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자화상

전영일展 / JEONYOUNGIL / 全榮一 / photography   2009_0417 ▶︎ 2009_0423 / 일요일 휴관

전영일_세일즈맨의자화상_디지털 C 프린트_147×76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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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브레송_GALLERY BRESSON 서울 중구 충무로2가 고려빌딩 B1 Tel. +82.2.2269.2613 cafe.daum.net/gallerybresson

몽상의 직절간명(直截簡明)한 기록, 소모된 몸"나는 나의 몸을, 나의 시간을, 그리고 나의 꿈과 청춘을 조금씩 회사라는 곳에 내다 팔면서 돈과 바꾸어왔다. 결코 반품이 허용되지 않는 그리고 소모되면 재생산될 수 없는 제한된 자원의 판매 행위이다. 나의 이런 피해 망상적이고 허무적인 사고는 격렬한 투쟁에 의해 쟁취된 사회적인 성공에 반비례하여 더욱더 처절해지면서 내면 깊숙이 숨어버린다."(전영일)

전영일_세일즈맨의자화상_디지털 C 프린트_76×114cm_2009

전영일은 현대적인 도시 속에 살면서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며 작업을 한다. 작가는 회사라는 공적인 집단에 얶메어 있으면서, 자신만의 사색의 과정을 거쳐서 작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가는 공적인 집단에 생활하며 사진의 모습을 반영하는 도시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관찰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의 『촛불의 미학』에 의하면, 우리들의 몽상은 강력하게 뿌리 박혀있는 '정신적 습성(habitudes psychiques)' 이라고 한다. 바슐라르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전영일은 인간의 본성에서 잠재되어있는 자신과 집단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소모(wasting)되는 정신적 습성에 대한 문제에 천착한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내가 회사에서 일한만큼의 한 달이라는 시간은 다시 돌아 올 수가 없다. 그런 시간을 돈과 바꾸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스스로에 대한 물음을 하게 되었다" 고 한다. 결국 이런 사고는 자신이 속한 조직사회에서 피해자의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적인 몽상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전영일_세일즈맨의자화상_디지털 C 프린트_76×114cm_2009

성공한 삶으로 비추어지는 자신의 모습은 타인이 모르는 정신적인 고통이 있기 마련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인간의 정체성(identity) 과 소모(wasting)의 문제들을 가장 본질적인 시각에서 해석하고자한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부분을 소모하고 살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사진에 보이는 전영일의 작품은 인간의 개인사와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거울처럼 기능한다. 이런 효과는 자신의 또 다른 자아(ego)를 드러낸다. 결국, 타인과 내가 공유하는 시간과 공간은 진정한 의미의 공유라고 보기 힘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기도 한 것이다. 그의 개인적인 관점(perspective)은 도시인들의 정체성,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사변적인 것이며 허무한지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이다. ● 전영일의 사진을 살펴보자. 그의 사진에 등장하는 셀프 포트레이트(self portrait) 에서는 모든 장면들이 머리카락과 눈썹이 없다.

전영일_세일즈맨의자화상_디지털 C 프린트_76×114cm_2009

언뜻 보기에는 종교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듯하다. 작가의 의도는 옷을 입고 있거나, 머리를 기르고 있는 상태에서 촬영을 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이미지가 개입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서 알몸으로 작업을 한 것이라고 한다. 즉, 머리카락과 눈썹은 본인에게 있어서 거추장스러운 장식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얼굴에 눈썹이 없는 것은 특별한 이유를 제외하고는 타인에게 자신의 치부를 드러낸 수치스러움을 발생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 작가의 의도는 오히려 수치스러운 부분을 타인에게 솔직하게 드러낸 것이다. 사진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장소를 살펴보면, 쓰레기, 폐기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런 배경 처리는 소모되어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치로 해석된다. ● 셀프 포트레이트는 기본적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문제를 자신의 몸을 통해서 대상화 하는 작업이다.

전영일_세일즈맨의자화상_디지털 C 프린트_76×114cm_2009

즉, 타인에게 대상화된 사진을 통해서 관객과 교감을 시도하는 것이다. 자신의 문제를 사회적인 현상과 맞물려서 내면을 표현하는 시도는 작가 자신에 대한 분석적 행위인 것이다. ● 전영일의 사진에 등장하는 자신의 몸은 완결된 상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는 것이다. 몸은 끊임없이 변화를 겪는 미완성의 상태로 진행된다. 몸은 시간이 지나면서 늙어가고, 소모되는 것이다. 이처럼, 작품을 통해서 표현된 몸은 작가의 내면에 숨어있는 정체성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전영일은 우리의 삶이 자본주의 사회집단에서 자신의 지위를 배반하는 결점을 드러내고, 한편으로는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내면의 고통이 느껴진다.

전영일_세일즈맨의자화상_디지털 C 프린트_76×114cm_2009

전영일의 사진에서 보이는 인물은 단순하고, 무표정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자신의 얼굴표정이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고유한 개성을 갖기를 원치 않는 보편적인 입장을 고수하기 때문은 아닐까? 작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 유형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것은 냉소적, 사회에 구속된, 무능력한 인간의 단면을 보는 듯하다. 이런 효과는 마치 주변의 친한 사람들과 나와는 관계성이 결여된 듯하다. 한편으로는 모든 것을 초월한 무감각한 얼굴표정이 느껴진다. ● 이번전시를 통해서 우리는 작가가 의도한 비판적인 사고 혹은, 그것을 사진 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할지라도 직절간명(直截簡明)한 몽상에서 출발한 사진에 심리적인 자극을 받게 된다. ■ 김석원

Vol.20090418f | 전영일展 / JEONYOUNGIL / 全榮一 / photography