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lunar-달이 보이지 않는 기간에

2009_0403 ▶︎ 2009_0420 / 화요일 휴관

김민경_Camouflage_람다 프린트, 싸이텍, 플라스틱_60×80cm_2008

초대일시_2009_0403_금요일_06:00pm

갤러리 게이트 기획 3인展

참여작가_김민경_김송은_김민

관람시간 / 12:00pm~06:00pm / 화요일 휴관

게이트 갤러리_GATE GALLERY 서울 종로구 가회동 1-5번지 경남빌라 제상가 1층 Tel. +82.2.3673.1006 www.gategallery.kr

감각의 문을 닫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여행하는 것은 양파 껍질을 벗기는 것과도 같다. 껍질을 드러내려고 하면 그것은 우리의 눈을 잠시 멀게 하며 코끝을 찡하게 한다. 빛을 머금어 이 지상에서 볼 수 없는 우유 빛과 같이 투명한 하얀 속살과 대면하려면 우리는 잠시 눈물과 콧물로 정화의 시간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의 신체에서 양파껍질과 같이 건드릴수록 눈과 코끝을 아리게 하는 것은 가슴일 것이다. 20세기 초의 독일의 신비주의자인 루돌프 스타이너의 말을 빌리면 '가슴은 뒤쪽이 몸이고 앞쪽이 혼이다. 달이 만월이 아닌 때는 구(球)의 단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가슴이라는 중간 부분의 형태도 단편적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가슴은 인간 본성을 인식하는 데에 아주 중요하다.' 달이 보이지 않는 기간을 의미하는 『interlunar』展은 바로 신체를 지니며 이 지상을 거닐고 있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를 '달'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것도 예로부터 신체적으로 달에 민감한 여성들의 시선을 통해서... 달리 말해서 『interlunar』展은 3명의 여성 작가들이 서로 다른 눈으로 만월로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김민경_Camouflage-sculpture_합성수지, radol_각 15×15cm_2008

김민경의 작업은 가면과도 같이 얼굴과 신체를 바꾸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과 같이 이야기이다. 서로의 시각을 현란하게 유혹하지만, 그것은 어느새 우리 자신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조금씩 상실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런 나, 이런 너, 너와 나는 너무 다르지만 어찌 보면 크게 다르지가 않아. 내가 너와 마주할 때, 난 너와 다른 특별한 나 일 수도 있고, 그저 너와 같을 수도 있어. 지금 내 모습이 진짜일 수 있고, 좀 전에 내 모습이 진짜일 수도 있고, 네 모습이 내 모습일 수도 있고, 너와 내가 보는 것이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김민경 작가노트중에서-

김송은_물위가 깊다_합성수지, 레진_150×90×90cm_2009
김송은_물위가 깊다_합성수지, 레진_150×90×90cm_2009

반면에 김송은의 작업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벌거벗은 여성의 형상으로 직시하게 한다. 그것은 마치 달과 6펜스로 이상적인 세계와 물질적인 세계에서 갈등하는 예술가의 갈등을 세밀하게 그려내었던 서머셋 모음의 「인간의 굴레」를 보는 것 같다. 두터운 비늘 옷과 같이 온몸을 화려하게 치장하고, 끊임없이 위로 향하던 어느 날 나는 물밑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았다. 내 모습은 나무였다. 나는 나무였다...... 치열함이 어쩌면 더 큰 치열함을 낳은 지도 모른다. 결국 내 마음만이 세상 속의 나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이 아닐까. -김송은 작가노트중에서-

김민_우리가 모르는 이야기_혼합재료_101×62×21cm_2008
김민_기다림_혼합재료_45×33×4cm_2009 김민_너라는 이름의 뇌종양_혼합재료_30×34×4cm_2009 김민_어떤 그리움_혼합재료_40×24×5cm_2008

김민의 작업은 「너라는 이름의 뇌종양」에서 하나의 종양과도 같이 뇌리에 박혀 아프게 하는 지나온 순간들을 달빛이 비추는 시간에 홀로이 밖을 산책하며 그 시간들을 하나하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이 구경하면서 여행을 떠나는 것과도 같다. 누군가의 감정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친한 친구들의 과거, 상처, 그 밖의 그들 삶의 편린들... 그들의 행동과 말을 통해 그들을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웃고 있어도 그들의 마음속은 어쩌면 울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 감정들을 오롯이 알 수 있는 건 오로지 자기 자신 뿐이다. 그래서인가 내 작품의 사람들은 모두 안경을 쓰고 눈을 숨기고 있다. 우리는 그 너머의 세계를 안경위에 그려진 이미지로 얼핏 상상할 뿐이다. -김민 작가노트중에서- ● interlunar는 그믐달과 초승달 사이의 달이 보이지 않는 기간을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interlunar』展은 달빛에 의해 어두운 하늘이 어떻게 변해가는 지를 3명의 작가와 함께 음미하며, 떠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조관용

Vol.20090406h | interlunar-달이 보이지 않는 기간에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