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전미술상 수상작가 초대展

2009_0401 ▶︎ 2009_042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대원_김보희_오용길_이왈종_조환_조춘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명절 휴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WOLJEON MUSEUM OF ART ICHEON 경기도 이천시 엑스포길 48번지(설봉공원 내) 1층 1, 2전시실 Tel. +82.31.637.0032~3 www.iwoljeon.org

한국화의 발견과 지성의 변모 ●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봄 기획전시로 『월전미술상月田美術賞 수상작가 초대展』을 개최한다. 월전미술상은 한국화의 역량있는 작가들을 지원하고 창작의욕을 고취시키고자 월전미술문화재단이 제정한 것으로 그간 제 1회 오용길을 필두로 김보희, 김대원, 조 환, 이왈종, 조춘자 등 한국화의 다양한 중견들을 배출하였다. 월전미술상 수상작가들이 보여준 창작세계와 역량은 화단 내외의 관심과 격려를 받기에 충분한 것이었고 이들의 보여준 작품세계는 전통문인화의 격조를 현대적 감각으로 변화시킨 월전의 조형실험과 이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금번 전시에 참가하는 6명의 작가들은 현대 한국화가 지향하는 자유로운 감각과 지성의 한 측면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화의 다양한 방법 중 한 척도로서 기능한다. 지속적인 연속에 의한 수상이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미술상이 제정된 이래 적어도 이들 작가의 성장과 변모를 지켜보며 한국화의 다양한 지향과 가치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경과하였다. 한국화단에 새로운 형식과 방향의 모색은 전통의 정수를 현대적 감각으로 변모시킨 이들 작가들의 개척 속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전시작품으로 선보인 여섯 작가의 작품세계는 산수, 풍경, 인물, 매체실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오용길은 정감이 넘치는 우미한 화면과 감각적인 색채를 경쾌하게 제시한다. 김보희는 식물에 대한 심미적 시선을 차분하고 세심한 색감으로 확대하여 보여준다. 김대원은 산수에 임한 고택과 정사를 통해 탈속정한의 고졸미를 나타내고 있으며, 조 환은 철판 작업을 통해 예술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내면의 긴장을 파격적인 실험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왈종은 자유분방한 구성과 풍부한 색채감, 화려한 장식적 파노라마로 인물과 이야기의 서사를 펼친다. 조춘자는 청신한 도회적 감각과 사실풍 인물화를 통해 우수와 정적의 여인상을 표현하고 있다. 이들 여섯 작가의 분방한 개성과 실험을 통해 월전미술상이 지향하고자 했던 창조적이고 미래적인 한국화의 한 형식을 도모하고 새로운 현대미술을 발견하고자 하는 것이 이 전시를 기획한 의도이다.

오용길_봄의 기운-공원에서_한지에 수묵담채_181×325cm_2008
오용길_봄의 기운-山韻_화선지에 수묵담채_65×126cm_2008

오용길은 섬세한 화면과 능숙한 필묵으로 감각적이고 화려한 색감을 연출하면서도 경박하지 않고 산뜻하다. 대지의 기운과 색감을 수묵의 필치로 명확하게 표현하면서도 순수한 먹빛이 생동감을 자아낸다. 이러한 생동감은 화선지와 모필 특유의 민감하고 분방한 수용성을 절제된 필의 감각으로 제어하면서 화면을 장악하는 그의 세밀한 필력에 기인한다. 단선과 점경을 반복하면서 그려낸 필선은 골격과 기세의 흐름에 유의하면서 빈틈없는 세부묘사와 정확한 선의 연속의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필력의 골간을 바탕으로 특유의 색채감각이 화면의 전체적 미감을 풍부하게 한다. 점묘로 이루어진 화려한 색채는 명쾌한 필치를 통해 수채화 같이 투명한 화면을 연출하면서 고유의 서정과 운치를 자아낸다. 차분하고 안정적이면서도 명랑한 화면이 감각적인 심리풍경을 나타낸다. ● 오용길은 실경을 통한 풍경사생을 주로 하면서 산수의 고법을 따르지 않고 자유로운 필법으로 일상의 풍경을 사생한다. 전통산수의 이상화를 따르지 않고 현실과 풍경 너머의 정적을 주관화된 화면에 담는다. ● 「봄의 기운-공원에서」에서는 공원을 소요하며 걷는 행려의 풍경을 봄날 지극히 평화로운 정적의 한 순간처럼 담았다. 대지와 공기, 만발하여 핀 벗꽃의 난만(爛漫)이 아득한 꿈의 한순간처럼 우리의 시선을 자극하고 화면으로 몰입시킨다. 벚꽃 아래 자유로운 소요이지만 일순간 이러한 풍경에 정지한 듯한 정적은 작가의 주관화된 화면경영과 관련된다. 「봄의 기운-山韻」, 「봄의 기운-쌍계사 가는 길」 또한 이러한 주관화된 화면의 시간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김보희_Towards_한지에 채색_202×560cm_2008
김보희_Towards_천에 채색_280×180cm_2008

