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agio for Springs

공시네展 / KONGSHINE / painting.sculpture   2009_0409 ▶︎ 2009_0607 / 월요일 휴관

공시네_yestoday_리넨에 유채_161.5×112×3cm_2007

초대일시_2009_0409_목요일_06:00pm

입장료_일반 3,000원 학생 2,000원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아라리오 갤러리 천안 ARARIO GALLERY CHEONAN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354-1번지 Tel. +82.41.551.5100 www.arariogallery.com

Adagio for Springs: 사물들의 상황극 ● '사물들의 상황극'. 공시네의 근작들을 한마디로 얘기한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2007년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의 개인전에서 「ribbing room」연작과 「good morning」연작을 통해 드러났던 이러한 속성은 근작들에서도 작업을 형성하는 중요한 뼈대로 작용하고 있다. 작가가 직접 고안하여 만든 오브제들은 그가 부여하는 특정한 의미의 표상이 되고, 오브제 간의 상관관계들은 작품의 내러티브를 형성하는 모태가 된다. 근작인 「yestoday」 연작에서도 구름, 사다리, 나무, 종이비행기, 구명보트를 목에 낀 낙타와 같은 오브제들은 우선은 지점토로 작게 만들어지고, 작은 연극무대와 같은 단상 위에 올려져서 무대감독인 작가에 의해 특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설정된 장면이 다시 정물화처럼 회화 평면으로 옮겨짐으로써 비로소 작업이 완성되는 것이다. 회화 프레임 안에 들어온 상징적 기물들은 의미의 전달자일 뿐 아니라 풍성한 회화적 조형성을 생산하는 주역들이기도 하다. 공시네의 작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그림이 구현되는 이러한 단계적 방식이다.

공시네_yestoday_리넨에 유채_161.5×112×3cm_2007

각각의 오브제들은 마치 사이코드라마의 주인공들처럼 특정 존재나 사건에 대한 심리적 거울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공시네는 자신을 둘러싼 세계, 그 안에서의 개인적 경험, 세계와 자신과의 관계 속에서 획득한 이야기들을 오브제들에 투사하고, 작가의 감정이 이입된 오브제들 간의 상관관계를 설정함으로써 연극적인 이야기를 만든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회화 프레임 안에서 객관적 시점으로 재구성되면서, 주관적 상징성을 넘어서는 회화적 장면으로 변모된다. 여기에는 오브제에의 몰입, 감정의 투사,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거리두기라는 몇 개의 심리적 전이의 단계가 있다. 작가가 몰입했던 대상들이 관조가 필요한 하나의 정물화로 변화되면서, 작가는 아마도 오브제가 처한 상황들, 즉 그 자신이 처한 상황들을 하나의 장면으로서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전지전능한 시점을 얻게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작업으로 작가 자신은 사이코드라마와 같이 특정 역할을 오브제를 통해 실행함으로써 스스로를 비워내는 정리의 기회를 얻고, 그 결과를 바라보는 관람자들은 무대의 관객이 되는 셈이다.

공시네_yestoday_리넨에 유채_100×100×5cm_2008

연극무대적인 속성에도 불구하고, 공시네의 작업에서 각각의 오브제들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인 의미는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객관적인 언어체계를 통해서는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없다. 개별적 상징의 의미를 알아야만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완전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컨대 테니스 공을 발에 낀 의자가 작가 자신의 대리물임을 알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의자가 파리채들에 둘러싸여 있는 「steal life」 중 한 장면이라던가, 근작인 「yestoday」 연작에서 다리 한 쪽이 부러진 의자가 바닥에 누워있는 장면, 역시 근작인 「lullaby」 연작에서 테니스공이 사라지고 의자 위에 방석이 놓여져 있는 것과 같은 장면들이 지닌 우의적인 의미를 해독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작가 자신인 이 그림의 주인공 '의자'가 겪고 있는 심리적 갈등과 성장의 장면들이다. 그러나 오브제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이 없이도 시(詩)처럼 의미가 축약된 상징물들이 담보하는 풍경적인 속성은 그 자체로도 개별적 특수성을 넘어서 보다 직관적인 공감이 가능한 소통의 상태를 만들어낸다. ● 나무, 사다리, 구명보트, 낙타, 별, 의자, 변기, 자전거와 같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의 의미는 직설적으로 노출되고 있는 않지만, 오브제들 간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상상력을 가미한 추론을 가능하게 한다. 공시네의 작업은 오브제를 세팅하고 그것을 다시 옮겨 그리는 정물화의 방식으로 완성되지만, 소재들이 암시하는 자연적인 이미지와 암시적인 의미들은 이 장면들을 매우 상징적인 풍경화로 읽혀지게 한다. 바람에 의해 풍차가 돌아가고, 줄을 타고 위로 올라가려 했던 의자는 바닥에 쓰려져 있다. 배경의 하늘은 파랗고 하늘에는 흰 구름이 가득하다. 사다리는 위를 향해 곧게 서 있고, 작은 무덤들 위에는 흰 깃발이 나부낀다. 깃발 아래에는 밝은 색 구슬들이 즐거운 기대를 품은 듯 경쾌하게 놓여 있다. 종이비행기들은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일제히 동쪽을 향해 조용히 움직이고, 어둡고 무거운 철길 저 편에는 종이 꽃잎들이 흩날린다. 홀로 떠 있는 섬들, 생각에 빠진 듯한 동물, 사려 깊게 느껴지는 여러 가지 기물들은 이 고요하고 몽상적인 풍경 속에 담겨진 성찰의 의미를 반추하게 만든다. 관람자들은 풍경을 조망하면서 개별적 오브제, 즉 조형적 시어(詩語)들의 유기적인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비결정적이고 모호한 의미를 받아들이고, 여기에 자신의 기억과 상상을 덧붙일 수 있을 것이다.

