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oss Animate

2009_0402 ▶︎ 2009_0510

김준기_The Life_3D_00:09:50_2003

오프닝 세미나_2009_0402_목요일_04:00pm

참여작가 션킴_김신일_김준기_김한나_강소영릴릴_문경원_에릭오_유근택_이광훈_임아론_장형윤_전준호 Blu_Rastko Ciric_Bu Hua_William Kentridge_Simone Massi_Laura Neuvonen Regina Pessoa_Tromarama_Ito Zon + Aoki Ryoko

오프닝 세미나 / 주제_현대미술과 애니메이션의 접점 발제자_정용도(미술비평가) / 미디어 아트와 애니메이션 한상정(미학예술학 박사) / 미술관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나다 엄광현(문화평론가) / 새로운 영상표현에 도전하는 일본의 아니메 아티스트들 사회_배명지(코리아나미술관 큐레이터) * 세미나 참가 무료, 전시오프닝은 오프닝 세미나로 대체됩니다.

주최_코리아나미술관 후원_(주) 코리아나화장품, 스위치 코퍼레이션

관람료_개인3000원, 초중고2000원 / 단체(10인이상): 개인2000원, 초중고1000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전시기간 중 휴관없음

코리아나미술관 Coreana Museum of Art 서울 강남구 신사동 627-8번지 전관 Tel. +82.2.547.9177 www.spacec.co.kr

I. 애니메이션(animation)은 "생명을 부여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아니마(영혼, anima)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명 없는 형태에 움직임의 환영을 창조하는 작업이다. 죽은 생명에 영혼을 불어넣는 신의 행위와도 같이 애니메이션은 무활력적 사물에 역동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이미지의 변형을 통해 새로운 현실을 지향하는 의미 재생산 작업이다. 물리적인 리얼리티를 제공하는 실사 영화와는 달리 애니메이션은 리얼리티의 변형을 통해 사물에 생명과 영혼을 불어넣고 현실과 일상을 재정의 하는 일종의 '메타 작업'인 것이다. ● 최근 몇 년간의 국제 비엔날레나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 특징 중 하나는 애니메이션을 매체로 수용한 작품들의 급증이다. 애니메이션을 기법적 요소로 끌어들여 작품 제작과 형식실험에 활용하고 있는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후반 이후 미디어 아티스트들 뿐 아니라 회화, 판화 등을 주매체로 하는 평면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동시에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Cross Animate'전은 최근 현대미술에 나타난 애니메이션의 매체 수용현상을 미학적으로 바라보려는 데에서 출발하였다. 이들이 애니메이션에 매료된 것은 단순히 화면에 움직임을 부여한다거나 시각적 유희를 가능하게 하는 '오락 미디어' 그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전시는 작가주의적 태도로 작업하는 감독들의 아트 애니메이션을 한 공간에 전시함으로써 현대미술과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 크로스 현상을 조명해보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 작품 내에 실제 움직임과 시간성 도입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와 디지털의 등장은 미디어 아트, 애니메이션-특히 실험 애니메이션-의 구분을 더욱 모호하게 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이번 'Cross Animate'전에서 현대미술작가들의 애니메이션과 감독들이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구분하기는 모호할 뿐 아니라 그러한 장르 구분 자체가 무의미한 작업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과 애니메이션을 구분하기 보다는 오히려 애니메이션의 미학적 특성과 사유방식이 무엇이며 이것이 어떤 부분에서 현대미술의 의미작용에 기여하는지에 더욱 주목하고자 한다.

윌리암 켄트리지_Weighing and Wanting_35mm 애니메이션 필름_00:06:24_1997
블루_Muto_벽 페인팅 애니메이션_00:06:45_2007

II. 본격적인 애니메이션과 미술의 접점은 20세기 전반 모더니즘의 실험에서 이루어졌다. 미래주의, 마르셀 뒤샹, 키네틱 아트 등 작품 내에 움직임과 시간이라는 차원을 도입하려는 모더니즘의 실험은 애니메이션이 추구한 정신과 가치에 다름 아니었으며, 역으로 애니메이션의 미술에 대한 관심은 색, 형태, 색채 등 미술 언어 그 자체의 형식 실험에 있었다. 발터 루트만(Walter Luttman), 한스 리히터(Hans Richter), 오스카 피싱어(Oskar Fischinger) 등 20세기 전반 실험 애니메이션 감독들은 추상화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추구한 모더니스트들로서 애니메이션과 미술의 경계에 선 자들이었다.

부후아_Savage Growth_플래쉬 애니메이션_00:03:51_2008
트로마라마_Serigala Militia_스톱 모션 애니메이션_00:04:32_2006