김보희는 이전작업에서 재현된 풍경과 심리적 풍경이 결합된 명상과 관조를 보여 주었다. 사실과 추상의 경계에 선 이와 같은 작품들은 간소한 구성과 색채의 중첩, 시선의 연속이 결합된 복합적인 심연의 세계를 연출한다. 김보희의 화면에서 잔잔하게 일렁이는 명상의 바다는 감각적 풍경으로 망막을 자극하고 색의 중첩에 의한 시선의 경계가 몸의 기호와 반응한다. ● 금번에 전시된 김보희 작업은 근경의 자연인 식물 묘사를 통해 식물의 형태조형과 세분화된 색으로 심미적 대상을 확대하여 보여준다. 원경에서 근경으로의 이러한 기호의 전환은 이전보다 디테일 해지고 섬세해 졌으며 활기 넘치는 초록의 세계로 펼쳐 보인다. 식물의 피부와 잎의 표면, 다양한 줄기와 잎맥의 다채로움을 커다란 화면에 옮겨 넣는다. 화면은 식물과 내가 마치 대면(對面)하듯 생명의 약동과 호흡을 느낀다. 색채로 표현된 자연의 생명력은 녹색의 강약을 통해 이러한 활기의 원천을 제공한다. 녹색의 화면은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는 영고성쇠의 자연앞에 생명의 신비와 연속을 반추케한다. ●「towards」연작은 배경은 생략한 채 정교하고 다양한 색채의 층을 표현하고 있다. 잎맥과 줄기, 가시표현 등을 이상적으로 확대함으로써 현실보다 더한 현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대원_영덕옥계 침수정_종이에 수묵_121×263cm_2004

김대원은 주로 풍경사생에 주력하면서 창운고색한 흔적의 시간을 묘사하였다. 이 고적의 공간에는 실경에 주력하여 취사선택한 사유적 태도, 즉 자연 앞에서 응축된 내면이 자리한다. 그의 산수는 인간의 자취는 속기의 그림자인양 배제하였으나 자연속에 충실한 공간의 깊이에 따라 무한한 사유성을 투시하는 산수풍경이다. ● 담백하고 물기 없는 수묵에 청명한 기운이 넘치는 화면은 원숙하고 안정되어 있으며 방대한 작업량과 재능으로 모필의 선이 거친 듯 자연스럽다. 활달하고 빠른 붓놀림으로 남성적인 분위기와 야일한 맛을 자아낸다. 김대원은 고졸한 고택과 사찰, 산수에 임한 소담한 정사 등 안동을 중심으로 주변의 풍경사생에 주력하면서 속기가 묻지 않은 고적의 시간을 묘사하였다. ● 「영덕옥계 침수정」은 이러한 고적의 시간을 깊이감 있는 화면과 공간의 무한한 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면 「무릉 유원지 절벽」에서는 더욱 경쾌하게 필선을 다루면서도 바위와 주변 풍광을 세심하게 묘사하고 정감의 깊이를 더한다. 농부와 소의 연작인 「써래질」, 「밭갈이」등은 일상을 관조하는 작가의 심상을 볼 수 있다. 간략히 그린 논과 밭, 얼굴이 거의 가려진 농부, 순박하고 우직한 소 등 오지 변방에 사라져갈 풍경이 작가의 심상과 함께 표현되고 있다. 화제에서 보이듯 그림 그리는 일도 농부가 밭을 가는 것과 같은 일임을 상기시킨고 있다.

조 환_귀로-흔적_철판_109×109cm_2009

조환은 이전 작업에서 이웃사람들의 삶과 인간에 대해 관심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면서 고통받는 인간상을 특유의 날카로운 필선과 둔탁한 색조로 화면에 나타내었다. 빈곤, 궁핍, 울분, 저항 등 시대와 역사에 등장하는 현실 인물 혹은 우리 이웃들이 모습을 수묵에 고스란히 담는 작업을 지난 시기 줄 곳 표현해 왔다. 삶과 세상의 격랑을 헤치며 행한 저항의 질문은 어느덧 주변의 이웃에 대한 포용의 몸짓으로 전환하다가 자신을 둘러싼 도시풍경을 수묵으로 다루면서 도시산수의 다양한 실험을 전개한 바 있다. 이러한 이전 작업에서 2008년 금호미술관 전시를 기점로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에 자신을 천착하는 작품인 「歸露-흔적」 연작을 파격적으로 선보인바 있다. ● 금번에 출품한 작품 「귀로-흔적」은 2008년 전시의 연장으로 이러한 사회적 기능으로서의 예술본질에서 더 나아가 인간의 본성과 삶에 대한 질문 속에 직관적 전회를 체험케 하는 형식을 취한다. 삶을 지각하고 성찰하는 계기를 통해 인생행로는 긍극적으로 점이요, 이슬로 돌아간다는 점을 석도(石濤)가 체험한 예술의 경계를 통해 제시한다. 철판과 조명 같은 의식적인 재료들이 서예의 전각과 장법 등 예술의 다양한 경계와 재료를 넘나들며 형식적 장치들로 제시된다. 조 환의 이러한 장치들은 주변인간과 세계의 소리를 듣고 수묵과 매체의 다양한 형식들로 넘나들던 추구가 마침내 내면의 고요로 자리한 자의식의 내용들이다. ● 「귀로-흔적」연작은 이러한 작가의 의식형태가 낳은 현재적 실험의 결과다.

