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Photogram

이상희展 / LEESANGHEE / 李常熙 / photography   2009_0410 ▶︎ 2009_0423 / 월요일 휴관

이상희_삼총사_디지털 포토그램_93.2×145cm_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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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_2009_0411_토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쿤스트독_KUNSTDOC 서울 종로구 창성동 122-9번지 Tel. +82.2.722.8897 www.kunstdoc.com

가상과 현실, 미심(未審)한 현존성디지털 포토그램과 클로즈업 이상희가 스케노 그라피(Scanner graphy) 작업을 하게 된 동기는 어느 날 우연찮게 물고기를 스캐너에 올려놓고 전사(Scance)하는 과정에서, 일상에서 바라본 물고기의 낯익은 모습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느낌의 이미지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작가는 우연한 효과로 만든 어진 이미지에 무척 흥미를 가지고 있었고 점점 더 발전적인 형태의 '피규어(figure: 영화, 만화, 게임 등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축소해 거의 완벽한 형태로 재현한 인형)'를 스캐너에 올려놓고 전사를 하게 된다. 이런 작업이 현재는 디지털 포토그램(Digital Photogram)의 2D와 3D 작업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 이상희의 작업과정을 살펴보면, 스캔을 하는 과정에서 피규어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연출하려고 하지 않았다. 피규어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부피와, 형태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하였다. 스캐너의 유리판에 피규어를 올려놓았을 때, 울퉁불퉁한 형태는 빛을 받는 면적에 따라서 밝고 어두운부분이 생성되고, 초점이 맞거나, 그렇지 않은 부분이 결정된다. ● 피규어들은 순수하고 동화적인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스캔을 받는 과정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악한 이미지, 그로테스크(grotesque)한 표정이 발생한다. 스캔과정에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느낌이 다르게 표현된다. 스캐너는 기본적으로 심도가 매우 얕아 물체가 닿는 부분 외에는 초점이 맞지 않는다. 또한, 전체적으로 사진에서 아웃 포커스 효과를 만들어 낸다. 각자 따로 스캔 받은 피규어를 한 장의 사진으로 구성하면 '다중적인 포커스(Multiple Focus: 아웃, 인 포커스)'가 함께 존재한다. ● 이처럼, 전통적인 사진에서 재현할 수 없는 우연의 효과는 무척 흥미롭다. 결국, 굴곡이 없는 물체와 그렇지 않은 물체는 결과론적으로 많은 차이가 생기며, 밀착되지 않은 부분은 검은 배경으로 표현된다. 스캐너는 같은 결과를 두 번 다시 생성하지 못하는 일회적 특성을 가진다. 작가는 피규어가 가지고 있는 현실의 이미지를 비 현실화하는 결과물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의 개인적인 욕구는 스캐너의 일회성과 결합하여 끊임없이 변화되고 변형된다. ●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상희의 작업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Michelangelo Antonioni)의 블로우 업(Blow Up)이 떠오른다. 블로우 업을 사진용어로는 확대(close-up)라고 한다.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토마스가 공원에서 사진 찍은 것을 프린트 하고 확대하는 과정에서 어떤 남자가 쓰러진 것을 발견하고, 그 부분을 계속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건을 실마리를 찾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상희_바다이야기_디지털 포토그램(스케노 타입)_80×114cm_2009
이상희_안녕 바비_디지털 포토그램(스케노 타입)_80×114cm_2009

초현실주의와 서사나의 작업 형식에서 가장 근간에 두고 있는 방향은 탈 사진「脫 寫眞」이다. 즉 연출되어진 이미지에 대한 반발로서 시작되었다. "사물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보다는 사물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에 대한 관점으로 회화와 사진의 경계에서 오늘도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상희- 사진의 역사에서 카메라의 기계적인 메커니즘을 사용하지 않고 암실에서 빛을 이용해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을 레이요그램(Rayogram), 혹은 포토그램(Photogram)이라고 한다. ● 이런 방법은 초현실주의가 주장하는 정신과 닮아있다. 즉, 그들은 사실주의에 대해서 비판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었고, 만레이의 레이오그램은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추상적인 이미지를 구현하는 행위로서, 초현실주의자들이 추구하는 인간의 무의식 세계를 사진 적 방법을 사용하여 구체화했다. 또한, 물체의 객관적인 이미지를 기록하지 않고 노광량의 다양한 변화를 통해서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서, 새로운 이미지를 발견하는 행위는 초현실주의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프로타주(frottage) 기법과 유사하다. ● 이상희의 디지털 포토그램 (Digital Photogram) 작업은 평판 스캐너에 올려놓고 빛으로 읽어낸 결과물이다. 이런 방법은 '레이요그램/포토그램' 에서 사용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카메라와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이미지를 직접 구현한 것은, 사진과 미술의 역사적인 문맥에서 관찰하면 초현실주의 정신에 부합된다. 또한, 이상희의 디지털 포토그램은 전통적인 '레이요그램/포토그램' 에서 사용하는 평면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입체적인 효과를 만들며, 디테일과, 사실성, 프린트 크기의 제약적인 한계를 넘어선다.

