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My Wonderland

2009_0411 ▶︎ 2009_0607 / 월요일 휴관

정민호_Multiple Whales_합성수지, 아크릴채색_가변크기_2009

초대일시_2009_0411_토요일_03:00pm

참여작가 구슬기_노성운_민진영_박관우_박종영_유일한_이대철_정민호_정효영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마포아트센터_MAPO ARTS CENTER 서울 마포구 구민회관길 85(대흥동 30-3번지) Tel. +82.2.3274.8600 www.mapoartcenter.or.kr

바쁜 일상과 경제 불황으로 인해 더욱 각박해져만 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한계 지워진 우리의 삶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일탈을 꿈꿀 수 있을까? 이제 막 세상을 향해 소통하기 시작하는 작가들은 젊은이다운 풋풋함 감성을 가지고 일상 속의 작은 일탈적 상상력을 지닌 채 새로운 조형물을 창조하기 시작하였다. 봄의 설렘과 함께 처음 시작하는 마포 아트 센터의 기획 전시는 젊은 작가들의 풋풋함과 지역 주민을 향해 던지는 색다른 경험을 함께 표방하고자 한다. 한국 미술의 중심에서 전통과 현대를 넘어 세계로 향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하고 참여한다. 이번 전시는『Welcome to My Wonderland』라는 제목아래 크게 '경계 허물기' 그리고 '움직임에 대한 상상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각자 가지고 있는 일상 속 상상의 세계를 표현하고자 한다.

구슬기_havtomst-3_사포, 테이프_43×30cm_2008

현실과 비현실의 유쾌한 경계 허물기 ● 현대 미술 속에서 경계 허물기에 대한 작가들의 여러 시도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만은 아니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작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일상의 세계와 다른 세계에 속한 非일상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다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속한 일군의 작가들 역시 이런 질문 앞에서 솔직하다. 풋풋함과 신선함으로 무장한 그들은 그들에게는 일상이 되었을 상상 속의 세계를 관람자들에게 보여준다. 다소 이질적인 그들의 세계는 관람자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다시 누군가의 일상이 된다. 일상과 非일상, 현실과 非현실의 세계 사이. 젊은 그들이 주목하는 것은 바로 그 얇은 사이이다.

노성운_D80_스티로폼_90×120×130cm_2008

하얀 벽이 있다. 그 벽에서 하나의 형체가 보인다. 하나의 형체는 점점 구체적인 형상이 되어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건축자재로 주로 쓰이는 하얀 스티로폼은 오토바이, 카메라와 같은 일상의 사물로 변해 문득 등장한다. 노성운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런 의외성에 주목하였다. 건축물 안에 내장재로 쓰이는 스티로폼이 밖으로 나오고 일상의 사물들이 건물의 하얀 벽에 숨기듯 드러난다. 안은 바깥으로, 바깥은 안으로 향하면서 일상의 사물들은 하나의 조형물로, 조형물은 일상 속으로 자유로운 변주를 시작한다. ● 이와 같은 의외성, 상황의 변주는 정민호에게서는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의 큰 덩어리는 자세히 보면 한 마리의 고래다. '아! 고래구나' 하는 짧은 깨달음과 동시에 스쳐 지나가려다 보면 고래는 다시 모습을 바꿔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의 모습으로, 혹은 알 수 없는 우주 어딘가의 행성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단순화된 형태의 표현에는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세계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한 마리의 고래는 그 속에 여행의 꿈을 품고 새로운 여정을 떠난다. 실내에서 실외로 공간에서 공간으로 자유롭게 부유하는 고래의 꿈은 우리가 마음 속에 꿈꾸는 여행의 또 다른 모습이다.

민진영_Untitled_35×15×20cm_2008

한편, 민진영은 눈부신 하얀 빛깔의 생명체를 만들어냈다. 관람자는 두발로 고고하게 서있는 하얀 빛깔의 동물을 갑자기 마주친다.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을 두근대며 마주한 순간 보이는 것은 낯선 나 혹은 누군가의 얼굴이다. 냉소를 머금은 웃음의 이면에는 어딘가 낯설어 애처로운 지금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도 하고, 어린 시절 보았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동화 속 어딘가에서 튀어나온 우리의 지나간 과거의 향수에 대한 집적물 같기도 하다.