이왈종_제주생활의 중도中道_장지에 혼합재료_90×180cm_2007
이왈종_제주생활의 중도中道_장지에 혼합재료_162×130.5cm_2007

이왈종의 작품 세계는 자유로운 화면구성과 풍부한 색채감, 여기에서 연출되는 화려한 장식적 파노라마가 특징적이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감성의 세계를 보여준 이왈종의 작품은 전통 동양화를 극복하려는 새로운 조형의지를 담고 있다. 이왈종은 동양화적 재료를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표현형식면에서는 서양화적 발상을 과감하게 차용한다. 그림으로서의 기본적인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선묘는 선적인 조형미를 획득하고 있으며, 화려한 색채감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특히 보라색을 과감히 사용하는 그의 색채는 미묘한 흥분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선묘와 색채를 이끄는 미적 감각과 의식은 동양화의 깊은 정신성에 기초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 「생활속에서-중도」연작에서 보여준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풍경은 일상의 눈으로 바라본 생활정경을 솔직하며 대담하게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이왈종은 현재 그가 살고 있는 일상사를 서술적으로 묘사함으로서 화면 가득 시선을 이끄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평범하고 하잘 것 없는 인간사의 모습이 그의 화면에선 따뜻한 조화와 질서의 세계로 변모한다. 생활 속에 있는 것들, 예컨데 신변 가까이에서 늘 대하는 가전제품이나 꽃, 짐승, 물고기 등이 인간과 어우러저 더욱 은유적이고 상징적인 질서와 조화를 구성한다. 인간도 존재의 어우러짐의 하나이며 자연 속의 실존적 존재로서 우주만상 가운데 하나로 융화하는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왈종의 이러한 경향은 그의 작품 주제와 공간을 중도(中道)의 세계라는 그 나름의 생활철학에 근거하고 있다. 격식이나 규범에 구애받지 않는 이왈종의 작품은 그러나 운필의 묘를 통해 문인적 격조를 지키며 풍부하고, 독자적이며, 자유로운 세계를 화면 가득 보여주고 있다. ● 「제주생활의 중도」연작에서는 서귀포 주변의 생생한 꽃들, 동백, 매화, 수선화 등이 장관의 풍광을 보이는 가운데 골프하는 인물과 이야기가 서사처럼 펼쳐진다. 인생도 골프도 전쟁터와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림에 탱크를 그린다는 작가의 말처럼 집착과 번뇌를 벗어나고자 하는 중도의 염원이 현실의 무력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러나 이왈종의 생활의 중도는 역설적으로 아름답다.

조춘자_여인_한지에 혼합재료_72×60cm_2008

조춘자는 전통화법에 의한 우미한 작품세계를 펼치며 청신한 화풍 구성으로 독자들의 시선을 매료시킨 인물화가 이다. 도회적 감각의 사실풍 인물화를 그린 조춘자의 작품은 탄탄한 묘사력을 바탕으로 정밀한 구도, 강렬한 색채의 대비, 우수와 정감이 넘치는 인물의 표현 등 독자적이고 개성적인 작품을 보여주었다. 근작에 이르러서는 투명한 채색으로 중성적이면서도 경쾌한 화면을 구사하고 있는데 내면에 형성된 사색의 깊이를 보여줌으로써 전통채색화를 현대화 하는데 진일보를 이루고 있다. ● 조춘자의 작품은 적막과 우수를 지닌 여인초상을 통해 우아한 관조미를 보여주고 있다. 도회의 세련미와 소외된 정적감이 인물의 시선과 응시를 통해 여성 일반의 삶과 운명을 반추하게 한다. 정확한 묘사와 정밀한 구도가 특징적인 조춘자의 작품은 몸과 얼굴을 약간 옆으로 튼 모습을 잡아서 자연스럽게 입체성을 살리면서도 신체비례 및 세부묘사에 주의하고 있고, 베일에 가려진 인물구성 및 배채 효과에 의해 종교적 숭고감을 가진 중성적 화면을 연출한다. 현실인물이면서 현실적이지 않은 인물의 표현이 화면을 정적과 사색의 공간으로 몰아간다. ● 「여인」 시리즈에서 인물의 복잡한 심리상태는 균질하지 않은 붓 터치와 배경의 문양을 통해 더욱 상징적이고 암시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 월전미술상은 현대 한국화가 지향하는 창조적 형식과 내용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월전미술상 수상작가 여섯 명이 보여주는 자유롭고 풍부한 실험과 감성, 고아한 색채와 격조 있는 필선의 기품은 우리의 정신을 한껏 고양시키고 화면을 울림을 더하였다.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형식과 지성의 변모가 현대미술 및 한국화를 가늠 짓는 한 잣대가 될 것이다. ■ 류철하

Vol.20090405h | 월전미술상 수상작가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