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백인태展 / BAIKINTAE / 白仁泰 / painting   2009_0418 ▶︎ 2009_0501

백인태_반짝이는 간지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09

초대일시_2009_0418_토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_2009_0425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그문화_SPACE OF ART, ETC.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0-22번지 2층 Tel. +82.2.3142.1429 www.artetc.org

반짝반짝 빛나는야옹이가 내게 달려와 내 몸을 갈갈이 할퀴는 꿈을 꾸고 말았다. 미신 따윈 믿지 않는 서구인이기에 마음만큼은 편할 뿐이다. 때마침 우리 야옹이 정겹게 내게 오지만 웬일인지 기분 나쁜 야옹이는 밥 달라 요청할 뿐이다. 기분 나쁘게 밥만 먹는 재수없는 야옹이 녀석. 창문밖에 높디높게 까만 하늘에는 울창하게 별들이 반짝반짝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_백인태 「어느 나긋나긋한 하루」중

백인태_반짝이는 털옷_캔버스에 유채_116×80.3cm_2009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자연환경으로부터 물리적 보호의 필요성이 적어지고 사회적 환경안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이미지를 치장하고 드러내는 것으로 신체를 의상화한다. 백인태는 매체에서 보여지는 '예쁘다'고 하는 기호를 가진 모델, 배우, 캐릭터의 이미지를 잡아다가 그들의 피부를 벗기고 갈아끼워 그들의 신체자체를 하나의 의상으로 만들어버린다.

백인태_부드러운시선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60.6cm_2009

그는 본래 모델들의 의상이나 악세서리가 있던 자리의 피부를 벗겨내 드러난 근육, 뼈 내부의 것을 이용하여 신체를 장식화 시킨다. 벗겨진 것이 언뜻 화려한 무늬로 보이는 속임수를 이용하여 옷처럼 보이게 만들지만 본래 신체 외부에 덧대어 내부를 보호하는 것이 옷이라는 기본적인 개념으로 생각한다면, 벗겨지지 않고 남아있는 피부가 오히려 옷이 된다.

백인태_클러버.수잔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16.8×91cm_2008

공교롭게도 작가가 선택한 모델들은 모두 백인이다. 그것은 잡지나 패션 사진 안에서 우리가 반복적으로 보고자하는 예쁜 기호들이 자연스럽게 선택된 것인데, 작가가 스스로 자신을 '미신따위는 믿지않는 서구인'이라고 얘기하는 만큼 그 예쁨의 기준은 작가에게나 우리들에게나 이미 내면화된 것이다. 모델, 배우, 클러버들은 보여지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들로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게 받아들여진다. 그가 배경 없이 몸만을 그려낸 것은 마치 그들이 유령처럼 우리 내면이나 시각 환경에 떠돌아다니는 모습과 비슷하다.

백인태_클러버.애니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97cm_2008

이런 내면화되어있는 약속된 아름다움에 칼을 가하는 그의 도상에 대한 태도는 작가의 개인적인 상처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가는 어릴 적 입었던 화상을 치료하기위해 여러번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매끈한 피부를 갖기 위해 자신의 살에 칼을 대었던 그의 경험은 이제 화가가 되어, 의사가 환자를 더욱 아름답게 해주기 위해 시술하듯, 붓을 칼처럼 들고 그들의 병적인 아름다움에 수술을 시작한다. 어차피 화상의 흉터가 몸에 짊어지고 가야하는 상흔이라면 이것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특별한 무늬로써 미적인 가치를 지닌 것이 아닐까? 그러한 맥락에서 그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의 신체를 부정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하여 흉측한 흉터에 미적인 자격을 부여하였고, 그로 인해 여러 가지로 변주된 캐릭터들은 차곡차곡 쌓여져 상상계 안에 유토피아를 만든다.

백인태_모자_종이에 아크릴채색_56.5×37.5cm_2009

그 유토피아는 백인태가 말하는 '반짝반짝'이 드러나는 세계이다. '반짝반짝'은 어둠안에서 잠시 드러나는 빛, 날카로운 칼끝의 반짝임, 생선내장의 촉촉함에서 반사되는 빛처럼 상대적인 어둠속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모델들에게 주목하는 소소한 반짝임은 전면에 아름답도록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니라 모델들의 쓸쓸함이나 분열이 포착되는 순간의 반짝임이다. 그의 그림은 사랑받기 위한 외연으로 밝고 화사한 색채를 입고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세히 보아야만 반짝반짝한 예민한 실핏줄들을 볼 수 있게 한다. 매끈하게 포장된 것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경증적인 반짝거림, 거칠게 칼을 댄 신체의 단면에서의 쓸쓸한 반짝거림은 백인태가 어느 순간에서나 발견하여 간직하고자 하는 양면적인 아름다움이다. ■ 김은영

백인태_엘리자베스_종이에 아크릴채색_56.5×37.5cm_2009

어느 나긋나긋한 하루의 시작 ● 야옹이가 내게 달려와 내 몸을 갈갈이 할퀴는 꿈을 꾸고 말았다. 미신 따윈 믿지 않는 서구인 이기에 마음만큼은 편할 뿐이다. 때마침 우리 야옹이 정겹게 내게 오지만 웬일인지 기분 나쁜 야옹이는 밥 달라 요청할 뿐이다. 기분 나쁘게 밥만 먹는 재수없는 야옹이 녀석. 창문밖에 높디높게 까만 하늘에는 울창하게 별들이 반짝반짝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며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말았던 것이다. 덩실덩실 한바탕 춤사위를 벌이자. 배고픔은 그렇게 소리 소문 없이 살금살금 암고양이처럼 다가왔다. 신속하게 주방으로 달려가 밥통을 열어보지만 비어있는 밥통은 내게 진땀을 요구해 적절히 땀을 흘려주었다. 하는 수 없이 내 손은 남자의 상징인 말보로 담배로 향하였다. 빈속에 담배, 그야말로 남자다. 운명은 어쩜 얄궂게도 날 남자로 만드는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 이였다. 어디 얄궂기 그지없는 운명 속으로 빠져 드실란가... ■ 백인태

작가와의 대화 "차가운 수다"_2009_0425_토요일_03:00pm_그문화 Space of Art, ETC. 백인태는 집중력과 성실함을 겸비한 작가이다. 작가의 드로잉, 스케치, 그리고 작가가 평소 즐겨 쓰는 자작시(時) 등, 젊은 작가의 열정과 재치를 관객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Vol.20090416d | 백인태展 / BAIKINTAE / 白仁泰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