_가변크기_2009
심승욱_Black Gravity_캔버스에 핫멜트글루_가변크기_2009_부분
심승욱_Black Landscape_C 프린트_2009_부분

내 머리 속은 공상으로 포멧(format) 되어버렸다. 작품명 「검은 중력」은 나 스스로를 내 안에 가둬 만들어낸 공상의 시각화 같은 것이다. 비현실 속 검은 형상의 정체는 공상의 시간이 더하여지고 정교해질수록 인식의 범위 밖으로 달아난다. 그럴수록 데이터 부족함의 빨간 불은 더욱 신경질적으로 빛나고 반대 급부로 나에겐 공상 속 이미지의 구조는 점점 뼈와 살을 더해 점점 명료해져갔다. 마치 새로운 행성의 벌판에서 만난 첫 외계 생물체 같이 낯선 대상으로 내 앞에 버티고 선 느낌이랄까. 현실 밖으로 나를 도피시켜 만난 검은 색의 알 수 없는 덩어리들은 나의 자아 속에서 튀어나와 다른 모습의 또 다른 나를 만들어냈다. ● 내가 꿈꾸는 전경은 대략 다음과 같다. 검게 불타버린 듯 혹은 검은 콜타르가 마구 엉겨 만들어 낸 듯 너른 탁 트인 벌판과 안개 속 신선한 대기 속을 무한의 느린 속도로 말 없이 걸어가거나 떠다니는 검고 낯선 것들을 본다. 상상 혹은 공상의 극 지점은 유추 가능한 인식의 범위 밖으로 날아가버린 그 어디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낯설디 낯선 지점 혹은 대상과의 조우를 꿈꿔본다. ■ 심승욱

박은영_the Forty Hour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2×162cm_2007
박은영_Big presen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20×200cm_2008
박은영_무대공포증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97cm_2007
박은영_brainwash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00×220cm_2008

나의 작업을 함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단어는'brainwash'이다. 이것은 어린 시절에 겪었던 가부장적인 가풍과 종교로부터의 갈등에서 시작된다. 장손중심의 제사상과 개편마다 달라지는 카톨릭식 기도문은 어린 나를 통제하고 학습시키는 아이콘이었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겪게 된 다른 문화권에서의 정착은 20여 년 넘게 단련된 나의 행동패턴에 금지를 가하는 또 다른 학습의 시작이었는데 나에게 이 시기는 쏟아지는 매체와 시뮬레이션 게임의 실감나는 비현실과는 또 다른 차원의 비현실이었다.「how to pray」,「무대공포증」,「brainwash」시리즈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종교에 대한 낯선 시선에서부터 시작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그것은 나를 훈육했던 지시체계들- 기도법과 교리 또는 금기사항- 과 한국사회에서 맛볼 수 있던 동서양의 혼성된 문화, 다양한 종교 활동의 경험, 그리고 낯 설은 개종의 체험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관찰한 것들이다. prayer, 제의(祭衣), 쏘지 못하는 총, 사이렌 새, 화살표, 숲 이미지 등은 잠재적인 자연성과 원시성의 본능, 사회와 제도, 도덕과 윤리,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관습과 같은 외부조건이 스스로 억압하도록 훈육한 내재화된 욕망은 아닐까. ■ 박은영

Vol.20090403d | Weird Identity_낯선 정체성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