이상희_우리는 친구-7_디지털 포토그램(스케노 타입)_40×120cm_2008
이상희_우리는 친구-5_디지털 포토그램(스케노 타입)_80×114cm_2008

요즘 미술시장의 흐름은 작품에 서사(Narrative)를 포함하는 경향이 강한 특징으로 부각되는 추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상희는 피규어의 다국적 이미지와 서사를 조화롭게 구성한다. 그러니까, 만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들이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서사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희석시킨다. 이를테면, 슈렉(Shrek)의 경우 자신만의 고유한 서사가 있다. 이상희의 작품에 등장하는 슈렉의 이미지는 지금까지 언급한 영화 속 서사가 사진에 드러나지 않는다. 이것은 다른 피규어들도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 결국, 동화, 만화의 캐릭터들이 한 화면에 배치되면서 주인공을 둘러싼 고유한 서사는 사라지고 주변의 친구들과 함께 개인이 가지고 포스(Force)와는 전혀다른 이야기를 일상 속에 끊임없이 만들어낸다. 그들만의 자유로운 서사가 발생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서사를 제 구성하는 것이다. 최종적인 결과물을 보게 되면, 화면에 등장하는 피규어들이 왜 뛰어가는지? 왜 여기에서 어느 시점을 쳐다보고 있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서사를 처음부터 설명하지 않고, 관람자가 바라보면서 서사를 나름대로 구성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상희_기념일(Commemorate)_플래시MX_가변크기_2009
이상희_"Look at me"_2 채널 비디오, 플래시MX_2009

가상공간과 미심(未審)한 현존성 ● 「우리는친구-7」을 살펴보면, 시대와 인종, 국가를 뛰어넘는 피규어가 등장한다. 파노라마 화면에 펼쳐진 중국식 문화 공간속에서 이소룡, 이상희의 딸이 가지고 있는 버려진 칫솔 손잡이, 슈렉과 고양이, 피글렛과 브로콜리가 등장한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체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뒤 섞이고 희석되면서 다양한 서사를 가상공간에서 펼친다. ● 「기념일」의 배경은 새벽에 여관이 밀집해있는 수유리의 밤 풍경을 찍은 사진이다. 피글렛, 텔레토비를 위시한 피규어들은 인체의 기관 중에서 부분적으로 눈, 팔을 제각기 움직이고 있다. 이들이 쳐다보는 시선은 각자 다른 지점을 향한다. ● 이렇듯, 이상희는 피규어를 통해서 그것들이 지닌 미세하고, 왜소함 이상의 것을 관객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사진의 배경에 등장하는 오브제의 경우, 채소, 브로콜리 숲속, 파, 버섯동산, 두름, 삼겹살 언덕등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소재로 구성되어있다. 일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상공간(Cyber space)에서 피규어들은 자극적이지 않고 긴장감이 없는 건조한 풍경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들의 세계를 잘 살펴보면, 자기들만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 작가는 피규어를 통해서 일종의 힘겨운 주제 중심의 미술에서 탈피하고, 진지한 경로에서 힘을 빼고 개인적이고, 사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결국, 이상희의 작업은 제한적인 가상공간 안에서 공존하는 피규어들이 서로 다른 환경과 공간속에서 만나고 부딪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대변한다. 이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침묵하고 있지만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풍경과 사소한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 중요한 것은 피규어의 캐릭터는 사진에서 어떤 위치를 가지고 있는가이다. 그것은 복잡한 일상에서 순수함을 잃지않고 싶어하는 인간의 모습을 구현한 것으로 느껴진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욕구를 표현하여 스스로를 캐릭터 화 시키는 것이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타인에게 보여지는 캐릭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이상희의 그림[바다이야기]의 경우, 바닷가에서 슈렉, 피글렛과 함께 화면의 왼쪽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노란색 머리의 곰 인형을 들고 있는 피규어를 살펴보자. 그녀는 곰 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슈렉 혹은 타인의 시선 속에서 자신이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존재로 보여지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다. 정형화된 캐릭터를 통해서 자신을 동일시하려는 욕망이 느껴진다. 다른 측면에서 피규어의 역할은 가상과 현실의 중간 언저리에 자리잡고 있으면서 새로운 판타지(Fantasy)를 조성하는 측면이 있다. 즉, 피규어가 가지고 있는 미심(未審)한 현존성은 판타지의 역할을 부추긴다고 할 수 있다. ●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들의 모습은 피규어에 빗대어지는데, 이것은 현실적, 혹은 비현실적인 상상을 통한 대리만족과 함께 세상을 살아가는데 용기를 주는 존재이다. 어릴 적 누구나 꿈꿔왔던 세상과 다르게 어른들의 세상은 환상적이지 않다. 이런 현상은 현실을 기반으로 살고 있는 우리들이 누구나 느끼는 사실이다. 이상희의 작품은 정신적인 위안이 없이 고단한 현실을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순수한 감성을 내포하고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 김석원

Vol.20090410h | 이상희展 / LEESANGHEE / 李常熙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