공시네_yestoday_리넨에 유채_100×100×5cm_2008

이러한 장면들은 때로는 우울한 몽상처럼 때로는 밝은 서정시처럼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연결되는 자연의 순환을 드러낸다.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그림자와 빛이 공존하며 상호작용하는 풍경으로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관람자는 작품 속의 주관적 상징들이 무엇인지에 대한 세부적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이러한 풍경이 전해주는 미세한 삶의 표정을 감지할 수 있다. 나무 한 그루 뒤에 서 있는 자전거는 양쪽에 핸들이 달려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르는 갈등과 긴장을 담고 있지만, 배경의 구름들은 가볍고 여유롭다. 목발이 세워져 있는 화분에 물을 주는 작은 사람의 모습은 슬픈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밝은 관조의 시선으로 응시되고 있다. 공시네의 작업은 이제는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으나 여전히 마음 아픈 지난 일처럼, 어두움을 통과한 밝음, 혹은 밝음 속에 존재하는 어두움을 표현한다. 양가적 가치들이 교차하면서 벌어지는 삶의 역설과 그것 자체의 부조리함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자 하는 작가적 시선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공시네_dog chew lamp_한지, 전등, 나무_150×140×100cm_2009

공시네의 근작들에서 돋보이는 것은 작가 스스로 경험한 삶의 과정을 회화적 풍경으로 전치시킴으로써 폭넓은 전망을 얻고자 하는 노력이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린 한 소녀가 하루의 시간 동안 신발을 찾는 내용을 담은 스토리보드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삶의 법칙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작가 자신의 행로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그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자연의 일부로서의 삶의 과정과 현재의 시간을 긍정할 수 있게 된 듯하다. 최근 연작의 제목 중 하나인 'yestoday'는 무거운 사색의 과정이 가벼운 일상으로 전도된 현재의 순간을 암시하고 있다. 자연의 느린 흐름 속에서 빛과 그림자의 존재를 함께 받아들이면서, '떠도는 섬(moving island)'과 같은 인간에게 '자장가(lullaby)'를 불러줄 수 있는 태도. 만일 공시네가 현재 모색하고 있는 것이 그러한 지점이라면, 그의 시도는 꽤 성공적이다. 빛과 그림자가 하나의 그림 속에 짝을 이루는 동반자라는 것, 가장 어두운 곳을 받아들임으로써 밝아질 수 있다는 것, 인간의 삶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은 공시네의 작업실 방문 이후 줄곧 내 안에서 맴돌고 있는 생각이다. 개인적 이야기가 회화적 풍경으로 전이되어 있는 공시네의 작업에서 보편적인 삶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기에, 결코 큰 소리로 떠들지 않는 그의 나지막한 이야기들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 이은주

