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 on the Surface

강유진_이지현展 / painting   2009_0410 ▶︎ 2009_0507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_2009_041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8:00pm / 월요일 휴관

두산갤러리 서울 DOOSAN Gallery Seoul 서울 종로구 연지동 270번지 두산아트센터 1층 Tel. +82.2.708.5050 www.doosangallery.com

이번 『Space on the Surface』展에서는 서로 다른 공간을 한 화면에 표현하는 작업으로 회화의 본질에 대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탐구해 가고 있는 강유진·이지현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

강유진_Bedroom with R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에나멜_130×162cm_2006

강유진은 하나의 공간 혹은 여러 공간을 부분들로 해체한다. 사진을 확대복사하고 전사한 밑그림을 바탕으로 세밀하게 그려진 해체된 공간의 조각들은 작가의 의도와 조형적 필요에 따라 퍼즐 조각처럼 배치된다. 이렇게 구성된 스펙터클한 화면은 원근법적 공간과 기하학적 평면, 의도된 재현과 우연의 효과와 같은 대립적인 요소들이 만들어 내는 긴장감을 통해 보는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그리고 여기에 유동적이고 광택이 있는 에나멜이 흩뿌려지고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면서 다양한 물감의 흔적이 만들어진다. 이 흔적은 나뉘어진 공간들을 이어주면서 보는 이들의 시선을 다양한 방식으로 유도하고 회화 표면이 갖는 평면성을 강조한다.

이지현_Erecthion+Jeju Studio_캔버스에 유채_227.3×182cm, 227.3×146cm_2007

이지현은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역사적 유물이나 유명한 건축물들과 개인이 선택한 사적 공간들을 의도에 따라 하나의 화면에 혼합하여 나타낸다. 일례로 「MoMA+Rm_1」과 같은 작품을 보면 두 가지 서로 다른 공간은 작가의 기억 속에서 불려 나와 화면 위에서 실제와는 상관없는 새로운 공간으로 재구성되며, 이 공간들은 과감한 터치와 색채의 조화를 통해 마치 게임을 하듯 자유롭게 연결된다. 이렇게 재현된 하나의 공간을 따라가다 보면 또 다른 사물들 혹은 공간과 만나게 되는데 이 때 시선은 어느 한 방향, 한 지점만이 아니라 다양한 방향을 향하게 된다. 시선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면서 다층위의 공간들을 확인하고, 모든 공간이 하나의 화면 위에 혼합되어 있음을 다시 한번 환기시킨다. 그리고 작가의 감성이 더해져 보는 이들에게 그들만의 또 다른 사적 공간으로 내면화되면서 현실 속의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강유진_Meat in the Gallery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에나멜_162×112cm_2007
이지현_MoMA+Rm_1_캔버스에 유채_160×213cm×2_2006

강유진과 이지현은 모두 자신이 경험했던 공간을 해체하고 혼합하여 또 다른 공간 혹은 사물들과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두 작가에게 있어서 공간을 해체한다는 것은 공간이 갖는 본래적 의미와 분리시켜, 즉 사회적·역사적 컨텍스트와 무관하게 만들고 작가의 해석에 의해 의미 전환된 공간으로서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삶과 연관된 새로운 지평의 의미를 획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강유진_Untitled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에나멜_97×145cm_2007
강유진_Pool with Yellow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에나멜_125×160cm_2008
강유진_Rain in Tarragon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에나멜_181.8×227.3cm_2009

한편, 서로 다른 공간의 이미지를 혼합하여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어낸다는 의도는 비슷하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에서는 상당히 큰 차이점을 엿볼 수 있다. 먼저 강유진은 공간 자체를 작은 단위들로 분절시킨다. 분절된 부분들은 분절되기 전 본래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그런데 작가는 이를 단순한 회화적 구성요소로 환원시켜 사용하면서, 분절된 부분들을 본래의 모습에서 떼어내어 자신이 만들어낸 공간에 편입시킨다. 그리고 그 위에 에나멜을 통한 표현적 요소를 더하여 재현된 부분들이 결국 캔버스 틀이라는 평면 위에 그려져 있음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이지현은 다양한 공간들이 뒤섞여 있는 상태를 보여준다. 공적 공간에 자신의 추억 속 이미지나 사적 공간이 현실과는 다른 스케일로 나타난다. 이 둘은 상이한 차원에서 혼합되어 있지만, 색채를 따라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양자간의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이러한 불명료함을 통해 작가는 보는 이들이 각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이지현_Gothic+Sand Castle_캔버스에 유채_200×162cm_2007
이지현_Assisi de San Francesco+Rm_캔버스에 유채_145.5×227.3cm_2007

이들은 공간이라는 공통된 소재로 작업하고 있으며, 언뜻 보기에 작품의 이미지도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강유진은 공간과 평면성이라는 회화의 본질을 다룬다는 점에서, 이지현은 인간의 기억을 구성하는 시지각적 측면에서 바라볼 때 이들의 작품을 더욱 더 흥미있게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전시를 통하여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비교해 보면서 평면이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펼쳐나가는 두 젊은 작가들의 독특한 상상력과 회화의 재미를 한껏 느끼길 기대해 본다. ■ 정진우

Vol.20090411c | Space on the Surface-강유진_이지현展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