박관우_Bearbrick-Something about us_수지, 스피커_80×52×15cm_2008

動에 대한 관찰, 動에 대한 상상력 ● 움직임. 소리 없는 움직임, 조용한 움직임, 진실한 움직임 혹은 무언가 숨기는 듯한 움직임. 개개의 사람들의 속성이 전부 다르듯 움직임의 형태 또한 전부 다르다. '움직인다'는 감각은 일련의 또 다른 감각의 차원을 함께 동반하며 나타난다. 인간의 움직임은 이런 또 다른 감각을 함께 체험하면서 보다 완전한 하나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여러 해석을 작가들은 시도한다. 공간에 멈춘 조형물을 넘어서 반응하고, 소리지르고, 동요하며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다른 감각의 차원으로 사라지게도 혹은 보이게도 한다. ● 베어브릭(Bearbrick)은 비교적 최근에 나온 장난감이다. 큐브릭(Kubrick)에서 파생된 이 장난감은 모든 사물을 정육면체로 왜곡하는과정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외형으로 전세계 마니아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특별할 것 없는 이 장난감이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받게 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다른 것들과 차별되는 특징은 전체가 9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규격이 동일해 이런 모든 것들이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해체와 결합을 통해 엉뚱한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박관우는 이와 같은 베어브릭의 외관상의 특징은 차용하고 움직임은 제거했다. 제거된 움직임 대신 베어브릭에게 들을 수 있고 소리 낼 수 있는 다른 능력을 부여했다. 움직임은 청각적 울림으로 재생산되어 미술을 넘어 음악으로 혹은 그 공통의 영역에서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유일한_냄새발생장치_혼합재료_170×100×100cm_2008
이대철_슈웅_스틸, 나무_120×350×60cm_2008

이런 시각과 청각의 전환은 이대철에게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다. 이대철은 움직임에 대한 정의를 언어를 통해 이루고자 했다. 의미를 포함하지 않은 소리는 바람의 흔적을 상징하는 언어로 전환되고 이 기호화된 언어는 시각적 이미지로 전환되면서 관람자에게 공감각적인 환영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슈웅'은 청각의 시각화에 대한 또 다른 방식이지만 동시에 동적 움직임을 형상화 하기도 한다. 무언가의 움직임은 움직인다는 행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감각의 현상을 수반하는 것과 같이 조형화된 '슈웅'은 시각적 이미지에만 그치지 않고 관람자의 감각 속에서 다양한 방식의 감각으로 전환된다. 이와 같은 행위를 통해서 우리는 실재하지만 실재하지 않은 어떤 감각을 '실재함'속에서 마주 대할 수 있다.

정효영_family grafia(bug2)_혼합재료_200×50×30cm_2008
박종영_Marionette project 1_홍송, 미송, 전기모터, 푸쉬버튼 스위치, 낚시줄_가변크기_2008

박종영은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손을 제작했다. 피노키오의 손과 같은 나무로 만들어진 커다란 손은 하나의 무생물에서 관람자의 조작에 의해서 살아있는 생명체로 변환된다. 복잡 다단하고 미묘한 감정의 전달은 전기적 신호를 통해서 분명하고 명료한 의미의 전달로 전환된다. 작가는 전달자이면서 동시에 대답을 기다리는 수신자가 된다. 관람자는 수신자이면서 동시에 작품을 이용해서 의사를 표현하는 발신자가 된다. 정효영은 전기적 신호를 이용하여 곤충과 동물 그리고 인간이 합쳐진 환상의 생명체를 만들었다. 진동하는 움직임의 생명체는 인간 내면의 여러 이질적인 요소를 숨긴 채 드러낸다. 작가 내면에 있던 이질성은 조형물로 혹은 일시적인 생명을 부여받은 채 관객 속으로 침투한다. 이런 상호작용을 통해서 전시장안에서 작가와 관람자는 닫혀있는 관계가 아닌 열려있는 관계 속에서 경계를 허물면서 동시에 또 다른 형태의 경계를 만들어낸다. ● 무엇이 일상이고 非일상일까. 우리는 우리의 진부한 일상 속에서 즐거운 일탈의 세계를 언제나 함께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것은 우리의 상상의 세계이며 동시에 작가들이 만들어내는 그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작가들의 즐거운 상상력이 빚어내는 또 다른 현실은 우리에게 색다른 체험을 하는 일탈적 공간으로 재생산된다. 계절의 변화는 언제나처럼 은근하고 신비롭다. 따스한 봄, 우리의 일상 속 생활의 가까이에 있는 마포아트센터에서 낯설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함께 찾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서 오세요! 나의 원더랜드로. ■ 박경린

Vol.20090412a | Welcome to My Wonderland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