공시네_big silence_혼합재료_130×300×130, 210×110×70cm_2007-9

Adagio for Springs: situation play of objects ● One could describe Shine Kong's recent works as a 'situation play of objects'. Such theatrical tendency present in the series Ribbing Room and Good Morning that were in her 2007 solo show at Arario Gallery, Seoul, play an important role in laying the foundation for her recent works. The objects the artist conceives herself become the symbol of the meaning she bestows upon them, and the relationship among the objects creates the narrative in the work. The objects such as the cloud, ladder, tree, paper airplane, and camel with a lifeboat around its neck, are all made with clay at first, then they are arranged on a stage and are given a role according to the direction of the stage conductor, the artist herself. Her work is not complete until the staged scene is manifested into a flat still life painting. The symbolic objects in the painted frame are not only messengers of meaning but also play a crucial role in forming an exuberant painting. The most interesting aspect about her work is the multiple layers of process through which a painting is conceived. ● It's as if each object plays the role of a character in a psychological drama, acting as the psychological mirror that reflects a specific being or a happening. Shine Kong's objects hold the artist's stories that she's gathered about the world around her, her personal experiences within that world,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world and herself. Then, she creates a theatrical narrative by establishing a relationship of objects so richly invested with the artist's emotions. Finally, those narratives are reformed inside a painting frame through an objective point of view, simultaneously surpassing the subjective symbols to finally become a painted image. In this progress, there are several psychological steps such as the artist's immersion into the objects, projection of emotions onto the objects, then dissociating from the objects. The artist immerses herself into the objects, and then they are transformed into still-life-like-objects that require contemplation. Through this process the artist would view the objects in a single scene through an omnipotent standpoint. Through her work which is like a psychological drama with objects with their specific roles, the artist gains an opportunity to clear and empty herself out, and the audience becomes the spectators of that process played out on the stage. ● Despite the fact that her work tends to have a theatrical aspect, the meaning of the objects in her work are so subjective and personal that their meaning cannot be comprehended easily through an objective discourse. Comprehension of the whole narrative is only possible through understanding the meaning of the individual representation. For instance, when one realizes that the chair with a tennis ball on its leg is a symbolic representation of the artist, it becomes possible to understand the allegorical meaning of the chair surrounded by flyswatters in the work Steal Life, the broken-legged chair laying on the floor in the recent work Yestoday, or the cushioned chair without the tennis ball in another recent work Lullaby. Those images express the frustration and maturity of the chair, which represents the artist. ● Even though the meanings are not individually clarified, the landscape of the symbolic objects compressed with meaning like poetry in itself goes beyond just being individualistic and unique, to creating a situation that allows for the communication of intuitive understanding. ● The implication of the repetitive images like trees, ladders, life vests, camels, stars, chairs, toilets and bicycles are not directly expressed, but the organic relationship among the objects makes it possible for the conjuring up of creative inferences. Shine Kong's work is a still life in the sense that the objects are set up and then painted, but the naturalness of the objects and their suggested meaning directs it to be read as a symbolic landscape. The windmill is spinning with the wind, and the chair that attempted to climb up the rope is placed down on the floor. The sky in the background is blue and filled with white clouds. The ladder stands straight up pointing to the sky, and the white flags on the small tombs flutter. Under the flags are bright colored beads that are cheerfully laid down as if waiting for a pleasant surprise. Paper airplanes cast a long shadow while they all silently head east, and paper flower petals scatter and blow away at the end of the dark heavy railroad. The lonely islands, animals deep in meditation and other objects that seem to be drenched in thought all reflect the on the significance of self-introspection that's prevalent in the calm dreamy landscapes. The organic blend of objects that each speaks its own poetic artistic language composes a sense of indefiniteness and mysteriousness in the landscape, into which the viewers come to stir in their own memories and imagination through contemplation. ● These scenes that are at times like melancholic dreams or cheerful lyrical poetry show the flow of nature that connects darkness to light. The heavy and the light, and the light and its shadow coexist and interact in the images. Though the audience might not have detailed information that describes the objective symbols of the painting, they can perceive the minute expressions of life that are portrayed through the painting. The bicycle behind the tree has handles on both its ends and holds a feeling of frustration and tension as if not knowing where to go, but the clouds in the same painting are light and placid. The small person watering a flower pot with crutches on it seems melancholic, but on the other side, he's portrayed in a cheerful perspective. Shine Kong's work is serene, but like a heart ache from the past, they are expressions of the light that has penetrated the darkness, or the darkness that still exists within the brightness. Her works contain the life's paradox that shifts between polar principles, and the artist's intention to consume the absurdity itself. ● A notable aspect about Shine Kong's recent works is that she attempts to broaden her perspectives by transporting her experiences and progress in life into a painted landscape. The storyboard of a girl who loses a shoe and looks for it all day is an allegory for the artist herself and her attempt to uncover the rules to life. It seems that through such an effort, she has accepted the present moment and the life's process as is an extension of nature where light and shadows do coexist. One of the latest works Yestoday suggests a present moment in which the heavy process of meditation is conveyed in the simple everyday life. It is like an attitude that can sing a lullaby like a moving island, flowing slowly in the rhythm of nature and coexistence of light and shadow. If this lullaby is what Kong is attempting at, then her oeuvre is quite successful. After a visit to her studio, my mind is still busy at work thinking about the coexistence of light and shadow in the same painting, and the fact that accepting the darkest darkness leads to its brightening, and that human life is a part of nature. Her personal life stories displayed in the landscape paintings allow the contemplation on the universal life. It is for this reason that one can find solace through her quiet, humble stories. ■ Eunju Lee

Vol.20090408h | 공시네展 / KONGSHINE / painting.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