III. 『Cross Animate』展 참여 작가들의 소위 애니메이션 작품들은 현대미술과 애니메이션의 접점에 위치한다. 애니메이션을 실험적으로 활용한 페인터, 애니메이션 그 자체를 표상언어로 삼은 미디어 아티스트, 지극히 회화적 표현기법으로 작업하는 애니메이션 감독, 극도의 컨셉츄얼한 언어를 디지털화시킨 애니메이션 감독 등의 작품들이 혼재되어 있어 어느 것이 현대미술작품이고, 어느 것이 감독들의 애니메이션인지 인지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윌리엄 켄트리지, 부 후아, 션 킴 등의 참여 작가들은 국제 비엔날레를 비롯한 현대미술전시에 참여하면서 동시에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도 참여하는 이른바 '이종 교배자'들이다. 전시 구성은 현대미술과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의 구분보다는 애니메이션 언어가 갖는 미학적 가치, 사회적 의미작용, 시대성에 초점이 맞추어 이루어졌다. 안정적 형태를 거부, 무한계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비정형성(formless)으로서의 애니메이션, 이질적인 시 공간을 중첩시키며, 회화 문학 사진 영화 등과 복합장르로 표현될 뿐 아니라 마이너리티의 저항의 메시지로도 사용되는 애니메이션은 사실 변이와 접속, 탈주와 혼성을 지향하는 이 시대를 표상 언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번 전시는 관습적 내러티브를 해체 변형하면서 일상과 현실을 재정의 하는 새로운 형식의 사실주의 내러티브 애니메이션과 이야기보다는 이미지의 연속된 뫼비우스적 변형을 보여주거나 선과 색채 사운드 등을 통해 원초적인 사고와 느낌을 전달하는 실험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되었다. 참여 작품들은 국제 비엔날레 뿐 아니라 안시, 오타와, 자그레브, 히로시마 등 세계 4대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이토존+아오키료코_Children of Vein_애니메이션_2008
시모네 마씨_The Memories of the Dog_종이에 드로잉, 스크래치 애니메이션_00:08:00_2006 레지나 페소아_Tragic Story with Happy Ending_종이에 드로잉, 스크래치 애니메이션_00:07:45_2005

관습적 내러티브의 변형과 해체 ● 재현의 질서를 반복하지만 동시에 현실에서 벗어나는 애니메이션의 '거리두기'는 사회 정치적 이슈를 가장 안전하게, 그러면서도 전복적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하였을 뿐 아니라, 상징체계로 언표 될 수 없는 욕망, 죽음, 상실 등의 이른바 인간의 'dark side'와 '그로테스크'를 화면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하였다. 이번 전시에서 사회 정치적 메시지나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는 서사적 구조를 따르며 사건들을 재현하는 내러티브 사실주의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지나, 시작 중간 끝이라는 기존 플롯을 거부하고 관습적 리얼리즘을 해체, 변형하면서 오히려 내러티브를 혼란시킬 뿐 아니라, 이야기 구조를 벗어나 개념과 상황에 주목한다. 대표적인 작가들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사회적 정치적 풍경을 배경으로 식민적 억압과 분쟁, 상실을 암시와 은유로 다룬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 헤비 메탈의 하위장르 음악을 인용, 사회 저항의 코드를 우드 컷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트로마라마(Tromarama), 흑백의 스크래치 페인팅을 기반으로 완결된 전통적 내러티브를 빗겨가며 사회적 문제나 개인적 트로마를 폭로한 애니메이션 감독 레지나 페소아(Regina Pessoa)와 시모네 마시(Simone Massi)를 비롯, 전준호, 부 후아, 강소영릴릴, 문경원, 김신일, 유근택, 김한나 등을 들 수 있다.

문경원_J&H_플래쉬 애니메이션, 사운드 커스텀 소프트웨어_2000 전준호_Panic Disorderius_디지털 애니메이션_00:00:32 반복_2007

이미지의 뫼비우스적 변형 ● 내러티브의 전개 보다는 이미지의 뫼비우스적 변형을 보여주거나 선과 색채 사운드 등을 통해 유동적이고 원초적인 사고와 느낌을 전달하는 애니메이션이 전시의 한 축을 이룬다. 이미지의 자유로운 접합과 변형을 가능케 하는 메타모포시스와 형식의 유희를 지향하는 이러한 애니메이션은 안정적 형태를 거부하고 어떤 형태도 용인하는 원초적인 원형질(plasma)과 같다. 또한 논리적인 범주화를 허락하지 않으며 공존할 수 없는 것이 공존하고 다양한 시공간대가 혼합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작가로 이토 존(Ito Zon)과 아오키 료코(Aoki Ryoko), 블루(Blu), 션킴(Shon Kim), 라스코 시릭(Rastko Ciric), 이광훈 등을 들 수 있다.

유근택_A dinner_페인팅 애니메이션_00:02:31_2003

IV. 애니메이션의 묘사에서 중요한 것은 "사물이 아니라 그러한 사물을 대체하는 것, 구체적 대상을 지워버리며 단지 그 대상의 일정한 측면만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묘사는 "언제나 잠정적인 것이고 항상 의문스러운 것이며, 대체되고 치환되는 것이다." 이번 'Cross Animate'전을 설명하는 데 있어 질 들뢰즈의 언급은 의미 있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실제 지시체를 상정하지 않고 논리화의 범주에서 벗어나며, 다층적인 시공간을 혼합하고, 고정된 형태를 거부하는 애니메이션 언어의 특수성을 형식의 수준에서 의미화 한다. 애니메이션의 잠재적이고 해방적이면서도 저항적인, 원형질로서의 이데올로기적 자유는 움직임과 속도가 더 이상 새롭지 않은 진부한 일상이 되어버린 이 시대, 현대 미술가들을 매혹시킨 이유이자 현대미술의 의미 작용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될 것이다. ■ 배명지

Vol.20090403e | Cross Animate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