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AM

호야(배철호)展 / HOYA / painting   2009_0406 ▶︎ 2009_0412

호야(배철호)_The Siam 2008.3_아크릴에 굽타_91×65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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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6:30pm / 토_11:00am~07:00pm / 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_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경계에 관하여 ● 작가는 샴쌍둥이에 대한 매력을 공존을 위한 배려에 두고 있다. 독립적인 사고를 가진 별개의 개체임에도 불구하고 신체의 일부가 붙어서 태어나는 샴쌍둥이에게 배려와 양보는 살아가기 위해 가정 먼저 익혀야할 생존의 조건인 것이다.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대개의 사람들이 가진 물리적 간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간격은 마찰을 줄여주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고 노력하고자 하지 않을 때 점점 커진다. 하지만 샴 쌍둥이의 경우는 물리적 공간인 간격이 없기 때문에 공존을 위해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크게 세 가지 주제를 가진 작품들을 보여준다. 첫 번째는 이상적 사회의 미덕인 공존을 위한 배려가 현실 세계에서 떠밀리는 모습을 샴의 모습을 한 인물들과 군상이라는 형식을 통해 보여준다. 두 번째는 작가의 자화상을 신체를 변형시켜 표현 했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샴쌍동이의 존재 방식이 현실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이상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다른 두 세계의 경계를 문으로 구분짓기로 한다.

호야(배철호)_The Siam 2008.6_캔버스에 굽타_162×67cm_2008

우선, 작가가 첫 번째 주제의 작품을 통해 공통적으로 드러내는 이상적 사회관계의 특수성은 눈과 귀라는 감각 수용기관의 역할이 입이라는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기관에 우선하도록 표현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세상을 향해 크게 뜬 눈은 자신이 처한 상황과 주변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파악하려는 듯 호기심 가득 차 있으며, 세상을 향해 열린 귀는 작은 소리에도 움직일 듯 긴장한 모습이다. 그의 작품 속의 인물들은 모두 입이 손에 의해 가려지거나 보이지 않는다. 작품 속 인물들의 뒤 틀린 자세는 세상을 등지고 있다기보다는 떠밀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 할 준비가 되어있는 눈과 귀는 그 인물들의 마음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 지를 잘 나타내준다. 작가는 샴 쌍둥이를 통해 사회의 구성원들이 가져야할 미덕으로써의 배려인 자신의 주장의 보류와 이상적인 공존의 능력인 눈과 귀를 서로에게 향하기를 발견했고, 그러한 이상적 관계들을 어디론가 내몰고 받아들이지 않는 세상에 대해 인물과 군상의 발걸음과 등 돌린 몸짓으로 표현한다.

호야(배철호)_The Siam 2008.7_아크릴에 굽타_91×117cm_2008
호야(배철호)_The Siam 2008.11_캔버스에 굽타_162×92cm_2008
호야(배철호)_The Siam 2009.2_캔버스에 굽타_90×180cm_2009

두 번째 주제인 자화상 가운데, 작품 나무인간은 나무와 접목된 인간의 모습으로 날개를 접은 인간은 새의 날개를 가진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이들 작품 속의 상징들은 작가의 자화상에 가깝다. 우선, 나무인간은 나무의 크기와 힘이 인간의 존재를 압도하는 모습이다. 화폭의 나무는 주어진 조건에 살아가야하는 수동적 식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뿌리와 둥치의 모습은 힘이 넘친다. 그에 비해 인간의 형상은 나무에 흡수되어 공존이라기보다는 종속의 관계로 보인다. 하지만 눈과 귀는 여전히 주변의 상황에 대한 호기심을 보여주듯 활짝 열려있으며 나무의 모습에 녹아들어 그 존재를 쉽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위로 뻗은 팔들이 인간의 모습이 공존함을 드러내준다. 작품 나무인간은 작가의 정체성에관한 고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나무의 힘 있는 밑둥은 강한 생명력을 보여주며, 빈약한 가지는 아직 적극적으로 세상에 자신을 드러낼 때가 되지 않았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그리고 다른 작품인 날개를 접은 인간에서도 때를 기다리는 모습의 상징들이 보여진다. 날개는 몸에 비해 작고 손은 서로 깍지를 낀 채 두 다리를 안고 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껍질 속에 웅크린 채 부화의 시기를 기다리는 새끼 새의 모습이다. 이들 두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기다림이라는 상징을 가지고 있는데 철학자 하이데거에 따르면 "사역으로 나아가 사역에 의해 이끌린 채 사역에 속해있는 초연한 내맡김"이 기다림이라고 한다.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맡은 바가 있다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으며, 그렇게 하게 되리라는 것을 아는 자의 집착을 버린 내맡김은 마치 종교적 성찰의 과정으로 보인다.

호야(배철호)_The Siam 2008.5_아크릴에 굽타_92×62cm_2008
호야(배철호)_The Siam 2009.1_캔버스에 굽타_91×73cm_2008

마지막으로, 이제 작가는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려한다. 문은 경계에 놓여있고, 경계는 다른 세계와 접해있다. 3개의 작품들로 이루어질 문의 구조를 한 작품에서 작가는 역시 인물들을 후면 혹은 측면으로 그리고 있다. 하지만 다른 화폭의 군상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덜 폐쇄적인데 그 이유는 그림의 틀이 문의 구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덕택에 등을 돌린 인물들이 향한 곳이 경계의 저편이 되고 인물들의 색조가 명암이 큰 두 가지로 대비되어 그려진 것도 다른 두 세계의 구분을 작가가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의 화폭에는 아직 신체의 일부가 붙어있는 샴 쌍둥이가 반대쪽을 향하여 걸터앉은 모습이다. 첫 번째 주제의 샴쌍둥이가 서로를 보듬어 앉고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검은 색조의 인물이 밝은 색의 인물에서 빠져나오고 서로를 향해 마주하며 작별을 고하는 양쪽의 두 화폭은 중앙의 인물들 보다 더 분리를 자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인물들의 눈과 귀는 이제 경계 너머의 세계를 향해 있다. 작가는 문의 구조를 선택하여 경계를 공간적으로도 완성하였고 인물들의 감각기관을 경계 너머로 향하게 함으로써 작가의 세계관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 조소영

Vol.20090404b | 호야(배철호)展 / HOYA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