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배반의 기술력

김리진_우금화_윤형민_장석준展   2009_0417 ▶︎ 2009_0501 / 월요일 휴관

이율배반의 기술력展_2009

초대일시_2009_0417_금요일_05:00pm

이율배반의 기술력 The Truth Of Contradictions And Exceptions

참여작가_김리진_우금화_윤형민_장석준

관람시간 / 12:00pm~07:00pm / 월요일 휴관

텔레비전12갤러리(현 TV12 갤러리)_TELEVISION 12 GALLERY 서울 마포구 서교동 360-12번지 Tel. +82.2.3143.1210 www.television12.co.kr

현대미술에서 새로운 시작을 만들기란 그 자체로 모순일지 모르겠다. 미국의 개념미술가 더글라스 후블러는 이미 60년대에 '세상은 다소 재미의 차이가 있을 뿐 이미 오브제로 가득 차 있다. 더 이상 보태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다. 이러한 태도는 관심의 시발점을 주변의 일상 생활로 돌리는 데에도 크게 작용한다. 예술이 존재하는 이유는 상업적이거나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세상을 달리보기 위함이다. 즉,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비상한 범상함이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상하고도 범상한 차원을 보기 위해 우리는 익숙한 것을 뒤집어보고 빼고 바꾸어 보는 노력을 들이는 것이다. 이율배반이라는 부정의 부정을 이끄는 역설적 개념은 바로 모순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또 다른 논리의 시작을 알리면서 새로운 차원을 열어준다. 생소함은 익숙하지 않은 것과 동시에 익숙한 것에서 출발한다. 네 작가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진실과 허구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에 관한 각자의 발언을 꾀하려 한다.

김리진_탁월한 기법_유리, 연필_가변설치_2009

유리가 가진 기존의 전통적이고 상투적인 시각의 생산을 부정함과 동시에 긍정하며, 보다 현대적 유리의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려는 의도다. 서로 친숙해 보이지만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가 만나 드로잉이 될 때, 재료들 각각은 익숙하지만, 결코 익숙하지 않은 낯설음을 지니게 된다. 「탁월한 기법」연작은 유리에 연필로 드로잉을 하여 표현된 나의 기질과 시선에 대한 이미지 연결드로잉 작업으로, 드로잉의 기본자세를 탐구한다. 미술 안에서 '드로잉'의 기존의 형식과 스스로 그린다는 행위로서의 '드로잉'으로 표현되는 형식 사이의 관계적 역설을 풀어본다. ■ 김리진

우금화_약간의 경솔함

모순은 대상의 상보적인 재평가를 끌어내는 긍정적인 역할을 내포한다. 공상 혹은 몽상은 흔히 효율적인 시스템을 위한 사회의 관점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를 갖지만, 상상력이란 이 공상 혹은 몽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법이다. 나에게 있어 미술에서의 이율배반적인 모순은 이러한 상상력에 이성의 기능인 나의 기술력-관점에 따라 전혀 특별하지 않을 수 있는 과정, 기술, 방법, 결과, 취향-이라는 구조로 미약하고 의심스러운 종(種)에 가깝게 만들어 놓는 것 이다. 때문에 정착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정착하지 않기 위해서 이 기술의 한계성까지도 열어 두는 것이다. 「비스쿰 스타스?」(해석: 이물을 마셔도 되나요?)는 이러한 맥락에서 시도되는 영상 작업이다. 작업의 잠시 비워진 공간과 지도는 정착에 필요한 것들이기보다는 계획되지 않은 여정에 실어주는 가벼운 짐이다. 「어느 고고학 루트」에서 만났던 물고기여정에서처럼, 발광하며 유유히 다니는 기형적이고 무형적인 이미지의 대상을 계속 끌고 가서 감성의 상상력과 이성의 상보적인 관계를 실험해본다. ■ 우금화

윤형민_알에스에스리버서 RSS Reverser_웹프로그램 minyoon.info/reverserss_x.aspx_2009

이번 전시를 위한 작업은 공통적으로 역(逆)으로 되감는 방법을 사용했다. '거꾸로 쓴 변신'은 카프카의 소설 『변신』을 문장 단위로 되쓴 글이다. 이것은 이야기를 되감음으로서 주인공을 다시 사람으로 돌리고자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 글은 주인공의 비극을 거슬러 올라간 후 끔찍한 벌레로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으로 끝나고 만다. 웹 프로그램 '알에스에스 리버서 RSS Reverser'는 다양한 RSS 뉴스소스를 실시간으로 불러와서 단어별로 거꾸로 쓰는 장치다. 문법이 깨어진 뉴스는 의미 없이 매분 쏟아지는 토막기사를 고발하며 자유로운 시(詩)가 된다. ■ 윤형민

장석준_Uni-circus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_가변설치_2009

이번 조각들은 모텔 표면을 지나며 느껴지는 짧고 강렬한 순간을 담아 그려 본 것이다. 임시적으로 이용되는 이 공간에서 중요한 기능을 맡은 주차커버는 누구에겐 불편한 진실을 또 다른 이에겐 경쾌한 순간의 일상을 그린다. 촌까지 형성하며 길거리에 펼쳐진 이색적이고 친숙한 풍경으로 너무나 한국적인 디지털 유니-패턴으로 멈춰있게 하였다. 내 작업에서 보여진 현실은 한 장의 사진의 재현도, 그려낸 회화의 붓질도 아닌 서로 부딪히는 경계에서 판단 멈추는 순간 생성되는 한 평면이다. 평면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은 사진 찍는 노동과 잘라내고 올리는 기초적 포토샵의 기술들로 만들어진 단순한 과정에서 비롯된다. 이런 작업을 위한 과정이 마치 현대적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역설적 환상의 전제에서 다른 회화의 가능성으로 도약하길 기대하며 지금도 수고로움을 지속하고 있다. ■ 장석준

Vol.20090417b | 이율배반의 기술력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